
포털사이트 대신 생성형 AI(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쇼핑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2 결혼을 앞둔 20대 양모 씨는 준비 과정 전반에 챗GPT를 활용하고 있다. 또래 중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결혼하는 편인 그는 참고할 만한 주변 선례가 없어 고민이 컸다. 양 씨는 그간 유용하게 써온 챗GPT를 길잡이로 삼았다. 결혼반지를 고를 때도 마찬가지였다. 많이 선택하는 브랜드와 디자인을 추천받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선택지로 범위를 좁혔다.
중견기업 인지도 높이는 AI 검색
AI 붐이 일면서 쇼핑의 출발점도 달라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소비자가 포털사이트에 원하는 상품을 검색하고 일일이 가격을 비교했다면, 이제는 생성형 AI에 쇼핑 상황과 요구 조건을 설명만 하면 AI가 취향과 리뷰를 분석해 제품을 선별해준다. AI가 소비자에게 어떤 상품을 먼저 보여줄지 결정하는 게이트키퍼가 된 셈이다.실제로 AI의 선택을 받아 트래픽이 급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자사몰 오설록에 따르면 챗GPT와 제미나이 등 AI를 통해 유입된 비중은 지난해 7~10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7배 증가했다. 구매 전환율도 6배 늘었다. 주력 상품인 말차 제품군 매출도 지난해 11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78% 이상 급증했다. SSG닷컴 역시 지난해 4분기 생성형 AI를 통한 플랫폼 유입이 전년 동기 대비 2700% 늘었다고 밝혔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도 AI 최적화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1983년 국내 최초로 자동차 배기가스 촉매를 개발한 희성촉매가 대표적이다. AI 검색엔진 퍼플렉시티에 ‘아시아 자동차 배기가스 촉매 기업 추천’을 묻자, 대형업체인 포스코나 에코프로를 제치고 희성촉매가 먼저 노출됐다. 희성촉매는 미국시장 진출을 목표로 2024년 생성형 AI 마케팅 최적화를 도입했다. 약 3개월간 홈페이지를 AEO(AI Engine Optimization: AI 답변 엔진 최적화)에 맞춰 개편한 결과 지난해 1월부터 해외 트래픽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생성형 AI 마케팅을 최적화하면 해외 바이어와 소비자가 한국 기업을 발견하는 새로운 경로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유통업 전반에도 AI를 통한 플랫폼 유입이 빠르게 증가했다”며 “AI 플랫폼 연동을 염두에 두고 상품 정보를 정확히 제공하고자 MCP(Model Context Protocol: AI 모델이 외부 시스템에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접근하도록 설계된 표준 프로토콜) 기반 구조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I에 노출되도록 홈페이지도 재편
생성형 AI 기반 쇼핑은 뉴노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기업 리소스에 따르면 첫 번째 검색도구로 챗GPT를 사용하는 비중은 2023년 1%에서 2025년 14%로 증가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생성형 AI와의 제휴가 본격화되고 있다. 1월 미국 월마트는 구글과 협력해 월마트, 샘스클럽에서 판매 중인 제품을 제미나이에 노출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에는 쇼피파이와 챗GPT가 대화창에서 구매를 완료하는 ‘인스턴트 체크아웃’ 기능을 선보였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100달러(약 14만7000원) 이하 운동화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하면 제품 제안부터 결제까지 대화창 안에서 끝내는 방식이다.국내에서는 아직 즉시 결제 기능이 제한돼 있지만, 기업들은 생성형 AI와의 대화를 통해 추천된 상품이 자사몰 구매로 이어지도록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전사의 생성형 AI 최적화 현황을 진단하고 가이드를 발행해 마케팅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거대언어모델(LLM) 최적화를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쇼핑 에이전트 등 생성형 AI 진화에도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케팅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들이 생성형 AI에 노출되도록 홈페이지 개편 가이드라인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이에 따라 과거에는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노출에 마케팅 비중을 크게 뒀다면, 최근에는 생성형 AI에 많이 노출되도록 홈페이지 메뉴를 개편하는 방향으로 컨설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윤채원 기자입니다. 눈 크게 뜨고 발로 뛰면서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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