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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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기 연속 적자 SK온, ‘적자의 늪’ 탈출 시동 건다

주 고객사 현대차·포드 美 전기차 시장점유율 상승세… 中 지리그룹과도 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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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4-08-07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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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온 미국 조지아주 공장. [SK온 제공]

    SK온 미국 조지아주 공장. [SK온 제공]

    적자 늪에 빠진 SK온이 고객사의 미국 전기차 시장 판매량 호조에 힘입어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SK온의 주력 고객사인 포드와 현대차·기아 등의 점유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자동차 조사기업 켈리 블루북에 따르면 2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포드, 기아, 현대차의 판매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각각 7.2%, 5.4%, 5.1%로 나타났다(표 참조). 3사의 시장점유율 합산은 17.7%로 역대 최고치다. 반면, 미국 전기차 시장 부동의 1위 테슬라는 2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하며 시장점유율이 49.7%로 하락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시장점유율이 50% 미만으로 내려간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기아차 2분기 판매량 135.5% 증가

    포드는 올해 2분기 미국에서 주력 모델 F-150 라이트닝을 7902대 판대했다. 전년 동기 대비 76.9% 증가한 수치다. F-150 라이트닝에는 SK온 배터리가 들어간다. 기아는 이 기간 미국 전기차 톱5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135.5% 성장률을 기록하며 총 1만798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특히 SK온 배터리가 탑재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V9이 5664대 팔리며 성장을 견인했다. 이는 기아가 2분기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전체 전기차 가운데 31.5%에 달한다. 현대차는 2분기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1만6815대를 판매했는데, 이 중 아이오닉5가 1만1906대로 70.8%를 차지했다. 제너시스 GV60, GV70, G80 모델은 전년 동기 대비 36.1% 증가한 2249대가 판매됐다.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3개 모델 모두 SK온 배터리가 탑재된다.

    2분기 들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SK온 배터리를 탑재한 주요 전기차 모델들이 인기를 끌며 SK온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SK그룹이 중국 저장지리홀딩그룹(지리그룹)과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확대해가는 점도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7월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리자동차 기술·연구개발(R&D)·해외협력 담당 경영진은 서울 종로구 SK서린 사옥을 방문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이석희 SK온 대표이사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양사는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지리자동차, 스웨덴 볼보·폴스타, 영국 로터스 등 10여 개의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를 산하에 두고 있는 지리그룹은 지난해 전기차 및 신에너지 차량을 98만 대 이상 판매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SK온은 지리그룹 산하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와 2025년 생산 예정인 ‘폴스타 5’에 배터리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6월 11일에는 SK그룹과 지리그룹이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지리자동차 경영진이 SK온의 충남 서산공장을 방문해 배터리 제조 공정을 둘러봤다.

    합병으로 현금흐름 개선 전망

    SK온은 지주사 SK그룹이 ‘SK온 구하기’에 적극 나서고 있어 재무구조 또한 개선될 전망이다. 7월 17일 SK그룹은 SK온에 알짜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을 합병하고,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SK E&S과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SK온은 11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합병을 시작으로 내년 2월에는 SK엔텀과 합병이 진행된다. SK온은 이번 합병으로 현금흐름을 개선해 연내 흑자 전환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7월 초 SK온은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흑자 전환 달성 때까지 모든 임원의 연봉을 동결하는 내용을 담은 쇄신안을 내놓기도 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병은 SK온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려는 계획으로 보인다”며 “SK온 자체 실적은 하반기 미국 조지아 2공장에서 현대차 물량이 출하되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온은 8월 1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메탈 가격 하향 안정화로 전기차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하반기 고객사 신차 라인업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업계는 2025년부터 블루오벌 SK 테네시 배터리 공장을 비롯해 현대차 조인트벤처(JV) 조지아 공장 등 SK온의 합작 공장들이 상업 가동을 개시하면 실적 개선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SK온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 여파로 최근 11개 분기 적자 늪에 빠져 있다. 8월 1일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SK온 배터리 부문의 2분기 매출은 1조5535억 원, 영업손실은 4601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미국 첨단제조 생산 세액 공제(AMPC)는 미국 지역 판매량 회복에 힘입어 1분기 385억 원에서 1119억 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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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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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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