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람들의 소득에 따라 사고방식도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제시되고 있다. 음식의 경우 가난한 사람은 양이 많은 것을 좋아하고, 일반 사람은 맛있는 것을 좋아하며, 부자는 모양이 예쁘고 멋있어 보이는 것을 좋아한다는 식이다. 또 가난한 사람은 돈은 소비하는 것이니 돈이 생기면 바로 써야 된다고 생각하고, 중산층은 돈은 저축하고 관리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반해 부유층은 돈은 보존하고 투자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본다.
이 논문을 읽으면서 이게 뭔 소리인가 했다. 이 논문은 연구 자료도 풍부하고 연구 방법도 적정했다. 하지만 논리를 완전히 잘못 잡았다. 이 논문에서는 ‘고소득자=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 보통 사람들=미래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이건 인과관계가 잘못됐다. ‘고소득자=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이 아니라,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고소득자’가 맞다. 즉 고소득자가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고소득자가 되는 것이다. 또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이 더 교육을 받고 학력도 높다.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사고방식 갖기’가 부자나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이 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내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을 때 해외 유학을 갈까 말까 고민하던 동기가 있었다. 유학을 다녀오면 교수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분명히 교수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유학을 간다고 반드시 학위를 따는 것은 아니고, 또 학위를 따 와도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유학은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그렇게 큰 투자를 했는데 나중에 자기가 원하는 교수가 되지 못하면 정말 돈, 시간을 낭비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 이때 유학을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나는 유학을 가면 문제없이 학위를 딸 수 있다” “학위를 따 오면 교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유학을 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학위를 따서 돌아와도 교수 되기가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면 유학을 갈 수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만 유학을 떠나고 나중에 교수가 된다. 꼭 유학이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대학을 가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학을 가고, 석박사 학위를 따면 더 좋아지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학원 과정을 밟는다. “석사를 따는 게 무슨 소용이 있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대학원에 가지 않는다. 학원의 경우도 학원을 다녀서 더 많이 배우면 좀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만 학원에 다닌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더 교육을 많이 받는 이유다.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가 튼튼하고 잘될 것이고, 나도 잘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하고 오래 다닐 수 있다. 그렇게 오래 하다 보면 고위직이 될 수 있고, 회사 고위직을 오래 하면 재산이 늘어난다. 하지만 “이 회사에는 미래가 없어” “이 회사에 내 자리는 없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고위직이 될 때까지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설령 오래 머무른다고 해도, 이사나 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보다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본인은 똑같이 열심히 한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잘될 수 있어”라고 생각하며 일하는 것과 “이렇게 해도 소용없는데”라고 생각하며 일하는 것은 차이가 굉장히 크다.
어떤 사람은 긍정적 사고방식이 오히려 독이 된다고 보기도 한다. 주식시장이 붕괴하는데 시장을 긍정적으로만 보는 사람은 폭락하는 주식을 사서 망한다. 또 긍정적인 사람이 안 좋은 부동산을 사서 망한다. 회사가 부도 나기 일보 직전인데 “그래도 괜찮다” “잘될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매달린다. 긍정적인 사람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망할 확률이 높다. 그런데 이는 긍정적인 것과 낙관적인 것을 구분하지 못한 결과다. 경기가 불황에 빠지는데 좋아질 거다, 회사가 분명 망하는 상황인데 잘될 거다라고 생각하는 건 긍정적인 게 아니라 낙관적인 것이다. 상황 판단 없이 무조건 잘될 거라고 생각하는 낙관주의는 누구든 망하는 길로 이끈다.
위에서 살펴본 다스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서도 이 점을 분명히 제시한다.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언제나 미래를 좋게만 보는 건 아니다. 보통 사람은 경기가 나쁠 때 나쁘다고 본다. 정확히 판단한다. 그런데 경기가 좋아지고 있을 때 좋아질 거라는 신호가 나와도 계속 안 좋을 거라고 판단한다. 나쁠 때는 나쁘게, 좋을 때도 나쁘게 전망한다. 반면 고소득자는 다르다. 경기가 나쁠 때는 나쁘다고 본다. 그 대신 경기가 좋아지고 있을 때는 좋아진다고 판단한다. 나쁠 때는 나쁘게, 좋을 때는 좋게 전망하는 것이다. 나쁠 때는 나쁘게, 좋을 때는 좋게 전망하는 게 긍정적인 사람의 특징이다. 보통 사람은 나쁠 때는 나쁘게, 좋을 때도 나쁘게 전망하고, 낙관적인 사람은 나쁠 때도 좋게, 좋을 때도 좋게 전망한다. 보통 사람은 좋을 때도 나쁘다고 전망하니 크게 성공하기 힘들고, 낙관적인 사람은 나쁠 때도 좋게 생각하니 망하기 쉽다.
어쨌든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다스 연구팀 논문에서 보듯이 긍정적 사고와 높은 사회경제적 상태는 분명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다. 긍정적인 사람, 미래에는 나아질 거라는 전망을 하는 사람이 높은 사회경제적 상태를 달성할 수 있다. 사고방식은 중요하다.
최성락 박사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양미래대에서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1년 투자로 50억 원 자산을 만든 뒤 퇴직해 파이어족으로 지내고 있다.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이 높은 사회경제적 상태를 달성할 수 있다. [GETTYIMAGES]
코넬대 36년간 매달 400명 조사
이런 식으로 소득 수준에 따라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대표적인 연구 결과 중 하나로 미국 코넬대 다스(Das) 연구팀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경제 전망 간 관계에 관한 연구가 있다. 이 연구는 1978년부터 2014년까지 매달 400명씩 조사한 서베이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이 서베이에서는 앞으로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가 안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가, 실업률은 좋아질까 나빠질까, 자신의 재정 상황은 1년 전보다 좋아졌는가 등을 조사했다. 총 18만 건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는 이렇다. 고소득자,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은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경제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정도가 높았다. 특히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보다 고소득자가 더 긍정적이었다. 이들은 주식시장, 자산시장에 대해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지녀 투자를 더 많이 했고, 그래서 더 높은 소득을 올렸다. 반면 저소득자, 교육을 덜 받은 사람은 미래에 대해 덜 긍정적이었다. 즉 이 연구의 결론은 고소득자와 저소득자는 미래 전망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사람들은 자신의 사회경제적 상태에 따라 다른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다.
이 논문을 읽으면서 이게 뭔 소리인가 했다. 이 논문은 연구 자료도 풍부하고 연구 방법도 적정했다. 하지만 논리를 완전히 잘못 잡았다. 이 논문에서는 ‘고소득자=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 보통 사람들=미래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이건 인과관계가 잘못됐다. ‘고소득자=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이 아니라,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고소득자’가 맞다. 즉 고소득자가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고소득자가 되는 것이다. 또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이 더 교육을 받고 학력도 높다.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사고방식 갖기’가 부자나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이 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내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을 때 해외 유학을 갈까 말까 고민하던 동기가 있었다. 유학을 다녀오면 교수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분명히 교수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유학을 간다고 반드시 학위를 따는 것은 아니고, 또 학위를 따 와도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유학은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그렇게 큰 투자를 했는데 나중에 자기가 원하는 교수가 되지 못하면 정말 돈, 시간을 낭비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 이때 유학을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나는 유학을 가면 문제없이 학위를 딸 수 있다” “학위를 따 오면 교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유학을 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학위를 따서 돌아와도 교수 되기가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면 유학을 갈 수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만 유학을 떠나고 나중에 교수가 된다. 꼭 유학이 아니라도 마찬가지다. 대학을 가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학을 가고, 석박사 학위를 따면 더 좋아지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학원 과정을 밟는다. “석사를 따는 게 무슨 소용이 있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대학원에 가지 않는다. 학원의 경우도 학원을 다녀서 더 많이 배우면 좀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만 학원에 다닌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더 교육을 많이 받는 이유다.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투자 가능
고소득자, 부자가 되는 길도 마찬가지다. 투자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투자를 할 수 있다. 앞으로 주식이 오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만 투자를 할 수 있다. 집값이 앞으로 오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만 집을 살 수 있다. 또 앞으로 계속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주식, 부동산을 오래 들고 있을 수 있다. 투자를 오래 한 사람만 부자가 될 수 있는데, 이는 곧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만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주가가 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주식을 하지 않는다. 설령 하더라도 오랫동안 들고 있을 수 없다. 지금 올라도 언제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조금 수익이 나면 바로 팔아서 이익을 실현해야 한다. 집값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집을 살 수 없다. 앞으로 경기가 나빠진다고 생각하면 주식이건 부동산이건 투자를 할 수 없다. 설령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하더라도 큰돈을 투자할 수 없고, 오래 투자할 수 없다. 투자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가 튼튼하고 잘될 것이고, 나도 잘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하고 오래 다닐 수 있다. 그렇게 오래 하다 보면 고위직이 될 수 있고, 회사 고위직을 오래 하면 재산이 늘어난다. 하지만 “이 회사에는 미래가 없어” “이 회사에 내 자리는 없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고위직이 될 때까지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설령 오래 머무른다고 해도, 이사나 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보다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본인은 똑같이 열심히 한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잘될 수 있어”라고 생각하며 일하는 것과 “이렇게 해도 소용없는데”라고 생각하며 일하는 것은 차이가 굉장히 크다.
어떤 사람은 긍정적 사고방식이 오히려 독이 된다고 보기도 한다. 주식시장이 붕괴하는데 시장을 긍정적으로만 보는 사람은 폭락하는 주식을 사서 망한다. 또 긍정적인 사람이 안 좋은 부동산을 사서 망한다. 회사가 부도 나기 일보 직전인데 “그래도 괜찮다” “잘될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매달린다. 긍정적인 사람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망할 확률이 높다. 그런데 이는 긍정적인 것과 낙관적인 것을 구분하지 못한 결과다. 경기가 불황에 빠지는데 좋아질 거다, 회사가 분명 망하는 상황인데 잘될 거다라고 생각하는 건 긍정적인 게 아니라 낙관적인 것이다. 상황 판단 없이 무조건 잘될 거라고 생각하는 낙관주의는 누구든 망하는 길로 이끈다.
위에서 살펴본 다스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서도 이 점을 분명히 제시한다.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언제나 미래를 좋게만 보는 건 아니다. 보통 사람은 경기가 나쁠 때 나쁘다고 본다. 정확히 판단한다. 그런데 경기가 좋아지고 있을 때 좋아질 거라는 신호가 나와도 계속 안 좋을 거라고 판단한다. 나쁠 때는 나쁘게, 좋을 때도 나쁘게 전망한다. 반면 고소득자는 다르다. 경기가 나쁠 때는 나쁘다고 본다. 그 대신 경기가 좋아지고 있을 때는 좋아진다고 판단한다. 나쁠 때는 나쁘게, 좋을 때는 좋게 전망하는 것이다. 나쁠 때는 나쁘게, 좋을 때는 좋게 전망하는 게 긍정적인 사람의 특징이다. 보통 사람은 나쁠 때는 나쁘게, 좋을 때도 나쁘게 전망하고, 낙관적인 사람은 나쁠 때도 좋게, 좋을 때도 좋게 전망한다. 보통 사람은 좋을 때도 나쁘다고 전망하니 크게 성공하기 힘들고, 낙관적인 사람은 나쁠 때도 좋게 생각하니 망하기 쉽다.
지엽적 사고 여부도 중요
그렇다면 사회경제적 상태가 좋은 사람은 어떻게 해서 경기가 좋아질 때 앞으로 좋아질 거라고 전망하는 것일까. 다스 연구팀 논문에서는 그 점도 이야기한다. 사회경제적 상태가 낮은 사람은 지엽적 사고를 한다. 언론 뉴스의 영향을 크게 받고, 또 자기 주변 사람들의 상태를 기반으로 판단한다. 언론 뉴스는 완전히 호황이 될 때까지 항상 부정적인 이야기, 아니면 낙관적인 이야기만 한다. 이것을 기반으로 판단하면 부정적, 아니면 낙관적이 된다. 사회경제적 상태가 높은 사람들은 언론 뉴스, 개별 사례 등에 흔들리지 않는 좀 더 넓고 객관적인 판단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언론에서는 계속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뭔가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감지해낸다. 염세주의자인지, 긍정적 인간인지 하는 개인적 성향도 중요하지만 지엽적 사고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어쨌든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다스 연구팀 논문에서 보듯이 긍정적 사고와 높은 사회경제적 상태는 분명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다. 긍정적인 사람, 미래에는 나아질 거라는 전망을 하는 사람이 높은 사회경제적 상태를 달성할 수 있다. 사고방식은 중요하다.
최성락 박사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동양미래대에서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21년 투자로 50억 원 자산을 만든 뒤 퇴직해 파이어족으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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