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 재건축 현장. [뉴시스]
“화물연대 파업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으나 준공·입주에 큰 차질이 생기진 않을 듯하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지만 입지 등을 고려하면 분양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원 A 씨)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일컬어지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 청약을 앞두고 부동산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뛰어난 입지 조건과 대단지 프리미엄이 강점이다. 12월 1~4일 운영되는 견본주택(모델하우스) 방문 예약에 1만4000여 명이 몰리는 등 흥행 조짐이 감지된다. 다만 침체된 부동산시장과 각종 규제가 걸림돌이다.
1만2000채 규모 국내 최대 아파트 단지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이 11월 25일 낸 입주자 모집공고에 따르면 3.3㎡당 분양가는 3829만 원으로 전용면적 84㎡ 기준 12억3600만~13억2040만 원으로 책정됐다(표 참조). 취득세 등 추가 비용을 감안하면 실제 필요한 자금은 14억 원이 넘을 전망이다. 인근 송파구 대표 단지로 꼽히는 헬리오시티의 같은 면적 시세(11월 24일 실거래가 17억6000만 원)와 비교하면 3억~4억 원 가격이 낮다. 전체 1만2032채 중 조합원 몫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은 4786채로, 전용면적 기준 각각 29㎡ 10채, 39㎡ 1150채, 49㎡ 901채, 59㎡ 1488채, 84㎡ 1237채다. 84㎡ 초과 평형대(109~167㎡) 물건은 모두 조합원 몫이다. 청약은 12월 5일 특별공급(특공)을 시작으로 6일 1순위 해당 지역 → 7일 1순위 기타 지역 → 8일 2순위 일정으로 진행된다. 당첨자 발표는 12월 15일이며 계약 기간은 2023년 1월 3~17일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둔촌주공 분양이 완판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둔촌주공 분양은 ‘완판’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당장 분양가를 두고 예상보다 비싸다는 의견도 있으나 입지 가치를 고려하면 오히려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면서 “둔촌주공은 같은 강동구 단지보다 이웃한 송파구 헬리오시티에 비견할 수 있을 정도로 부동산 가치가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은 “부동산 상품은 입지가 가장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둔춘주공은 별다른 분석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좋은 입지”라며 “분양이 안 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강동구 대장주로 꼽히는 고덕그라시움보다 입지가 우수하면서도 인근 헬리오시티보다 저렴한 것이 매력”이라면서 “그간 내 집 마련을 꿈꾸며 수년간 아껴온 청약통장 수만 개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신규 공급 부족으로 위상 더 높아질 것”
올림픽파크 포레온 견본주택. [뉴시스]
“둔촌주공은 2025년 본격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지금의 부동산 하락장이 얼마나 지속될지 예단하긴 어려우나, 그때면 어떻게든 결론이 날 것이다. 당장 분양가 13억 원도 주변 주요 신축 아파트와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최근 유동성 위기로 건설 초기 단계인 아파트 건설 현장은 공사가 멈출 가능성이 적잖다. 서울 시내 신축 아파트 공급량이 곧 바닥을 칠 것이라는 뜻이다. 새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높아지는 가운데 둔촌주공이 더 주목받을 것이라 본다.”
다만 여전한 부동산 규제는 분양을 희망하는 이에겐 걸림돌이다. 둔촌주공은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이다. 이에 따라 청약 당첨자에겐 2년 실거주(최초 입주 가능일부터) 및 8년 전매 제한(당첨자 발표일부터) 의무가 부여된다. 실거주 의무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측에 아파트를 분양가에 넘겨야 한다. 청약에 당첨됐으나 실제 계약하지 않으면 향후 10년 동안 재당첨이 제한된다.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탓에 9억 원 초과 주택은 특별공급 대상에서, 12억 원 초과 주택은 중도금 대출에서 제외되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둔촌주공의 경우 이른바 국민평형인 84㎡ 분양가가 12억3600만~13억2040만 원으로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고 특별공급 물량도 없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둔촌주공 설계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84㎡ 일부 타입의 경우 이웃한 집 주방이 창문을 통해 보이는 ‘부엌뷰’ 논란, 소형 평형대가 부동산시장에서 선호도가 낮은 복도식으로 설계됐다는 논란 등이다. 그렇지만 “복도식 아파트와 ‘이웃집 부엌뷰’ 같은 논란은 분양 흥행이나 향후 부동산 가치 면에선 그리 큰 리스크가 아니다”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공사 지연 불가피
둔촌주공이 마주한 또 다른 변수는 11월 말 시작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이다. 레미콘, 철근 등 건설 자재 운송이 멈추면서 공사 지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건설업계에선 둔촌주공 재건축 공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주(11월 마지막 주)가 지나면 자재 공급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둔촌주공의 경우 현재 이뤄지는 ‘대체 작업’이 마감 공정으로 보이는데 골조 공사가 계속 진행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둔촌주공에서 30년 이상 살았다는 조합원 A 씨는 “조합원들이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공사 지연을 걱정하지만, 공사를 다시 시작하면서 일정에 어느 정도 여유를 둔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파업이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겠으나 준공이나 입주에 큰 차질이 생길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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