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재미로 보는 테스트지만 도전한 사람이 벌써 46만 명을 넘겼다. 하지만 만점자는 4576명 정도(12월 1일 기준). 그냥 SNS에서 아무 문제나 주워다 낸 거 아니냐 싶겠지만 하나하나 살펴보면 올해 무엇이 유행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내년 ‘트능’을 준비하는 자세로, 올해 트렌드를 복습하는 차원에서 ‘찐’ Z세대에게 올해 뭐가 핫했는지 하나씩만 꼽아달라고 했다.
#1분도 길다! 숏폼 콘텐츠
“‘환승연애’ 과몰입 시작, ‘하입보이’ 챌린지 열풍, 역주행 곡! 이들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건 숏폼 콘텐츠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알고리즘으로 피드에 밈이나 음악이 한 번 뜨면 저도 모르게 스며들게 되더라고요. 틱톡 유행을 시작으로 유튜브 쇼츠가 메인화면 최상단에 배치되면서 짧은 영상을 더 자주 접하게 된 것도 있어요. 인스타그램은 피드보다 릴스나 스토리로 핫한 카페와 패션 브랜드를 더 자주 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_김진영·26·패션 앱 플랫폼 기획자#알고리즘의 지명, 다나카
유튜브 ‘나몰라패밀리 핫쇼’에 출연한 다나카. [동아DB]
#이것마저도 꾸민다고? 별다꾸
“꾸미기 위해 뭔가를 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꾸미는 것에 진심인 Z세대. 최근 헤드폰을 목에 걸고 다니는 이들의 헤드폰을 자세히 보면 옷을 입히거나 스티커로 꾸민 걸 알 수 있어요. ‘헤꾸’(헤드폰 꾸미기)를 한 거죠. ‘폰꾸’라고 해서 휴대전화 바탕화면이나 아이콘을 꾸미기도 해요. 삼성전자 Z플립 시리즈가 유행한 것도 휴대전화 뒷면의 작은 디스플레이와 2개로 분리되는 화면을 자기 마음대로 꾸밀 수 있기 때문이죠. 이제는 EBS ‘수능특강’ 같은 문제집도 꾸밀 정도예요. 좋아하는 연예인의 포토카드를 꾸미는 ‘포꾸’에 폴라로이드 사진을 꾸미는 ‘폴꾸’까지, Z세대가 생각하는 꾸미기에는 한계가 없어요.” _김상하·25·채널A X-스페이스팀 팀장#조카 또는 동생 사랑해! 뉴진스
입고 바르고 먹는 것 모두 화제가 된 걸그룹 뉴진스. [어도어]
#영원한 아이스 브레이킹 소재, 깻잎논쟁
“솔직히 올해 깻잎논쟁에 대해 말하지 않은 사람이 있나요? 낯선 이와 첫 만남이나 술자리에서도 이 주제를 꺼내면 할 말이 늘어나는 기분이에요. 저는 어색한 자리에서는 말을 꺼내기 어려워하는 편인데, 깻잎논쟁 이야기를 시작하면 편하게 분위기를 풀어갈 수 있어 좋았어요. 물론 하도 많이 들어 조금은 지겹기도 했지만요. 비슷한 주제로는 MBTI가 있겠네요.” _유채연·23·대학생#취향의 큐레이션, 샘플 선물 세트
“여러 브랜드가 선물세트처럼 구매하기 좋은 소량 패키지 상품을 올해 많이 내놨더라고요. 화장품의 경우 사용하고 싶은 제품을 본품 구매 전 써볼 수 있어 좋았어요. 음식이라면 맛보고 싶은 것들이 조금씩 들어 있는 패키지 상품을 사서 먹어보고 원하는 제품만 단품으로 구매할 수 있어 편리했죠. 패키지가 워낙 귀엽게 잘 나와서 선물하기에도 좋고, 개인 취향을 찾을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도 재밌더라고요.” _남희철·27·푸드스타일리스트#더는 숨지 말자! 오타쿠 문화
올해 인기리에 상영된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극장판. [동아DB]
#멘트가 너무 찰지네, 햄깅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인기를 끈 ‘햄깅’ 캐릭터. [햄깅 인스타그램 캡처]
#위드 코로나, 오프라인 추억의 부활
“코로나19로 숨 쉬듯 당연해진 비대면에 답답함을 느끼다 보니 맛보기식으로 경험한 오프라인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어요. 코로나19 유행 전 친구들과 제약 없이 만나고 놀러 다녔던 자유로움을 추억하면서 스토리에 ‘추억팔이’를 하는 또래도 늘었어요. 올해 초부터 기업 오프라인 콘텐츠와 행사가 많아졌는데요. 더현대 서울, 성수동, 한남동, 서촌 등 서울 곳곳에 실물 상점이 들어섰고 오프라인 공간에 목말랐던 Z세대로 붐볐죠. 단연 빠지지 않은 건 추억과 사진. 대부분 팝업스토어에 포토부스가 있었고, 공간 특색을 담은 프레임과 포토존도 있었거든요. 집이 아닌 공간에서 만드는 특별한 추억에 향수를 느끼고, 단체에서 벗어나 개인의 시간을 가지며 개별성을 인지하게 된 거죠.” _정시은·24·채널A CD#나 이 술 샀어! 원소주&버터맥주
품절 행진이 이어진 원소주 신제품. [원스피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