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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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 안정이 필요할 때 Z세대가 찾는 힐링템

[김상하의 이게 뭐Z?] 말차색 계산기로 만든 키캡, 아날로그 감성 보자기에서 소소한 위안 찾아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6-06-15 1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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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최근 Z세대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가 ‘포모(FOMO)’다. 나만 소외되거나 뒤처질까 불안해하는 마음이다. 그만큼 Z세대에게는 신체 건강만큼이나 마음의 안정도 중요하다. 쑥뜸방, 찜질방, 명상, 요가 같은 콘텐츠가 Z세대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는 이유다. 몸을 관리하려는 목적이기도 하지만, 잠시 멈춰 서서 생각을 정리하고 쉬기 위해 찾는 경우도 많다. 일상에서 쉽게 마음을 달래려고 손에 말랑이, 왁뿌볼, 키캡 같은 소품을 쥐고 다니기도 한다. Z세대가 마음의 안정을 찾는 저마다의 방식을 소개한다.

    #다이소표 심신 안정템

     다이소에서 산 재료로 만든 계산기 키캡. 인스타그램 ‘ryu_lio_’ 계정 캡처

     다이소에서 산 재료로 만든 계산기 키캡. 인스타그램 ‘ryu_lio_’ 계정 캡처

    쿠팡플레이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인기 코너 ‘스마일클리닉’을 보면 안주미 배우가 늘 손에 키캡 ‘도각이’를 쥐고 있다. 소리는 시끄러워도 심신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어디든 들고 다닌다.

    억지 유행 같아도 요즘은 지하상가나 소품숍, 교보문고에서 다양한 키캡을 쉽게 볼 수 있다. 마라탕 키캡부터 행운 키캡, 명패 키캡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한국인은 역시 만들기에 진심이다. 이제는 직접 키캡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키캡 성지는 다이소다. 그곳에서 파는 말차색 계산기가 Z세대 사이에서 ‘대왕 키캡’ 재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버튼을 누를 때 나는 도각도각 소리가 만족스럽다는 게 이유다.

    키캡 만들기에서 첫 번째 관문은 계산기 구하기다. 이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알고리즘을 타고 품절 매장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산기를 구했다면 다음은 꾸미기다. 다이소 스티커 코너에서 원하는 스티커를 고르고, 취향에 따라 파츠를 붙인다. 최근에는 산리오나 한교동 캐릭터를 활용한 버전이 자주 보인다. Z세대는 직접 꾸미고 만지고 즐기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다이어트보다 웃음이 먼저

    아무 음식이나 먹은 뒤 ‘다이어트 식단’이라고 우겨 웃음을 자아내는 영상. 인스타그램 ‘먹샘’ 계정 캡처

    아무 음식이나 먹은 뒤 ‘다이어트 식단’이라고 우겨 웃음을 자아내는 영상. 인스타그램 ‘먹샘’ 계정 캡처

    유행하는 다이어트 레시피가 등장하면 꼭 반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SNS에선 ‘세 입 다이어트’가 화제였다. 원하는 음식을 세 입만 먹는 방식이다. 그러자 사람들은 정말 크게 세 입을 먹기 시작했다. 불닭볶음면 한 그릇을 세 입에 끝내거나 마라탕 한 그릇을 세 번에 나눠 먹는 식이다.



    이런 반항 정신으로 유명한 곳이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 댓글 창이다. 건강한 식품을 추천하면 늘 예상 밖 답변이 달린다. 올리브를 먹으라고 권하면 올리브 피자나 황금올리브치킨을 먹겠다는 식이다.

    최근 화제가 된 인스타그램 계정 ‘먹샘’도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다. 이다. 영상은 늘 다이어트 결심으로 시작한다. 토마토 다이어트 1일 차라면서 커다란 통에 토마토를 썰어 담는다. 그런데 갑자기 “익혀 먹는 게 더 좋다”고 말하고 화면을 전환하면 토마토 대신 족발이 등장한다. 심지어 속이려는 노력도 없다. 모양이 비슷하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냥 족발이다. 그래서 더 웃기다는 반응이다. 댓글에는 “얼마나 데웠는지 감도 안 온다” “레시피가 궁금하다” 같은 내용이 많다. 시금치를 먹겠다며 시작했다가 어느새 잡채를 만들고 있는 영상도 있다. 다이어트보다 웃음이 먼저인 콘텐츠다.

    #다시 돌아온 보자기 유행

     감성적인 디자인의 보자기가 Z세대 사이에서 유행이다. pulpul 홈페이지 캡

     감성적인 디자인의 보자기가 Z세대 사이에서 유행이다. pulpul 홈페이지 캡

    ‘보자기’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할머니가 떠올랐다면 Z세대 트렌드를 다시 공부해야 할지도 모른다. 요즘 Z세대 사이에선 보자기가 새로운 감성 소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락 콘텐츠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단순히 실용성 때문만은 아니다. Z세대는 보자기에서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을 발견했다.

    최근에는 보자기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소품숍까지 등장했다. 대표 브랜드는 ‘pulpul’이다. SNS만 둘러봐도 왜 인기가 있는지 알 수 있다. 색감과 패턴, 묶는 방식까지 하나하나 감성을 자극한다. 일회용 포장재 대신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무엇이든 꾸미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걸 좋아하는 Z세대에게 보자기는 뜨개질처럼 손으로 완성하는 작은 취미이자 일상에 온기를 더하는 감성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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