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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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취향 저격한 ‘양털 밥그릇’ 

[김상하의 이게 뭐Z?] 투명 볼에 밥 담으면 하얀 양처럼 보여… 디테일로 재미 더하는 유행 공식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6-06-30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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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Z세대는 디테일을 중요하게 여긴다. 평범한 물건이나 서사라도 디테일을 더해 차별화하면 흥미와 관심을 보인다. 이때 필요한 건 아이디어다. X(옛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다 보면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 주 Z세대의 눈길을 끈 새로운 디테일들을 소개한다.

    #김치볶음밥 넣고 싶은 양 그릇

    그릇에 밥을 담으면 양털처럼 보이는 아이디어 상품. X(옛 트위터) ‘aoiwa_88’ 계정 캡처

    그릇에 밥을 담으면 양털처럼 보이는 아이디어 상품. X(옛 트위터) ‘aoiwa_88’ 계정 캡처

    최근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에는 요리 콘텐츠가 넘쳐난다. 과거에는 혼자 살면 배달음식을 먹는 게 경제적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1인 가구용 식재료와 밀키트가 늘어나면서 집밥을 즐기는 Z세대가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음식뿐 아니라 식기에도 관심이 커졌다. 해외에서는 ‘베리볼’이 화제다. 물 주입구와 배수구가 함께 있어 과일을 담아 바로 씻어 먹을 수 있게 만든 그릇이다.

    요즘 입소문 난 상품은 일본인 X 이용자 ‘aoiwa_88’이 만든 ‘양 그릇’이다. 양 모양의 투명 볼에 밥을 담으면 밥이 양털처럼 보인다. 한국 사람들은 김치볶음밥을 넣어 양 색깔이 바뀔 것이라는 짤이 밈처럼 퍼졌다.

    ‘aoiwa_88’은 6월 한 달간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고 있어 구경할 만한 콘텐츠가 많다. 바닥 틈새에 동전이 빠진 것처럼 보이는 ‘도부 저금통’, 처음부터 겨드랑이가 젖어 있는 디자인의 티셔츠 등 기발한 제품이 매일 올라온다.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상상을 재치 있게 현실화한 것이 돋보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할 때 고깃집 환기구에 시야가 가리지 않도록 투명후드를 제작한다는 아이디어를 낸 인스타그램 ‘아이디어보부상’ 계정과 닮은 구석이 많다.

    #아빠를 관리하는 계정

    아빠와 딸의 친밀감이 돋보여 Z세대 사이에서 화제가 된 영상. 인스타그램 ‘gardenofniiya’ 계정 캡처

    아빠와 딸의 친밀감이 돋보여 Z세대 사이에서 화제가 된 영상. 인스타그램 ‘gardenofniiya’ 계정 캡처

    인스타그램에서 아동이 등장하는 계정이 잇따라 제재를 받았다. 그래서 육아 계정을 보면 프로필에 ‘엄마가 관리하는 계정’이라는 문구를 적어둔 경우가 많다. 이를 역이용해 아빠를 관리한다는 콘셉트의 ‘gardenofniiya’ 계정이 Z세대 사이에서 바이럴 중이다.



    이 계정에는 딸이 아빠에게 요즘 유행하는 밈과 챌린지를 시키고 여러 방식으로 아빠를 놀리는 콘텐츠가 올라온다. 최근 알고리즘을 탄 영상은 “아빠가 변기를 막히게 해서 뉴스에 나왔다”는 내용의 깜짝카메라였다. 댓글에는 “아버지는 하루하루 불안해서 아침에 해 뜨는 게 무서울 것 같다”는 반응이 많다.

    콘텐츠에 담긴 아빠와 딸의 케미는 이 계정의 인기 요인. 특히 아빠의 생생한 반응이 화제성을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딸이 장난을 치면 아빠는 늘 진심으로 속고, 당황하고, 화를 낸다. 딸은 아빠를 놀리는 데 진심이고, 아빠는 모든 상황에 몰입한다. 아빠의 분노, 억울함과 딸의 즐거움이 모두 느껴진다. 일상을 주제로 한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디테일인 진심을 잘 살린 사례다.

    #롤러코스터 타고 화상회의

    울산 웨일즈카트를 타고 화상회의를 하는 콘셉트의 영상. 유튜브 채널 ‘울산남구 고래방송국’ 캡처

    울산 웨일즈카트를 타고 화상회의를 하는 콘셉트의 영상. 유튜브 채널 ‘울산남구 고래방송국’ 캡처

    공공기관 유튜브 채널은 지루하다는 인식은 이제 옛말이 됐다. 충주맨 성공 이후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최근 알고리즘을 점령한 주인공은 울산 남구 고래방송국이다. 화제가 된 영상은 ‘롤러코스터 타고 줌(Zoom) 회의를 한다면 눈치 챌까?’다. 울산 관광시설인 웨일즈카트를 홍보하려고 주무관이 카트를 타면서 화상회의에 참여한다는 설정이다. 실제 화상회의처럼 뒤에는 크로마키를 설치하고 줌 배경화면 기능까지 활용했다.

    회의가 시작되자 화면 속 주무관 얼굴이 흔들리고 사라지고 날아다닌다. 과장이 “왜 그러냐”고 묻자 노트북 문제라고 둘러대지만 누가 봐도 수상하다. 억지로 홍보하지 않아도 끝까지 보게 되는 웃긴 영상이다. 유명 인플루언서를 섭외하거나 광고비를 쓰지 않고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아이디어를 구현해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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