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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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섬 실미도 관광객 ‘밀물’

영화 감동 체험 평일에도 300~400명 방문 … 전국 곳곳 촬영·세트장 새 관광명소 ‘각광’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4-02-12 1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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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섬 실미도 관광객 ‘밀물’

    영화 \'실미도\'의 촬영지인 실제 실미도. 언덕을 계단식으로 깎아 군인 막사 등을 세웠던 흔적을 볼 수 있다.

    영화 ‘실미도’를 본 관객들의 발길이 서해의 작은 무인도 실미도로 이어지고 있다.

    “이곳이 실미도지만 ‘실미도’는 보실 수 없어요. 촬영 후 철거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크게 늘어난 실미도 답사팀 안내자들이 섬에 도착하자마자 관광객들에게 들려주는 말이다.

    영화 ‘실미도’ 촬영은 실제 실미도에서 이뤄졌고, 영화가 울트라 메가 히트를 하는 덕분에 실미도도 평일 300~400명이 찾을 만큼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그러나 실미도를 관할하는 인천 중구청은 실미도 촬영 세트가 ‘불법’이라는 이유로 철거명령을 내렸고, 관광객들이 몰려들자 뒤늦게 인천시가 담당 관리를 문책 인사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썰물 때 무의도에서 실미도까지 걸어가 해변 중간에 난 숲길(아직 아무런 안내 표지가 없다)을 따라 언덕을 넘으면 영화에서 임원희가 벌을 받던 바로 그 바닷가와 영화 세트를 지었던 흔적 등을 볼 수 있다. 684부대의 악몽 때문에 오랫동안 ‘죽음의 섬’으로 불리긴 했지만 바다는 서해답지 않게 맑은 회청색이고, 흰 조개 모래해변을 검고 둥근 바위들이 감싼 형상이어서 복잡한 세상에서 격리된 자유와 안정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오가는 길 불편 ‘역사의 흔적’ 에 만족해야



    그러나 실미도를 관광지로 찾기에는 아직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다. 서울에서 가려면 영종도-무의도-실미도 길을 선택해야 하는데, 배를 타야 하는 영종도-무의도 사이는 밀물 때만, 개펄을 걸어가야 하는 무의도-실미도 사이는 썰물 때만 갈 수 있다. 인천공항 건설공사 후 수심이 얕아져 생긴 일이다.

    따라서 자칫하면 2~3시간씩 무료하게 기다려야 하는 일이 생기므로 반드시 여객선 운항회사에 문의한 후 여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무의해운 032-751-3354, 원광해운 032-884-3391). 실제로 관광객들로 붐비는 일요일 무작정 섬을 찾았다 줄을 선 채 하염없이 배를 기다리거나 되돌아가는 차들이 많았다. 또한 관광객들은 실미도 세트가 철거된 것보다 쓰레기에 대해 더 큰 불만을 표시했다. 이곳을 세 번째 찾았다는 한 관광객은 “입장료를 받으면서 판자와 스티로폼 등 쓰레기를 아직도 치우지 않아 화가 난다. 인천시는 실미도에 다리 놓는 일보다 청소가 더 급하다는 걸 모르는가”라고 말했다.

    죽음의 섬 실미도 관광객 ‘밀물’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평양전투신을 촬영한 합천 세트.

    한편 ‘태극기 휘날리며’는 영화 기획단계서부터 촬영 자체를 관광 상품화했다. 지난해 5월에는 일본인 관광단이 경주 촬영 현장을 방문했는가 하면, 부산 벡스코에서는 촬영소품 등을 전시하는 ‘체험! 태극기 휘날리며’ 전이 열리고 있다. 특히 3개월 동안 평양 장면 등을 찍었던 경남 합천군의 2만평 세트장은 현재 ‘바람의 파이터’를 촬영하는 등 최근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합천 세트장은 17억원의 예산을 들여 1950년대 평양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합천군은 현재 수자원공사 소유인 이 땅을 매입해 촬영장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합천호와 해인사 등을 묶는 테마관광 상품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합천군측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100명 이상의 스태프들이 상주해 여관, 식당, 목공, 자재업 등이 간접이익을 많이 봐 꼭 영화가 성공하길 빈다”면서 “전국에서 매일 100명 정도 관광객들이 세트장을 다녀간다”고 말했다.

    TV드라마 ‘태조 왕건’의 세트장이 있는 경북 문경시의 경우 세트 유치 전과 후 문경새재 도립공원의 입장료 수입이 8억원에서 45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실미도’와 ‘태극기~’가 영화산업뿐 아니라 관광산업의 지형도도 바꿔놓으리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촬영지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는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www. visitkorea.or.kr)에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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