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저수지는 바닷물과 민물이 뒤섞여 있어 새들의 먹이가 아주 풍부하다. 게다가 한겨울에도 수면이 얼어붙지 않을 만큼 따뜻해서 겨울철마다 많은 종류의 철새들이 날아든다. 그 가운데서도 주종을 이루는 것은 청둥오리 홍머리오리 혹부리오리 넓적부리 논병아리 가마우지, 간혹 천연기념물 제205호로 지정된 희귀조인 저어새와 ‘어응’(漁鷹·물고기 잡는 매)이라는 별호를 가진 물수리도 눈에 띄지만, 그 수는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도 되지 않는다. 주종을 이루는 오리류의 철새들도 많아야 수백 마리 단위로 무리를 짓기 때문에 수천 수만 마리씩 떼지어 노니는 장관은 보기 어렵다.

하도리저수지에서 직선거리로 6km 가량 떨어진 성산포 일대의 양어장과 갯벌, 그리고 성산포와 정반대 쪽에 위치한 북제주군 한경면 용수리의 용수저수지도 제주도의 대표적인 겨울 철새도래지 중 하나다. 그중 용수리는 제주도에선 드물게 논농사를 짓던 마을인데,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든 저수지가 지금은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두 곳 모두 홍머리오리 넓적부리 고방오리 물수리 등 다양한 종류의 겨울철새를 관찰할 수 있고 풍광도 아름다워서 조류연구가나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제법 잦다. 제주도의 색다른 자연생태를 엿보고 싶거나 탐조여행의 묘미를 체득하고픈 사람들은 꼭 한번 들러봄직한 겨울여행지다.
▶여행정보
하도리저수지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의 구좌읍 세화리(읍소재지)에는 남양여관(783-1414) 길여관(784-4000) 등의 여관이 있고, 창흥동마을과 하도리에는 고옥봉(783-3522) 고상현씨(783-3490) 댁 등의 민박집이 있다. 성산포에는 일출봉호텔(782-8801) 미도장(782-2203) 성산장(782-0077) 등의 숙박시설이 많다. 그리고 용수리 부근의 숙박시설로는 용수리 바닷가의 절부암어촌민박(773-0442)과 고산리 자구내포구의 차귀도어촌민박(772-5545)을 권할 만하다.
맛집으로는 성산읍 오조리의 해안도로변에 위치한 오조리종합어촌센터(옛 오조해녀의집, 784-0893)와 성산일출봉 매표소 부근의 해녀의집(784-0116)이 유명하다. 해녀들이 직접 운영하는 두 집 다 생선회와 전복죽 맛이 일품이다. 그 밖에 성산읍 성산리에 있는 우리봉식당(782-0032)과 해오름식당(782-2256)은 성게알 오분자기 바지락 등의 해물을 푸짐하게 넣고 끓인 해물뚝배기가 맛깔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