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만보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5c/e7/82/d7/5ce782d7177ad2738de6.jpg)
이케우치 히로시 · 우메하라 스에지 지음/ 박지영 · 복기대 옮김/ 주류성/ 364쪽/ 9만 원
근대문명이 손 닿기 전 고구려 유적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는 일본 화보자료집이 번역 출간됐다. 1938년 일만문화협회에서 간행한 1935, 1936년 일본 연구자들의 발굴보고서 상 · 하권을 하나로 통합한 ‘통구’다. 통구는 중국 지린성 지안현 일대로, 고구려 국내성 성터로 비정된다. 동양 최대 비석인 광개토대왕릉비, 장군총(장수왕릉 추정)을 비롯한 수백 기의 고구려고분과 유물 흑백사진 62점, 무용총 · 각저총 · 삼실총 등의 고분벽화 사진 103점이 실려 있다. 산성자산성 아래 100여 기의 고분이 펼쳐진 흑백 파노라마 사진들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현재는 많이 훼손된 고분벽화를 근접 촬영한 사진들은 고구려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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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닐슨 지음/ 비즈니스북스/ 368쪽/ 1만6800원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 많은 투자자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뒤늦게 추격 매수에 나선다. 반대로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 더 떨어질 것 같은 공포에 휩싸여 매도하는 투자자가 많다. 이처럼 투자 의사결정에 감정이 개입하면 돈을 잃을 확률이 커진다. 데이터 분석 등으로 미리 정한 규칙을 알고리즘으로 만들어 감정 개입을 최소화한 투자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런 투자를 퀀트투자라 한다. 스웨덴 예테보리대에서 금융학을 강의 중인 영주 닐슨 교수가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퀀트투자의 다양한 기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월스트리트 투자회사에서 15년간 퀀트투자자로 활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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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세 나나오 지음/ 이소담 옮김/ 황금시간/ 440쪽/ 1만4800원
에로만화를 그려 살림을 꾸리는 엄마와 단둘이 살며 ‘이생망’을 외치는 17세 소년 아쿠아가 등굣길에 18세기 로코코풍 여자 코르셋을 쇼윈도에 걸어둔 양복점을 발견한다. 이 코르셋을 만든 주인공은 양복점 주인인 82세 노인 이사부로. ‘이상하진 않지만 정상은 아닌’ 이 두 콤비는 양복점을 새롭게 단장해 오픈하기로 합심하지만 곧 ‘악의 무리’를 맞닥뜨리는데…. 빠르고 유쾌한 문장 사이에서 삶을 대하는 작가의 다정한 태도가 느껴지는, 기분 좋은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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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범 지음/ 메이트북스/ 328쪽/ 1만7000원
한국 농구팬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인 손대범 농구전문기자의 신작. 최근 몇 년간 확 달라진 농구 기술 트렌드를 망라했다. 보통 스포츠 서적이 각 팀의 역사와 전략, 전술에 집중한다면 이 책은 개인 기술에 주목한다. 현재 농구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기술의 기원과 가장 잘 쓰는 선수, 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재미있게 담았다. 히어로 영화에서 서사보다 중요한 것은 영웅의 매력.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스타 선수와 그의 주특기에 대해 안다면 농구에 재미를 붙이는 것은 시간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