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남산예술센터]
연극 ‘명왕성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아이들의 시선을 담았다. 하늘나라로 가서 별이 된 아이들이 아직 땅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동안 연극계는 전면적으로 세월호 참사를 다루는 대신, 부분적이고 비유적으로 세월호 참사에 접근하며 기억하려 했다. ‘명왕성에서’는 4월 16일 이후 정지된 시간의 기록을 전면에 내세운 첫 작품이다. 삶과 죽음, 고통과 두려움, 한숨과 분노의 과정을 절망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성찰의 시간으로 거울처럼 비춘다.
각기 다른 극단의 배우 19명이 11개 장면으로 꾸민 ‘명왕성에서’는 경기 안산교육지원청 4·16기억교실과 안산하늘공원 묘역에 놓인 부모, 형제, 친구, 선후배가 남긴 편지나 메모 같은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5년 전 세월호에 관한 작품을 만들겠다고 다짐한 박상현 작가는 직접 연출도 맡아 우리 기억 속에서 ‘멀어지다 흩어지고 작아지다 사라져가는’ 세월호 참사를 관객과 마주하게 했다.
[사진 제공 · 남산예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