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만보

통구 外

  • 입력2019-05-27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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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기 만보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통구
    이케우치 히로시 · 우메하라 스에지 지음/ 박지영 · 복기대 옮김/ 주류성/ 364쪽/ 9만 원 


    근대문명이 손 닿기 전 고구려 유적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는 일본 화보자료집이 번역 출간됐다. 1938년 일만문화협회에서 간행한 1935, 1936년 일본 연구자들의 발굴보고서 상 · 하권을 하나로 통합한 ‘통구’다. 통구는 중국 지린성 지안현 일대로, 고구려 국내성 성터로 비정된다. 동양 최대 비석인 광개토대왕릉비, 장군총(장수왕릉 추정)을 비롯한 수백 기의 고구려고분과 유물 흑백사진 62점, 무용총 · 각저총 · 삼실총 등의 고분벽화 사진 103점이 실려 있다. 산성자산성 아래 100여 기의 고분이 펼쳐진 흑백 파노라마 사진들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현재는 많이 훼손된 고분벽화를 근접 촬영한 사진들은 고구려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월스트리트 퀀트투자의 법칙
    영주 닐슨 지음/ 비즈니스북스/ 368쪽/ 1만6800원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 많은 투자자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뒤늦게 추격 매수에 나선다. 반대로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 더 떨어질 것 같은 공포에 휩싸여 매도하는 투자자가 많다. 이처럼 투자 의사결정에 감정이 개입하면 돈을 잃을 확률이 커진다. 데이터 분석 등으로 미리 정한 규칙을 알고리즘으로 만들어 감정 개입을 최소화한 투자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런 투자를 퀀트투자라 한다. 스웨덴 예테보리대에서 금융학을 강의 중인 영주 닐슨 교수가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퀀트투자의 다양한 기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월스트리트 투자회사에서 15년간 퀀트투자자로 활약한 바 있다.

    이사부로 양복점
    가와세 나나오 지음/ 이소담 옮김/ 황금시간/ 440쪽/ 1만4800원 




    에로만화를 그려 살림을 꾸리는 엄마와 단둘이 살며 ‘이생망’을 외치는 17세 소년 아쿠아가 등굣길에 18세기 로코코풍 여자 코르셋을 쇼윈도에 걸어둔 양복점을 발견한다. 이 코르셋을 만든 주인공은 양복점 주인인 82세 노인 이사부로. ‘이상하진 않지만 정상은 아닌’ 이 두 콤비는 양복점을 새롭게 단장해 오픈하기로 합심하지만 곧 ‘악의 무리’를 맞닥뜨리는데…. 빠르고 유쾌한 문장 사이에서 삶을 대하는 작가의 다정한 태도가 느껴지는, 기분 좋은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다.

    재밌어서 밤새 읽는 농구 이야기
    손대범 지음/ 메이트북스/ 328쪽/ 1만7000원 


    한국 농구팬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인 손대범 농구전문기자의 신작. 최근 몇 년간 확 달라진 농구 기술 트렌드를 망라했다. 보통 스포츠 서적이 각 팀의 역사와 전략, 전술에 집중한다면 이 책은 개인 기술에 주목한다. 현재 농구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기술의 기원과 가장 잘 쓰는 선수, 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재미있게 담았다. 히어로 영화에서 서사보다 중요한 것은 영웅의 매력.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스타 선수와 그의 주특기에 대해 안다면 농구에 재미를 붙이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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