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누아 워치를 착용한 까뜨린느 드뇌브. [Getty Images]
다이아몬드는 다른 돌에서는 찾을 수 없는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우선 한 가지 원소인 탄소(C)로만 구성된 유일한 보석광물이다. 자연산 광물 가운데 경도가 가장 강한 광물이다. 경도(hardness)는 광물이 긁힘이나 마모에 견디는 능력의 정도를 말하는데, 다이아몬드는 모스(Mohs) 경도 기준으로 10이다. 광물 가운데 가장 높은 값이다. 또한 굳기에 관한 한 무적으로, 이런 굳기는 탄소가 강력하게 결합하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Diamond)라는 이름은 ‘정복할 수 없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아다마스(Adamas)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름만으로도 무적의 돌이라는 데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을까.
다이아몬드는 적어도 지하 150km에서 매우 높은 온도와 압력 조건만으로 만들어진다. 생성 시기가 최소 10억 년 전에서 33억 년 전이라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시간을 지닌 돌이다. 세상의 많은 사람이 갖고 싶어 하는 돌의 나이가 수십억 년이 넘었으리라고는 누구도 쉽게 믿지 못할 것이다. 이는 현대 과학이 밝혀낸 사실이다.
다이아몬드는 역사 속에서 그 가치를 드높여갔다. 이 돌은 1700년대까지는 인도가 유일한 산출지였다. 그 희소성으로 인해 당시 큰 다이아몬드들은 예외 없이 최고 권력자인 왕이나 귀족의 소유가 돼 지배자들과 관계를 맺게 됐다. 자연스럽게 힘과 권위, 특권의 상징으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징성에 곁들여 다이아몬드에는 재물로서 가치가 더해졌다. 다이아몬드에 대한 소유욕은 서로 뺏고 빼앗기는 피의 역사까지 초래했을 정도다.
다이아몬드를 논할 때 광채를 빼놓을 수 없다. 다이아몬드 광채가 보는 이들을 얼마나 매료해왔는지는 설명이 필요치 않을 듯하다. 다이아몬드가 대중화한 것은 1866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대규모 다이아몬드 광상(鑛床)이 발견되면서부터다. 과거에는 소수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으나 근래에는 예물로 다이아몬드를 구입하는 커플이 다수일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다이아몬드는 4월 탄생석으로,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을 의미한다. 다이아몬드는 주얼리는 물론, 시계에도 자리 잡아 눈부신 광채로 태양처럼 강렬한 개성을 선사한다. 시계와 다이아몬드를 조화롭게 결합해 둘의 장점을 극대화한 브랜드가 역시 까르띠에다.
1912년생 까르띠에 베누아 워치
베누아 워치를 착용한 로미 슈나이더(1967년)(왼쪽). 베누아 워치를 착용한 멜라니 로랑. [Getty Images]
당시에는 포켓 워치와 샤틀렌 워치(핀에 매단 시계)가 유행했다. 하지만 까르띠에 창립자의 3대손인 루이 까르띠에는 손목시계에서 미래를 봤다. 또노 워치, 또뛰 워치, 탱크 워치, 베누아 워치, 팬더 워치, 파샤 워치, 발롱 블루 워치, 칼리브 워치…. 까르띠에 역사를 지켜온 수많은 모델이 이때부터 등장했다.
이 가운데 ‘베누아 워치’는 일상적인 물건의 놀라운 변신에 대한 예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프랑스어로 ‘욕조(bath tub)’라는 뜻인 베누아 워치는 루이 까르띠에가 욕조 모양에서 영감을 받아 선보인 최초의 ‘타원’ 형태의 시계다. 전통적인 원형 시계에 싫증을 느낀 루이 까르띠에는 새로운 형태의 시계를 만들고 싶었다. 기나긴 고민 끝에 평범한 원형 시계를 길게 늘려 우아한 타원형이 돋보이는 시계를 탄생시킨 것이 1912년. 목욕이 귀족적인 문화로 자리 잡고 있던 그 무렵, 베누아 워치는 귀족 문화의 심벌 및 귀족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크리스트교 도입 이래 프랑스인은 몸을 씻는 것이 신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생각해 목욕 문화가 더디게 발달할 수밖에 없었으며, 근대에 들어서야 귀족 위주로 위생 관념이 생겨나면서 ‘욕조’를 소유하고 목욕을 즐기는 것이 귀족 문화라는 인식이 퍼졌다.
1950년대 말까지 많은 수정을 거쳐 마침내 타원형에 로마 숫자 또는 아라비아 숫자가 다이얼에 새겨진 지금의 디자인이 탄생하게 됐다. 이 시계에 ‘베누아’라는 이름이 붙은 건 1973년이 돼서였다. 욕조를 닮은 듯한 모습 때문에 프랑스어로 욕조를 뜻하는 베누아(baignoire)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1912년 만들어진 시계가 베누아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61년이 걸렸다. 환갑이 넘어서야 이름을 갖게 된 셈이다.
세련된 취향의 여성을 위한 시계
베누아 워치. [© Cartier]
이렇게 몇 차례 리뉴얼을 거치며 새로운 모습들로 현재까지 지속돼온 베누아 워치 컬렉션은 영화와 패션계에 아이콘적인 인물로 남아 있는 프랑스 영화배우 카트린 드뇌브와 ‘누벨바그’(‘새로운 물결’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1957년경부터 프랑스 영화계에서 일어난 새로운 풍조)의 여신으로 불린 프랑스 배우 잔 모로, 오스트리아 출신의 배우 로미 슈나이더, 그리고 영화감독이자 가수인 멜라니 로랑 등의 여성들로부터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았다.
까르띠에는 이 시계를 ‘품위와 재치, 그리고 교양을 갖춘 세련된 취향의 여성을 위한 워치’로 규정하고,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여성 워치 컬렉션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베누아 와치에서 다이아몬드는 단순한 장식품이 아닌, 없어선 안 될 주인공이다. 대표적인 것이 베누아 주얼리 워치 컬렉션이다.
베누아 주얼리 워치
베누아 주얼리 워치. [© Cartier]
베누아 알롱제 주얼리 워치
베누아 알롱제 주얼리 워치 Medium 모델. Extra Large 모델(왼쪽부터) [© Cartier]
[© Cart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