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훈남 스타들.이배영, 톰 데일리, 루트비히 파이셔(왼쪽부터).
열정의 무대 올림픽은 비단 경기를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스포테이너(스포츠스타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의 등장을 알린다. 대회 일수가 늘어날수록 함께 증가하는 스포테이너는 올림픽을 즐기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짜릿한 재미를 선사한다.
스포테이너의 대표 주자는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이용대. 혼합복식에서 우승한 이용대는 스물한 살의 나이, 구김살 없는 미소년의 외모, 뛰어난 실력 등 삼박자를 갖춰 스타 자리에 올랐다. 일곱 살 많은 파트너 이효정과 짝을 이룬 그는 파워와 기술 면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여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용대의 인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그가 우승 직후 중계 카메라를 향해 선보인 ‘윙크 세리머니’. 금메달을 딴 우리 선수들이 대부분 눈물을 흘리거나 양손을 모은 채 기도하는 것과 달리, 이용대의 방식은 나이만큼이나 발랄하고 대담했다.
이용대·이배영·박태환 미소에 누나부대 쓰러질 판
여기에 가수 이승기를 닮은 외모도 여성 팬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금메달 획득 후 인터넷에 개설된 이용대 미니홈피의 방문자 수는 30만명에 육박했고 댓글은 순식간에 2만 건을 넘어섰다. 포털사이트 검색순위 석권은 당연한 일. ‘이용대 신드롬’으로까지 명명된 일련의 현상에 대해 정작 이용대는 “추억이 될 것 같다. 관리를 더 잘해야겠다”는 간단한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단숨에 ‘국민 동생’ 자리를 탈환한 이용대는 외모보다 실력으로 먼저 인정받은 주인공이다. 중학교 3학년 때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2008년 3월 영국에서 열린 전영오픈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혼합복식에 함께 나섰던 이효정은 “용대와 해외 원정경기를 갈 때면 외국 여자선수들의 사인 공세를 받게 된다”며 은근히 파트너의 인기를 자랑했다.
비운의 역도선수 이배영도 빼놓을 수 없다. 경기 도중 다리 부상으로 쓰러진 이배영은 손에 움켜쥔 바벨을 끝까지 놓지 않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인색하기로 유명한 중국인들의 응원까지 이끌어낸 그는 비록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그 뒤에도 미소를 잃지 않아 ‘미소천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스포츠에 누나부대의 등장을 예고한 또 다른 선수는 박태환이다. 남자 400m 금메달과 200m 은메달로 아시아 수영계에 금자탑을 세운 박태환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부터 일찌감치 첫손에 꼽힌 스타다.
이동통신사, 의류, 제과 등 주요 CF를 점령하며 유행에 민감한 광고업계에서도 인기를 인정받은 박태환은 남다른 패션 감각과 행동으로 팬들을 불러모은다. 경기장에서 커다란 헤드폰을 쓰고 음악을 듣는 그의 모습은 이미 팬들에게 익숙하다. 박태환은 자신의 MP3에 2000여 곡을 저장해놨지만 곡명은 끝내 알리지 않아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또 폭염이 계속된 베이징에서도 민소매 셔츠에 비니(털실로 짠 모자)를 쓰고 매스컴 앞에 나타나 패셔니스타로 주목받았다.
박태환의 위력은 여느 올림픽 스타를 능가한다. 금메달을 딴 8월10일 그의 미니홈피에 74만명이 다녀갔을 정도. 물속에서는 무서운 파워를 과시하지만, 물 밖에서 보이는 남동생 같은 순수한 미소도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해외선수 가운데 누나들의 눈에 띈 훈남은 오스트리아 유도선수 루트비히 파이셔와 영국 수영신동 톰 데일리. 유도 금메달리스트 최민호와 결승전에서 맞붙어 패한 파이셔는 승자보다 아름다운 패자의 모습으로 스포츠맨십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14세의 데일리는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가장 어린 선수다. 개막식에서 선수단이 입장할 때 ‘영국 최연소 선수’라는 소개와 함께 세계 올림픽 팬 앞에 얼굴을 비추면서 발 빠른 한국 누리꾼(네티즌)의 관심대상으로 떠올랐고, 나이답지 않은 근육질 몸매로 더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