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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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장도 伊도 놀란 위대한 ‘가곡의 향연’

  •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

    입력2005-02-21 1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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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고장도 伊도 놀란 위대한 ‘가곡의 향연’
    학창시절 음악 수업시간에 배우는 ‘Caro mio ben’(내 사랑하는 님이여)을 비롯해 스카를라티의 ‘Qual farfalletta amante’(작은 사랑의 나비처럼), 헨델의 ‘Cara sposa’(사랑하는 신부여) 등 성악도라면 한 번씩 부르게 되는 이 노래들은 모두 이탈리아 가곡이다.

    이탈리아 가곡은 오페라에 비해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칸토 다 카메라’(보컬 체임버 뮤직)라 해서 교회와 살롱에서 널리 불리며 대중적 기반을 구축했다. 그러나 이 주옥 같은 가곡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음반이 없어 음악애호가와 성악전공자, 피아노반주자들이 늘 애를 태워왔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본고장인 이탈리아와 클래식애호가 층이 두터운 일본도 마찬가지. 신나라뮤직이 이탈리아 가곡을 시대별로 정리하겠다고 발표하자 이탈리아 음악계가 “우리도 못한 일을 어떻게 한국이 하느냐”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 것도 사실이다.

    신나라뮤직은 지난 3년간 이탈리아 음악학자들과 공동으로 도서관을 뒤져가며 성악곡의 오리지널 버전 악보를 확보한 뒤, 곡의 성격에 맞는 목소리를 찾고 피아노 반주도 시대에 따른 다양한 양식과 타건, 페달 사용법을 엄격하게 지키면서 바티칸궁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마쳤다. 5장의 CD는 바로크시대, 바로크시대부터 고전주의까지, 1800년대의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들의 가곡, 실내 아리아와 서정 가곡들, 자유살롱시대로 나뉘어 100곡의 이탈리아 가곡이 수록돼 있다. 작곡자들의 면면을 보면 헨델, 모차르트, 베토벤 등 이탈리아인이 아닌 경우도 눈에 띈다. 이에 대해 음반기획자인 이탈리아 음악학자 파올로 수브리지는, 이들이 활약할 당시 이탈리아가 유럽음악을 주도했고 작곡가들 사이에서 이탈리아어로 성악곡을 작곡하는 것이 유행일 만큼 유럽은 통일된 음악어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국적 구분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어쨌든 우리의 탄탄한 기획력으로 탄생시킨 ‘이탈리아 실내성악선집’이 본고장 이탈리아와 프랑스, 일본, 독일, 미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소식에 뿌듯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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