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은 달라도 문화는 통하네](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5/06/07/200506070500036_1.jpg)
즉, 세계화라는 이름의 전지구적 미국문화제국주의의 확산과 그것과는 다른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동질문화집단의 형성이 그것이다. 이때 미국화되어 가는 현실과는 다르게, 공통 관심사를 중심으로 새롭게 형성된 문화군락이 그 힘을 기를 수 있는 것은 이동통신, 퍼스널 컴퓨터 같은 개인화된 장비 때문에 가능한데, 이로 인해 우리의 매스미디어 시대는 앞으로 마이크로미디어 시대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기 소르망은 예측하고 있다.
이때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새로운 시스템에 걸맞은 책임의식일 것이다. 가수 백지영의 비디오 유출사건을 보더라도 파편화되고 분절화된 마이크로미디어 정보의 소통이 얼마나 커다란 윤리성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는 것이다.
![대륙은 달라도 문화는 통하네](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5/06/07/200506070500036_2.jpg)
최근 미술계에서는 마이크로 미디어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문화의 지형도 그리기, 중심부와 주변부라는 이분법적 논리를 깨는 움직임들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지구의 껍질에서 미국 문화제국주의의 지도 그리기가 행해지고 있다면, 그 지도의 뒷면에는 각국의 정체성이니 국경성이니 하는 경계의 의미를 버리고 새로운 문화 동질감을 회복하려는 시도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유럽의 설치작가들이 모여 ‘나의 집은 너의 집, 너의 집은 나의 집’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집(home)을 매개로 한 문화의 나눔과 소통은 이런 이분법적 축을 흔들기 위한 하나의 시도로 보아야 한다. 이 전시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이나 유럽으로 순회하여 그 지역의 특성과 조건에 맞게 변화하도록 하려는 기획의도도 그 때문이다. 그리고 작품을 출품한 작가들이 이미 미국적 언어에 익숙한 작가들이기 때문에 그 개인적 이력들에서 맥몽드적 성격을 찾아볼 수 있는 것도 이 전시의 감상 포인트가 될 것이다. 로댕갤러리 11월24일∼2001년 1월28일(문의 02-2259-7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