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이 전쟁터로 나가던 중 집 앞을 지나게 됐다. 공무 수행중이었으므로 그는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은 채 사병을 시켜 ‘장수’(漿水)를 가져오게 했다. 김유신은 장수를 들이켜면서 “우리 집 물맛이 변함이 없으니, 집안이 무사하구나”고 안심하고 출정했다고 한다.
농서 ‘제민요술’(齊民要術)에 따르면 장수는 밥을 지어 뜨거울 때 독 속에 넣고 물을 채워 발효시켜 만든 음료다. 3, 4일이 지날 때마다 밥 한 사발을 더 넣고 밥을 퍼낼 때마다 냉수를 첨가한다. 장수는 여름이 지나도 썩지 않으며, 신맛이 나는 원액에 계속 맑은 물을 첨가해 마시는 삼국시대의 청량음료였다.
냉면에 왜 식초를 넣어 먹을까

냉면의 주재료인 녹말과 육류 등을 먹으면 유산이 생기기 쉬운데, 근육 속에 유산이 쌓이면 피로의 원인이 된다. 이때 식초를 먹으면 유산의 분해를 도와 지치기 쉬운 여름철에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식초는 살균과 해독작용을 한다. 음식물이 상하기 쉬운 여름철에 식초는 식중독균과 대장균의 번식을 막고, 체내에 쌓인 독을 제거한다.
식초 넣은 냉면 한 그릇이면 입맛도 돌고 몸에도 좋고, 과연 여름철 최고의 별미다. 냉면에 식초를 넣는 이유, 알고 먹으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주간동아 344호 (p8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