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거센 마음을 위로할 네 곡의 에스프리
이 앨범을 듣다 보면 목소리와 피아노가 서로를 배려한다는 생각이 든다. 네 곡이 담긴 작은 앨범이지만 여운은 열 몇 곡이 담긴 웬만한 앨범을 능가한다. 가슴이 서먹해지기도 한다. 예쁘다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서정이란 상투적인 표현…
201503162015년 03월 16일업그레이드된 홍대 앞, 동시다발 ‘무브먼트’
서울 홍대 앞이 다시 생기를 찾은 날이었다. 2월 27일 열린 라이브클럽데이. 총 10개 클럽 에서 30여 팀이 동시다발로 공연을 했다. 티켓 1500장이 모두 팔리고 클럽마다 안으로 들어가려고 기다리는 긴 줄이 생겼다. 금요일 밤…
201503092015년 03월 09일소유로서의 음악이 사라지는 시대
음악을 듣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있다. 음반이 가장 비싸고 음원 다운로드가 그다음, 스트리밍이 가장 저렴하다. 음반에는 음악이 담긴 콤팩트디스크(CD)와 패키지, 케이스 등이 포함되고 음악을 영구 소유할 수 있으니 높은 가격…
201503022015년 03월 02일어디에도 묶이지 않는 창작자의 자유비행
무대에 선 김창완은 말했다. “과거 ‘해피스트’까지 김창완밴드의 음악은 태생적 한계가 있었어요. 막내(김창익)의 죽음 이후 분노랄까, 몸부림이 있었죠. ‘분홍굴착기’가 산울림을 계승하겠다는 의도였다면 ‘용서’는 명실공히 김창완밴드 …
201502162015년 02월 16일음악으로 섹스하다
2월 26일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이 열린다. 2003년부터 열린 이 시상식은 대한민국에서 개최되는 온갖 음악 시상식 중 유일하게 상업적 잣대로부터 자유롭다. 그래서 ‘한국의 그래미’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어느 음악 시상식에서나 가…
201502092015년 02월 09일대안문화 최후 보루를 위하여
문화 생산지이자 상업 지구로서 서울 홍대 앞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결정적 분기점은 2002년이다.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걷고 싶은 거리 조성과 홍대 정문 앞 놀이터 정비 등을 거친 이 지역은 서서히 신촌을 대체해나갔다. 월…
201502022015년 02월 02일‘똘끼’ 충만 퍼포먼스, 패기의 신인
1월 18일 서울 홍대 앞 레진코믹스V홀(옛 V-Hall). 캐나다 출신으로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 맥 드마르코의 내한공연이 열렸다. 국내에서는 음반은커녕 음원도 유통되고 있지 않지만, 지난해 발매된 2집 ‘Salad …
201501262015년 01월 26일‘사상 최다인구 세대’의 쓸쓸한 레트로
현재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하는 연령대는 35세에서 49세까지다. 5년 단위로 자른 연령별 인구 분포대에서 이 세대는 유일하게 400만 명 이상이다. 2차 베이비붐 피크였던 1970년생을 가장 두터운 지점으로 삼아, 한국의…
201501192015년 01월 19일추억은 그렇게 ‘발굴’된다
지난 호에서 다룬 바와 같이 MBC ‘무한도전 :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는 한국의 모든 술집과 길거리를 1990년대로 되돌려놓았다. 들리는 음악이라곤 온통 ‘잘못된 만남’ ‘포이즌’ ‘그녀와의 이별’ 같은 곡들이다. …
201501122015년 01월 12일중심에 우뚝 선 저력의 하위문화
타임머신을 타고 20년 전으로 되돌아간 줄 알았다. 터보, S.E.S, 김현정의 1990년대 히트곡들이 음원차트 상위를 독식했다. 당연하게도 ‘무한도전 :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의 여파였다. 실시간 차트를 본 작곡가 …
201501052015년 01월 05일아이돌의 부진과 90년대의 귀환
2014년 음악계는 절반이 통째로 날아간 느낌이었다. 다른 모든 영역과 마찬가지로. 한 해가 다 가도록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세월호 사고가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이 그랬다. 그래도 몇 가지 이슈와 흐름은 있었다. 두 개의 키워드로…
201412292014년 12월 29일따뜻하다, 익숙한 그 목소리
중고 LP 시장에서 김광석 앨범은 상당히 고가에 거래된다. 김현식, 유재하 등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이들의 LP에 비해서도 비싼 편이다. 그나마도 없어서 못 구할 정도다. 동시대 히트곡이 많았던 게 한 이유다. 2집에 담긴 ‘사랑…
201412222014년 12월 22일실력+깊은 내공으로 부르는 노래
거의 동시에 주목할 만한 작품 2장이 나왔다. 양희은, 그리고 한영애의 신작이다. 양희은은 8년, 한영애는 15년 만의 새 앨범이다. 굳이 여기서 둘의 경력을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둘의 데뷔 연도가 각각 1971년, 77년이…
201412152014년 12월 15일담백한 목소리가 울림이 없다고?
11월 26일 서울 홍대 앞 KT&G 상상마당. 남루한 체크무늬 셔츠에 낡은 청바지를 입은 백인 남자가 무대에 올랐다. 미국 남부 시골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옷차림을 한 채, 무표정하게 10곡의 노래를 불렀다. 일렉트릭 기타…
201412082014년 12월 08일90년대 세상을 석권했던 그 명반
1995년 11월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가 영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발매되자 ‘뉴스위크’는 이 앨범을 소개하며 “영국에서는 3가구 중 1가구꼴로 오아시스의 앨범을 소유하고 있다”고 썼다. 그러…
201411242014년 11월 24일헤비메탈 고수의 거침없는 입담
1985년 말 서울 이태원의 클럽 록월드 대기실에서 신대철은 혼자 기타 연습을 하고 있었다. 시나위 보컬이던 김종서가 탈퇴하고 새 멤버를 영입한 직후였다. 그가 영국 록그룹 레인보우의 ‘Rainbow Eyes’를 연주하자 옆에 앉아…
201411102014년 11월 10일마왕…전설을 남기고 떠났다
사진을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수북이 쌓인 흰 국화 더미에 한 송이를 더하고 두 번의 큰절과 한 번의 반절을 한 후에야 시선을 올렸다. 눈꺼풀이, 그리 무거울 수 없었다. 2007년 재즈 앨범 ‘The Songs For the O…
201411032014년 11월 03일서태지와 장기하, ‘글로컬리티’ DNA
서태지의 새 앨범 ‘Quiet Night’, 그리고 컴백 전후 그의 행보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이유를 내세운 ‘소격동’부터 파격적이었다. 이전에 서태지가 자신의 노래를 다른 사람을 통해 전한 경우는 원미연의 3집에 담겨 있…
201410272014년 10월 27일그 뜨거웠던 1996년 무대 생각
음악계에서 20년간 활동하다 보면 누구라도 한 번쯤은 함께 작업을 하기 마련이다. 심지어 같은 곳에서 출발했다면 더욱더.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이 그랬다. 아직 ‘인디’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1996년, 그들은 홍대 문화의 성지와도 같았…
201410132014년 10월 13일6년 만에 시처럼 아름다운 우울 노래
1998년. 외환위기의 화산재가 세상을 덮었다. 종신고용의 신화가 끝났다. 번영의 꿈은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 성취가 아닌 극복이 과제가 됐다. 국가부도라는 거대한 단어는 그렇게 하루아침에 일상을 지배했다.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201410062014년 10월 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