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미줄 고속도로의 총 설계사.’
장춘셴(張春賢·55·사진) 후난(湖南)성 당서기 겸 성(省)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임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1997년 12월 교통부 당조(黨組) 성원으로 시작해 이듬해 4월 부부장을 거쳐 2002년 10월 교통부장에 임명돼 2005년 12월 후난성 당서기로 옮길 때까지 8년간 교통부에 재직하면서 그는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중국의 고속도로 교통망을 갖춰놓았다. 그가 완성한 3만5000km의 고속도로망은 ‘5종7횡’이라 불린다. 1991년 시작된 이 계획은 중국 전역을 가로 7개, 세로 5개의 고속도로로 바둑판처럼 연결해 웬만한 지역은 자동차로 달릴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가장 북쪽인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가장 남쪽인 하이난(海南)성의 남부 싼야(三亞)까지 장장 5200km의 고속도로가 뚫렸다. 또 중국 중북부의 네이멍구(內蒙古) 얼롄하오터(二連浩特)부터 중남부 윈난(雲南)성의 허커우(河口)까지 중국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3600km의 고속도로가 놓였다.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푸젠(福建)성의 성도 푸저우(福州)와 광둥(廣東)성의 주하이(珠海)를 잇는 각각 2500km, 2400km의 고속도로도 새로 생겼다.
중국의 동부와 서부를 잇는 동서 고속도로도 줄줄이 탄생했다. 장쑤(江蘇)성의 롄윈강(連雲港)에서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자치구의 훠얼궈쓰(·#53926;爾果斯)까지 4400km의 고속도로가 이미 뚫렸다. 랴오닝(遼寧)성의 동쪽 단둥(丹東)에서 티베트 수도 라싸(拉薩)를 잇는 4600km의 고속도로도 조만간 완성된다. 상하이(上海)에서 청두(成都)까지, 상하이에서 윈난성 루에리(瑞麗)까지 각각 2500km의 고속도로도 모두 개설됐다. 중국 전역의 주요 도시를 대부분 고속도로로 연결한 셈이다.
당초 ‘5종7횡’ 계획은 2020년까지 완성키로 돼 있었던 사업이다. 하지만 장 서기는 2007년까지 13년이나 계획을 앞당겨 대부분의 건설 계획을 마쳤다. 이로써 1991년 당시 500km에 불과하던 중국의 고속도로는 지난해 말 5만3600km로 16년 만에 무려 107배로 늘어났다. 중국은 이를 기초로 고속도로 총길이를 2020년까지 7만km, 2030년까지는 8.5만km까지 늘릴 계획이다. 전국을 고속도로로 촘촘히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국제도로연맹 ‘2006년도 인물상’ 수상
장 서기는 ‘5종7횡’의 완성으로 국제도로연맹이 수여하는 ‘2006년도 인물상’을 받았다. 그의 도로망 확충 노력을 세계가 인정한 셈이다.
이처럼 교통 분야에서 이름을 날렸지만 원래 장 서기의 전공은 기계 설계 및 제조 분야다. 그는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에 자리한 둥베이(東北)중형기계학원(현 燕山·옌산 대학)의 기계제조과를 졸업한 뒤 1980년 9월 삼기(三機)부 116공장 15작업장에서 기술원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이어 기계부 제10설계연구원 계획과 계획원, 기계부와 기계위원회, 기전(機電)부 제10설계연구원 당위원회 서기, 기전부 제10설계연구원 당위 서기 겸 부원장, 중국포장식품기계총공사의 부(副)총경리 및 총경리 등 1995년 8월 윈난성 성장 조리(助理)로 갈 때까지 무려 19년 가까이 기계 분야에서만 일했다.
하지만 경력을 보면 장 서기만큼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한 사람도 드물다. ‘공(工), 농(農), 병(兵), 학(學), 상(商), 관(官)’을 모두 넘나들었다. 기계공장에서 16년을 일했고 고향인 허난성 위(禹)현 청관(城關)공사의 둥관(東關)대대에서 농민으로 1년9개월을 일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곧바로 인민해방군에 입대해 4년3개월을 우한(武漢)군구 통신단 전사로 사회에 입문했다. 기전부 제10설계연구원에서 부원장을 지냈고, 중국포장식품기계총공사에서 부총경리와 총경리로도 일했다. 1995년 8월 윈난성 성장 조리로 발탁된 이후 현재까지 23년간 관직에 몸담고 있다.
장 서기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을 좌장으로 하는 상하이방(上海幇)도, 후진타오(胡錦濤) 현 주석을 필두로 한 ‘퇀파이(團派·중국공산주의청년단 출신)’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국 고급 당정군 간부의 자제를 일컫는 태자당(太子黨)은 더더욱 아니다. 그럼에도 2002년 10월 교통부장으로 발탁될 당시 국무원 장관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렸다.
타고난 성실함에 불굴의 추진력 겸비
이처럼 배경도 파벌도 없는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7세 나이로 인민군 전사(戰士)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35년 뒤 후난성 당서기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불치하문(不恥下問)의 타고난 성실함과 보통 사람을 뛰어넘는 상상력, 불굴의 추진력 때문이다. 기계 분야에서만 일하다 처음 교통부 당조 성원과 부부장으로 임명됐을 때 그는 국장들에게 직접 찾아가 질문을 하면서 업무를 익혔다. 또 윈난성 성장 조리로 재직할 때는 산악지형이 많은 윈난성의 특징상 대기업보다 소기업이 더 적합하다는 새로운 발상으로 윈난성에서 유명 소기업을 일궈냈다. 철로 변압기 시장의 80%를 장악한 쿤밍(昆明)변압기와 프린터 업체인 블루컴퓨터가 바로 그것이다.
‘5종7횡’ 계획이 거의 끝나갈 무렵인 2005년 1월, 그는 2030년까지 베이징에서 대만의 타이베이(臺北)를 고속도로로 연결하겠다는 ‘엉뚱’하면서도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한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건설할 수 있다는 대한해협의 해저길이가 128~ 148km인 점을 감안하면 최단거리가 100km에 불과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해협은 기술적으로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 서기는 현재 ‘부민강성(富民强省)’을 기치로 동부에 비해 크게 뒤처진 중부지역의 한 성인 후난성의 굴기(·#54366;起)를 위해 투혼을 불사르는 중이다. 매년 10% 이상의 지역총생산(GRDP) 성장률과 14%의 재정수입 증대, 과학기술 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공헌율을 55%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후난성의 지역경제를 끌어올리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능력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손해 보지 않는 사회, 이런 사회가 가장 공정하고 투명하며 공평한 사회입니다.” 그가 인사(人事)가 있을 때마다 부하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그 역시 이를 좌우명으로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왔다.
촘촘한 고속도로망으로 중국의 교통대계를 일궈놓은 그가 후난성을 발판으로 5년 뒤 중앙의 영도자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춘셴(張春賢·55·사진) 후난(湖南)성 당서기 겸 성(省)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임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1997년 12월 교통부 당조(黨組) 성원으로 시작해 이듬해 4월 부부장을 거쳐 2002년 10월 교통부장에 임명돼 2005년 12월 후난성 당서기로 옮길 때까지 8년간 교통부에 재직하면서 그는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중국의 고속도로 교통망을 갖춰놓았다. 그가 완성한 3만5000km의 고속도로망은 ‘5종7횡’이라 불린다. 1991년 시작된 이 계획은 중국 전역을 가로 7개, 세로 5개의 고속도로로 바둑판처럼 연결해 웬만한 지역은 자동차로 달릴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가장 북쪽인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가장 남쪽인 하이난(海南)성의 남부 싼야(三亞)까지 장장 5200km의 고속도로가 뚫렸다. 또 중국 중북부의 네이멍구(內蒙古) 얼롄하오터(二連浩特)부터 중남부 윈난(雲南)성의 허커우(河口)까지 중국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3600km의 고속도로가 놓였다.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푸젠(福建)성의 성도 푸저우(福州)와 광둥(廣東)성의 주하이(珠海)를 잇는 각각 2500km, 2400km의 고속도로도 새로 생겼다.
중국의 동부와 서부를 잇는 동서 고속도로도 줄줄이 탄생했다. 장쑤(江蘇)성의 롄윈강(連雲港)에서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자치구의 훠얼궈쓰(·#53926;爾果斯)까지 4400km의 고속도로가 이미 뚫렸다. 랴오닝(遼寧)성의 동쪽 단둥(丹東)에서 티베트 수도 라싸(拉薩)를 잇는 4600km의 고속도로도 조만간 완성된다. 상하이(上海)에서 청두(成都)까지, 상하이에서 윈난성 루에리(瑞麗)까지 각각 2500km의 고속도로도 모두 개설됐다. 중국 전역의 주요 도시를 대부분 고속도로로 연결한 셈이다.
당초 ‘5종7횡’ 계획은 2020년까지 완성키로 돼 있었던 사업이다. 하지만 장 서기는 2007년까지 13년이나 계획을 앞당겨 대부분의 건설 계획을 마쳤다. 이로써 1991년 당시 500km에 불과하던 중국의 고속도로는 지난해 말 5만3600km로 16년 만에 무려 107배로 늘어났다. 중국은 이를 기초로 고속도로 총길이를 2020년까지 7만km, 2030년까지는 8.5만km까지 늘릴 계획이다. 전국을 고속도로로 촘촘히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국제도로연맹 ‘2006년도 인물상’ 수상
장 서기는 ‘5종7횡’의 완성으로 국제도로연맹이 수여하는 ‘2006년도 인물상’을 받았다. 그의 도로망 확충 노력을 세계가 인정한 셈이다.
이처럼 교통 분야에서 이름을 날렸지만 원래 장 서기의 전공은 기계 설계 및 제조 분야다. 그는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에 자리한 둥베이(東北)중형기계학원(현 燕山·옌산 대학)의 기계제조과를 졸업한 뒤 1980년 9월 삼기(三機)부 116공장 15작업장에서 기술원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이어 기계부 제10설계연구원 계획과 계획원, 기계부와 기계위원회, 기전(機電)부 제10설계연구원 당위원회 서기, 기전부 제10설계연구원 당위 서기 겸 부원장, 중국포장식품기계총공사의 부(副)총경리 및 총경리 등 1995년 8월 윈난성 성장 조리(助理)로 갈 때까지 무려 19년 가까이 기계 분야에서만 일했다.
베이징에서 광둥성 주하이를 잇는 고속도로. 장춘셴 서기는 당초 2020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던 ‘5종7횡’ 계획을 13년이나 앞당겼다.
장 서기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을 좌장으로 하는 상하이방(上海幇)도, 후진타오(胡錦濤) 현 주석을 필두로 한 ‘퇀파이(團派·중국공산주의청년단 출신)’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국 고급 당정군 간부의 자제를 일컫는 태자당(太子黨)은 더더욱 아니다. 그럼에도 2002년 10월 교통부장으로 발탁될 당시 국무원 장관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렸다.
타고난 성실함에 불굴의 추진력 겸비
이처럼 배경도 파벌도 없는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7세 나이로 인민군 전사(戰士)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35년 뒤 후난성 당서기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불치하문(不恥下問)의 타고난 성실함과 보통 사람을 뛰어넘는 상상력, 불굴의 추진력 때문이다. 기계 분야에서만 일하다 처음 교통부 당조 성원과 부부장으로 임명됐을 때 그는 국장들에게 직접 찾아가 질문을 하면서 업무를 익혔다. 또 윈난성 성장 조리로 재직할 때는 산악지형이 많은 윈난성의 특징상 대기업보다 소기업이 더 적합하다는 새로운 발상으로 윈난성에서 유명 소기업을 일궈냈다. 철로 변압기 시장의 80%를 장악한 쿤밍(昆明)변압기와 프린터 업체인 블루컴퓨터가 바로 그것이다.
‘5종7횡’ 계획이 거의 끝나갈 무렵인 2005년 1월, 그는 2030년까지 베이징에서 대만의 타이베이(臺北)를 고속도로로 연결하겠다는 ‘엉뚱’하면서도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한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건설할 수 있다는 대한해협의 해저길이가 128~ 148km인 점을 감안하면 최단거리가 100km에 불과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해협은 기술적으로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 서기는 현재 ‘부민강성(富民强省)’을 기치로 동부에 비해 크게 뒤처진 중부지역의 한 성인 후난성의 굴기(·#54366;起)를 위해 투혼을 불사르는 중이다. 매년 10% 이상의 지역총생산(GRDP) 성장률과 14%의 재정수입 증대, 과학기술 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공헌율을 55%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후난성의 지역경제를 끌어올리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능력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손해 보지 않는 사회, 이런 사회가 가장 공정하고 투명하며 공평한 사회입니다.” 그가 인사(人事)가 있을 때마다 부하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그 역시 이를 좌우명으로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왔다.
촘촘한 고속도로망으로 중국의 교통대계를 일궈놓은 그가 후난성을 발판으로 5년 뒤 중앙의 영도자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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