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몸보신 좀 해볼까?” 예부터 입맛 없고 몸이 허약해질 때 보양식으로 즐겨 찾던 음식 중 하나가 닭요리였다. 흔히 닭으로 만드는 요리라면 삼계탕, 백숙, 닭도리탕, 닭튀김 등을 떠올리지만 요즘은 닭요리에도 퓨전 바람이 거세다. 거리마다 ‘××찜닭’이라고 써놓은 음식점 간판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
특히 대학로, 강남역, 신촌 등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곳은 어김없이 이들 찜닭집이 먹을거리 골목을 평정하다시피 하고 있다. 대학로만 해도 ‘봉추찜닭’ ‘하회 안동찜닭’ ‘초록마을 안동찜닭’ ‘안동 호박찜닭’ ‘고수찜닭’ ‘왕추찜닭’ ‘계림찜닭’ ‘계백찜닭’ 등 비슷비슷한 이름을 내건 찜닭집이 40군데 가까이 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개인 점포에 이르기까지 빠른 속도로 수도권 일대를 장악한 찜닭의 기세가 놀랍다.
수도권 일대 먹을거리 골목 평정
안 먹어본 사람은 ‘찜닭’이라는 이름에서 백숙류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은 찌는 게 아니라 센 불에서 닭고기와 야채를 함께 조리는 방식이다. 큼직하게 썬 닭고기와 함께 감자, 당근, 고추, 시금치, 오이, 양파 등의 각종 야채가 들어가고 일식요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달콤한 데리야키 소스와 중국요리에 많이 쓰는 당면이 첨가된다. 400도쯤 되는 고열에서 짧은 시간(15분 정도) 끓여내기 때문에 야채의 신선한 색과 향미가 그대로 살아 있고 기름기 빠진 닭고기의 담백한 맛에 청양 고추의 매콤함과 소스의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낸다.
“입 안이 얼얼할 정도로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함께 느껴져요.” “기름을 쓰지 않으니까 살찔 염려도 없잖아요.” 신촌의 한 찜닭집에서 만난 대학생 손님들의 말은 곧 이 요리의 인기 요인이기도 하다. 음식이 나오면 먼저 당면을 가위로 잘라가면서 먹고, 이후 야채와 닭고기를 먹은 다음 마지막으로 밥을 시켜 국물에 비벼 먹는다. 적은 돈으로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라는 점도 찜닭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어딜 가나 똑같이 한 마리에 1만8000원씩 받는데, 찜닭 한 마리면 남학생 4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찜닭집 이름 앞에 ‘안동’이라는 지역 이름이 따라다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듯, 찜닭은 원래 안동 토박이들이 떡볶이처럼 즐겨 먹던 전통음식이었다. 안동 재래시장 내에 있는 통닭골목이 찜닭의 진원지. 80년대 초 이곳에서 통닭집을 하던 주인들이 손님들의 요구에 따라 이것저것 넣다 소스를 곁들인 조리법을 개발하면서 맛깔스런 찜닭요리가 탄생했다. 그 후 안동시장의 명물 먹을거리로 자리잡은 찜닭은 20년의 세월을 거쳐 이제 서울 사람들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예전에도 안동에서 올라와 찜닭집을 연 사람들이 많았지만, 별로 눈길을 끌지 못했죠. 서울 사람들과 신세대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짜고 단 맛을 줄이고 싸구려 음식의 이미지를 걷어낸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봅니다.”
홍대앞 ‘봉추찜닭’의 김성환 사장은 같은 안동지역 친구들과 뜻을 모아 ㈜봉추 푸드시스템이라는 회사를 차렸고, 2000년 10월 대학로에 ‘봉추찜닭’ 1호점을 개점한 후 1년여 만에 서울·경기 지역에 40개에 이르는 분점을 확보했다. 시장골목 안에 있던 음식을 서울시내로 옮겨오면서 시장 분위기를 걷어내고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인테리어를 채용, 시장통에서 후닥닥 먹고 나오는 음식이 아니라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편안하게 음미하는 요리로 컨셉트를 완전히 바꾼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찜닭이 성장 가능성 있는 외식 아이템으로 관심을 끌면서, 프랜차이즈 전문업체마다 다른 이름의 찜닭을 개발했고 가맹점도 급속도로 확산되는 추세. 소스 맛이 중요한 요리인 만큼 본사에서 소스를 직접 관리해 비밀을 유지하는가 하면,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 계획을 추진중인 곳도 있다. 한편 단맛이 나는 호박과 찜닭을 결합한 ‘호박찜닭’ 등 요리법의 변화로 차별화를 추구하는 곳도 있고, 간이 잘 배지 않는 닭고기의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주사염지(생닭의 근육에 주사기를 이용해 혼합된 양념을 주입하는 방법)된 닭을 쓴다고 광고를 하는 곳도 있다.
KFC, 파파이스 등 다국적 기업의 그늘에서 ‘닭’ 대신 ‘치킨’이라는 이름으로 신세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닭요리. 한국식 찜닭요리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최고의 닭요리가 될 수 있을까. 한국외식사업연구소 함동철 부장은 “10대 젊은 층과 20대 여성들이 외식산업의 주요 소비자로 등장하면서 외식업계 종사자들도 ‘특이해야 살아남는다’는 인식을 하게 됐다. 복고적인 음식을 퓨전요리로 탈바꿈시켜 독특한 맛을 낸 찜닭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되겠지만 메뉴나 마케팅 전략을 차별화하려는 노력 없이는 오래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다.
특히 대학로, 강남역, 신촌 등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곳은 어김없이 이들 찜닭집이 먹을거리 골목을 평정하다시피 하고 있다. 대학로만 해도 ‘봉추찜닭’ ‘하회 안동찜닭’ ‘초록마을 안동찜닭’ ‘안동 호박찜닭’ ‘고수찜닭’ ‘왕추찜닭’ ‘계림찜닭’ ‘계백찜닭’ 등 비슷비슷한 이름을 내건 찜닭집이 40군데 가까이 된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개인 점포에 이르기까지 빠른 속도로 수도권 일대를 장악한 찜닭의 기세가 놀랍다.
수도권 일대 먹을거리 골목 평정
안 먹어본 사람은 ‘찜닭’이라는 이름에서 백숙류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은 찌는 게 아니라 센 불에서 닭고기와 야채를 함께 조리는 방식이다. 큼직하게 썬 닭고기와 함께 감자, 당근, 고추, 시금치, 오이, 양파 등의 각종 야채가 들어가고 일식요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달콤한 데리야키 소스와 중국요리에 많이 쓰는 당면이 첨가된다. 400도쯤 되는 고열에서 짧은 시간(15분 정도) 끓여내기 때문에 야채의 신선한 색과 향미가 그대로 살아 있고 기름기 빠진 닭고기의 담백한 맛에 청양 고추의 매콤함과 소스의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낸다.
“입 안이 얼얼할 정도로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함께 느껴져요.” “기름을 쓰지 않으니까 살찔 염려도 없잖아요.” 신촌의 한 찜닭집에서 만난 대학생 손님들의 말은 곧 이 요리의 인기 요인이기도 하다. 음식이 나오면 먼저 당면을 가위로 잘라가면서 먹고, 이후 야채와 닭고기를 먹은 다음 마지막으로 밥을 시켜 국물에 비벼 먹는다. 적은 돈으로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라는 점도 찜닭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어딜 가나 똑같이 한 마리에 1만8000원씩 받는데, 찜닭 한 마리면 남학생 4명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찜닭집 이름 앞에 ‘안동’이라는 지역 이름이 따라다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듯, 찜닭은 원래 안동 토박이들이 떡볶이처럼 즐겨 먹던 전통음식이었다. 안동 재래시장 내에 있는 통닭골목이 찜닭의 진원지. 80년대 초 이곳에서 통닭집을 하던 주인들이 손님들의 요구에 따라 이것저것 넣다 소스를 곁들인 조리법을 개발하면서 맛깔스런 찜닭요리가 탄생했다. 그 후 안동시장의 명물 먹을거리로 자리잡은 찜닭은 20년의 세월을 거쳐 이제 서울 사람들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예전에도 안동에서 올라와 찜닭집을 연 사람들이 많았지만, 별로 눈길을 끌지 못했죠. 서울 사람들과 신세대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짜고 단 맛을 줄이고 싸구려 음식의 이미지를 걷어낸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봅니다.”
홍대앞 ‘봉추찜닭’의 김성환 사장은 같은 안동지역 친구들과 뜻을 모아 ㈜봉추 푸드시스템이라는 회사를 차렸고, 2000년 10월 대학로에 ‘봉추찜닭’ 1호점을 개점한 후 1년여 만에 서울·경기 지역에 40개에 이르는 분점을 확보했다. 시장골목 안에 있던 음식을 서울시내로 옮겨오면서 시장 분위기를 걷어내고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인테리어를 채용, 시장통에서 후닥닥 먹고 나오는 음식이 아니라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편안하게 음미하는 요리로 컨셉트를 완전히 바꾼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찜닭이 성장 가능성 있는 외식 아이템으로 관심을 끌면서, 프랜차이즈 전문업체마다 다른 이름의 찜닭을 개발했고 가맹점도 급속도로 확산되는 추세. 소스 맛이 중요한 요리인 만큼 본사에서 소스를 직접 관리해 비밀을 유지하는가 하면,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 계획을 추진중인 곳도 있다. 한편 단맛이 나는 호박과 찜닭을 결합한 ‘호박찜닭’ 등 요리법의 변화로 차별화를 추구하는 곳도 있고, 간이 잘 배지 않는 닭고기의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주사염지(생닭의 근육에 주사기를 이용해 혼합된 양념을 주입하는 방법)된 닭을 쓴다고 광고를 하는 곳도 있다.
KFC, 파파이스 등 다국적 기업의 그늘에서 ‘닭’ 대신 ‘치킨’이라는 이름으로 신세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닭요리. 한국식 찜닭요리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최고의 닭요리가 될 수 있을까. 한국외식사업연구소 함동철 부장은 “10대 젊은 층과 20대 여성들이 외식산업의 주요 소비자로 등장하면서 외식업계 종사자들도 ‘특이해야 살아남는다’는 인식을 하게 됐다. 복고적인 음식을 퓨전요리로 탈바꿈시켜 독특한 맛을 낸 찜닭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되겠지만 메뉴나 마케팅 전략을 차별화하려는 노력 없이는 오래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