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반려동물이 ‘이 음식’을 먹어도 될까, ‘이런 행동’을 좋아할까. 궁금증에 대한 검색 결과는 언제나 불확실하다. 황윤태 수의사가 진료실에서 미처 다 전하지 못한, 반려동물에 관한 사소하지만 실용적인 팁들을 소개한다.

반려견을 들어 올릴 때 가슴과 골반을 같은 높이로 해 척추가 지면과 수평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챗GPT 생성 이미지
이런 증상 있다면 디스크 의심하세요
디스크가 생기는 곳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척추뼈 사이에는 충격을 완화하는 말랑한 추간판(디스크)이 있다. 추간판이 손상돼 바깥으로 튀어나와 신경을 압박하면 ‘추간판탈출증’, 즉 흔히 말하는 허리 디스크나 목 디스크가 된다. 척추는 뇌에서 꼬리까지 이어져 있어 탈출 부위에 따라 경추·흉추·요추 디스크 등으로 구분된다. 반려견 디스크는 흉추와 요추가 연결되는 ‘흉요추’ 부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그다음으로 목 부위에서 자주 생긴다.발생 부위와 추간판 탈출 정도에 따라 반려동물이 보이는 증상은 다양하다. 가벼운 통증만 보이기도 하고, 하반신이나 네 다리를 모두 쓰지 못할 정도로 마비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보호자가 가장 놓치기 쉬운 신호는 들어 올릴 때 비명을 지르는 것이다. 보호자는 보통 상체만 들어 올리다 보니 갈비뼈나 어깨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추간판탈출증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치료 방법은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뉘며 한방치료나 물리치료 같은 보조적 방법도 있다. 극심한 통증과 기능 장애가 있다면 수술이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권장하지 않는다. 그래도 골든타임은 존재한다. 완전 마비가 온 경우 24시간 이내에 수술로 디스크 물질을 제거하고 신경 압박을 해소해야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약물치료는 스테로이드,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NSAID), 일반 진통제, 근이완제 등이 주로 쓰이며, 어떤 약을 우선 적용할지는 주치의 판단에 따른다.
재발률 높은 디스크, 생활 관리가 핵심
병원 치료만큼 중요한 게 가정에서 관리다. 발병 후 2~4주 동안은 절대적 안정이 필요한 만큼 달리기, 공놀이 같은 격렬한 활동을 제한하고, 점프나 뛰어내리는 행동을 못 하도록 환경을 바꿔야 한다. 또한 집 안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아 추가 손상을 예방하는 동시에, 주치의 지시에 따라 재활운동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반려견을 들어 올릴 때 자세도 중요하다. 항상 가슴과 골반을 같은 높이로 들어 올려 척추가 지면과 수평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상체만 들면 하체 무게가 허리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그림 참조). 이때 뒷다리 사이를 보호자의 팔로 받치면 안정적으로 들 수 있다.증상이 호전됐더라도 디스크 질환은 재발률이 매우 높다. 유전적 요인으로 발병하기 때문에 여러 부위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 위축을 막고,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며, 격한 움직임을 줄여 재발 위험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
추간판탈출증은 반려견에게 고통을 주고 보호자에게는 깊은 걱정을 안긴다. 하지만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 세심한 관리가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평소 반려견의 작은 행동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고,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동물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는 게 중요하다. 오랫동안 건강하게 함께할 수 있도록 소중한 반려견의 허리 건강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자.
황윤태 수의사는… 2013년부터 임상 수의사로 일하고 있다. 현재 경기 성남 빌리브동물병원 대표원장, 한국동물병원협회 위원을 맡고 있다. 책 ‘반려동물, 사랑하니까 오해할 수 있어요’를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