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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펀드 ‘비자발적’ 8년 장기투자로 깨달은 것

  • 투생 월급쟁이 재테크 연구 카페 강사 cafe.naver.com/onepieceholicplus

중국펀드 ‘비자발적’ 8년 장기투자로 깨달은 것

금과 적금이 재테크의 전부인 줄 알았던 초보가 펀드에 눈을 뜬 건 아이러니하게도 비자발적으로 이뤄진 중국펀드 장기투자 덕분이었다. [GettyImages]

금과 적금이 재테크의 전부인 줄 알았던 초보가 펀드에 눈을 뜬 건 아이러니하게도 비자발적으로 이뤄진 중국펀드 장기투자 덕분이었다. [GettyImages]

예금과 적금으로 재테크를 하는 것이 상식인 시대가 있었던가. 초저금리 예금·적금 탓에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투자’를 피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심지어 유럽 일부 국가는 마이너스 금리라 은행에 돈을 맡기면 오히려 보관료를 내야 하는 게 현실이다. 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중년이 될 때까지 예금과 적금에만 의존한 내게 ‘도대체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는 인생의 큰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원금을 잃을지도 모르는데 투자하려니 불안했고, 이자가 거의 없다시피 한 예금과 적금에만 의존하려니 답답했다. 

대안으로 찾은 건 매년 소액으로 1~2개가량 해오던 펀드였다. 1993년부터 2015년까지 예금과 적금 위주로 돈을 모으면서 매년 펀드 1~2개를 해왔지만, 아예 펀드 위주로 재테크를 하려니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다. 펀드는 늘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따라붙는 투자상품이기 때문. 이제 저금만으로도 노후 대비를 할 수 있던 ‘좋은 시절’은 가버렸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어쩌다 묶인 목돈

2006년 가입한 
봉쥬르 차이나 펀드를 
2013년 말부터 2014년 
초까지 3번에 걸쳐 
환매했다. [사진 제공 · 투생]

2006년 가입한 봉쥬르 차이나 펀드를 2013년 말부터 2014년 초까지 3번에 걸쳐 환매했다. [사진 제공 · 투생]

사실 과거 중국펀드에 ‘비자발적 장기투자’를 하고 손실을 본 안 좋은 기억이 머릿속 깊이 자리 잡고 있어 펀드로 재테크를 하는 건 내키지 않는 결정이었다. 그렇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이름도 유명한 ‘봉차’(봉쥬르 차이나 펀드)는 2006년 “회사 동료가 중국펀드로 ‘대단한’ 수익을 냈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생애 3번째로 가입한 펀드다. 처음 몇 달 동안은 오르기만 해 수익률이 40%에 달했다. 주식 직접투자 못지않은 수익률은 날마다 짜릿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금융 문맹이던 나는 한동안 쑥쑥 오르는 수익률에 신이 나 마구잡이로 추가 적립을 했고, 얼마 되지 않아 -30% 이상의 끔찍한 원금 손실을 경험했다. 그 후 수년 동안 이 펀드의 마이너스 수익률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 펀드는 꽤 괜찮은 수익률을 가져다준 이전 2개 상품의 ‘펀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여지없이 날려버렸다. 

손실 초기에는 TV에 나오는 금융권 전문가들이 “펀드는 ‘장기투자’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떠올리며 “장기투자는 무조건 승리한다” “급하게 쓸 돈도 아니니까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원금만 회복하면 펀드를 다시 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예상과 달리 이 펀드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성격 급한 내게는 ‘체념’하고 ‘오기’로 버티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었다. 



게다가 평소 수익률이 높을 때는 연락도 안 하던 펀드 가입 은행 측에서 “수익률이 계속 나쁘니 환매하는 게 어떠냐”는 권유를 해왔다. 300만 원은 결코 적잖은 손실이었기에 원금 손실 상태에서 환매하라는 전화는 기분만 더 나쁘게 했다. 결국 누가 이기나 보자는 심보로 ‘고집불통 펀알못’(펀드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던 나는 8년이나 되는 긴 세월을 버텼다. 

수익률은 서서히 회복됐지만 너무 오래 기다려 지칠 대로 지친 상태라 원금이 회복되자마자 3번에 나눠 환매했다. 절대 원하지 않았던 비자발적 중국펀드 장기투자로 마음은 완전히 너덜너덜해졌다. 이때까지도 어떻게 하면 펀드로 수익을 내고 손실이 나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펀드 매니저가 있으니 그냥 매달 적금처럼 돈을 넣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물론 펀드 매니저도 수익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펀드를 하는 사람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이 펀드 때문에 오랫동안 비자발적으로 버티면서다. 

그 후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하는 펀드는 가입하지 않았고, 관심 있는 펀드를 검색해 관련 기사를 찾아 읽거나 운용사 홈페이지에서 기본적인 사항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펀드를 이해하니 손실 이유를 알 수 있었고, 장기투자가 무조건적 해결책이 아니며 언제일지는 몰라도 펀드는 결국 마이너스를 벗어나는 때가 분명히 온다는 점을 확신하게 됐다. 실패 경험이 나를 자기 주도적 펀드 투자자로 변신하게 해준 셈이다. 

지금은 예금·적금과 완전히 이별했다. 여러 국가의 인덱스 펀드를 비롯해 34개의 다양한 펀드에 가입해 환매를 해오고 있다. 매달 수입을 여러 개 펀드에 소액으로 나눠 적금처럼 쌓고,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 언제든 찾을 수 있는 비상금을 적당히 유지하며 추가로 적립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대략 1~2년 후 은행 이자의 최소 3~5배인 연 10%가량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다. 가끔 연 이자 3~5% 특판 적금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치열하게 경쟁한다는 기사를 접할 때면 ‘펀드 하면 되는데…’라고 생각하며 여유를 부린다.


펀드로 ‘풍차 돌리기’

손실이 큰 펀드일수록 여윳돈을 추가로 적립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손실이 만회된다는 것을 경험한 뒤로는 당장의 원금 손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진 제공 · 투생]

손실이 큰 펀드일수록 여윳돈을 추가로 적립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손실이 만회된다는 것을 경험한 뒤로는 당장의 원금 손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진 제공 · 투생]

물론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했을 때는 보유 펀드가 모두 원금 손실 상태였다. 중도 해지하지 않고 하던 대로 꾸준히 소액을 적립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목표를 달성한 펀드 5개는 7~15% 수익을 냈다. 그 펀드를 환매한 뒤 소액으로 새로운 펀드를 시작했다. 펀드는 주식투자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변동성이 적고, 펀드에 대해 이해하면 손실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수십 번의 경험으로 확인했기에 지금은 보유 중인 펀드의 수익률이 플러스든, 마이너스든 신경 쓰지 않는다. 

펀드투자를 하는 도중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면 대부분 수익률이 더 낮아질까 봐 불안해하고 걱정한다. 펀드로 10% 내외 수익을 수십 차례 내본 경험에 따르면 당장의 수익률 변동을 걱정하는 건 불필요한 감정 낭비다. 펀드는 ‘셀프 적금’이다. 스스로 목표 수익률을 정하고 적금처럼 매달 형편에 맞게 여윳돈을 적립하면서 정해둔 원칙만 지키면 된다. 나는 예금과 적금이 아닌, 펀드로 ‘풍차 돌리기’를 하고 있다. 한 펀드가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모두 환매하고 다시 같은 펀드나 다른 펀드를 시작하는 방식이다. 

펀드는 가입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개방형 투자상품이기에 ELS(주가연계증권) 같은 폐쇄형 상품처럼 손실 구간에 들어갔을 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종류도 2000개 이상이라 성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고, 소액 투자로 투자 기간을 늘리면 손실 위험도 낮출 수 있다. 이제 펀드는 나의 주된 노후 대비 재테크 수단이 됐다. 탐욕을 부리지 않고 초심을 지키며 꾸준히 적립하면서 원칙만 지킨다면 결국 수익을 가져다주는 상품인데 왜 투자하지 않겠는가. 

욕심을 조절하고 자기가 정한 원칙을 잘 지킬 경우 절대 실패할 수 없는 게 펀드투자다. ‘경험이 최고의 스승’이니, 잃어도 괜찮을 정도의 소액으로 펀드투자를 경험해보자. 펀드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잃어도 괜찮을 만한 소액으로 몇 번 투자 연습을 하면서 추이를 살피면 수익과 손실의 메커니즘을 익힐 수 있다. 

투자에 대한 두려움은 무지에서 온다. 투자가 필수인 저성장·저물가·저금리의 뉴노멀 시대에 평범한 사람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재테크 수단은 펀드라고 확신한다. 일단 소액부터 시작해보자.

※70만 가입자를 보유한 네이버 카페 ‘월급쟁이 재테크 연구’(월재연) 필진이 재테크 꿀팁을 전한다. 투생(필명)은 월재연 강사로 펀드 투자 15년 이상의 실전 고수다.

*포털에서 ‘투벤저스’를 검색해 포스트를 팔로잉하시면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주간동아 1285호 (p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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