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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에너지는 에너지원 고갈과 기후변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로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올해 관련주 성적은 영 신통치 않다. 지난해 말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으로 수소에너지 관련주가 급등했다 하락해 올해 3월 초부터 지금까지 좀처럼 상승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식 토론방은 수소에너지 관련주 전망과 수소에너지 기업 정보, 그리고 고가에 물린 투자자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글들로 도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발표하며 탄소중립의 핵심으로 ‘수소에너지’를 꼽았다. 그리고 저렴하고 안정적인 수소에너지 공급 체계 구축이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목표라고 밝혔다. 기업들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사업 구조를 개선해 투자에 나섰다. SK,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은 ‘한국판 수소위원회’를 결성하고 2030년까지 수소 생산과 유통, 저장, 활용 등 수소경제 전 분야에 걸쳐 43조4000억 원 규모의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국, 일본, 독일을 제치고 글로벌 수소산업 1등으로 치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석유에서 화학, 수소에너지로 사업 전환을 꾀하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도 수소경제를 국가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겠다고 밝히면서 수소에너지 활성화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이에 발맞춰 플라스틱, 폐휴지 등의 자원을 재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시설을 세계 최대 규모로 구축하고 있다.
물에서 연료를 얻어 다시 물로 돌아가는 수소에너지는 친환경 에너지로 꼽힌다. 수소는 에너지를 만들어낼 때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발생시키지 않고 석탄이나 배터리보다 에너지 효율도 높아 미래 에너지원으로서 잠재력이 크다. 그런데 왜 정부와 기업이 공을 들이는 수소에너지 관련주가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부장 매수 YES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부장. [동아DB]
“지난해 이미 수소에너지 관련주가 10배 이상 오버 상승했다. 현재는 그 후유증을 치료하는 시기로 정상적인 과정이다. 수소에너지는 2030년쯤에나 실용화될 계획이라 아직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사이클이 길다는 얘기다. 따라서 특별한 호재가 없는 한 올해 초만큼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
수소에너지 관련주에서 주목할 종목은?
“SK, 포스코, 현대자동차, 현대글로비스 등 대기업을 관심 있게 봐야 한다. 특히 수소에너지 운송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 매수해야 할까.
“매수해도 좋다. 하지만 현재 같은 주가 상황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3년가량 갈 수 있다. 이 시기를 견딜 수 있다면 매수하고, 못 견디겠다면 다른 종목을 찾아라.”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 매수 NO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 [동아DB]
“수소에너지 관련 정책만 쏟아지고 있고, 매출이나 이익이 나긴 요원해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아직 투자만 이뤄지고 이익은 없다는 뜻이다. 2차전지도 2019년까지 투자만 이뤄져 적자가 계속 쌓이다 지난해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주가도 급등했다. 수소에너지도 같은 상황이다.”
고점에 물린 경우 버텨야 할까.
“현재는 주가가 급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고점의 80%가량 올랐을 때 정리하고 때를 기다리는 편이 현명하다. 두산퓨얼셀은 앞으로 유망한 기업이므로 좀 버티는 것도 괜찮다.”
지금 매수해도 될까.
“주식은 개별 기업 실적이 나올 때 매수하는 것이다. 수소에너지는 현재 개별 기업 실적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므로 매수를 추천하지 않는다. 또한 거시적으로 주식경제를 살펴보면 2~3월은 주가가 내려가 매수하기 적절한 시기이고, 4~5월은 주가가 올라 매도하기 좋은 시기다. 현재는 여러모로 매수가 적절하지 않다.”
투벤저스의 결론
수소에너지 개별 기업의 실적이 나오지 않은 현재 관련주 매수는 아직 시기상조. 2~3년 버틸 여력이 있다면 매수해도 괜찮다. 고점에 물린 경우도 마찬가지로 2~3년 버틸 수 있다면 버티고, 여력이 안 된다면 주가가 고점의 80%가량에 도달했을 때 정리하는 편이 현명하다.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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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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