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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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총선 이곳이 벌써 뜨겁다

인물에 점수 줄까, 바람에 흔들릴까

  • 입력2012-01-02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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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2월 13일, 19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받기 시작한 이후 보름 가까이 지난 12월 27일 현재 전국적으로 ‘정치를 바꾸고, 지역발전에 보탬이 되겠다’며 후보로 등록한 ‘예비 선량’이 1000명에 이른다.

    경쟁률이 높아질수록 예선전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돼 본선 경쟁력이 높은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선택을 앞둔 유권자들은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을 지켜보며 ‘누가 더 진정한 일꾼인지’를 판단할 정보를 얻게 된다.

    전국 245개 지역구 중 어느 하나도 무의미한 곳은 없다. 그럼에도 19대 총선 판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고, 나아가 12월에 치러지는 대선의 풍향계 구실을 할 화제의 지역구를 권역별로 꼽아봤다.

    정치권에서는 총선을 놓고 여야 주요 정당에서 본선 진출자를 가리는 공천이 끝나야 본선 결과를 전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선거 결과를 가르는 주요 3요소(구도, 인물, 바람) 중 첫 번째가 구도다. 대진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후보자 간 유불리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화제의 지역구는 어디까지나 본선 진출을 위해 예선전에 뛰어든 인사를 중심으로 다뤘다. 이런 점에서 공천 이후 선거구 판세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 살펴봐야 한다.



    19대 총선 이곳이 벌써 뜨겁다
    한나라 텃밭 현역의원 5명 저울질

    서울 강남을 >>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텃밭’이면서 공성진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주인’ 없는 곳이 된 서울 강남을에는 일찌감치 여권의 거물급 인사가 대거 몰렸다. 여권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1명뿐이지만 물밑에서 움직이는 사람은 현역의원만도 5명이 넘을 정도.

    2011년 12월 27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여권에서는 경찰청장을 지낸 허준영(60) 전 코레일 사장, 야권에선 신언직(48) 통합진보당 정책위원회 공동의장 2명뿐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에서는 초선 비례대표 4명이 이곳을 지역구로 골랐다. 뉴라이트 출신의 경제통인 나성린(59), 대한약사회장 출신인 원희목(52), 건국대 대학원장 출신인 이은재(60), 한국장애인정치포럼 이사장인 이정선(52) 의원이 그들이다.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 비례대표 의원인 노철래(62) 원내대표도 이 지역을 노린다. 맹정주(65) 전 구청장도 거론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동관(55) 전 대통령 언론특보의 출마 가능성도 나온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지역에 사무실을 냈거나 곧 사무실을 낼 예정이다.

    여권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역 환경 때문에 후보들은 본선보다 예선(공천)에 더 관심을 쏟는다. 출마 예정자들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하 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 당 내부 구도에 더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여권이 이곳에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의외의 거물을 전략 공천할 가능성도 있다. 이 지역의 당락뿐 아니라 총선 전체의 구도와 대선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다. 반면 야권에서는 아직 뚜렷하게 거론되는 후보가 나오지 않고 있다.

    김기현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유일한 야당 조경태 의원 3선 하나

    부산 사하을 >>
    2011년 12월 27일 현재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19대 총선 부산 예비후보는 69명으로, 부산지역 18개 선거구 평균 경쟁률은 3.8대 1 수준이다. 그러나 여당 텃밭으로 여겨지는 부산에서 야당 예비후보 등록자 비율이 56%를 넘고, 20~40대 젊은 유권자 수도 56%대에 달해 총선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예비후보 등록자 수가 7명으로 가장 많은 사하을은 격전지로 떠올랐다. 정당별 예비후보 등록자 수는 한나라당 3명, 민주통합당 2명, 통합진보당과 무소속이 각 1명씩이다.

    부산지역 유일의 야당 현역의원인 조경태(43) 민주통합당 의원의 지역구인 사하을을 야당이 지킬지, 여당이 빼앗을지가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사다. 조 의원이 3선을 거머쥐고 야당 중진으로 승승장구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한나라당에서는 경기도 대변인을 지낸 경윤호(46) 씨와 김동윤(65) ㈜네골텍 회장, 배진탁(51) ㈜비앰비 대표이사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다대서점을 운영하는 김정량(50) 씨가 뛰어들어 조 의원과 예선전을 예고한다.

    지역공동체 사하품앗이 공동대표를 맡은 이화수(43) 씨는 진보야당의 기치를 내걸고 통합진보당으로 출사표를 던졌고, 사하구청장을 지낸 조정화(47) 씨는 인지도와 지지도를 등에 업고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

    조용휘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19대 총선 이곳이 벌써 뜨겁다
    박근혜 위원장 출마 여부 최대 관심

    대구 달성 >>
    대구 달성은 박근혜 위원장의 출마 여부에 따라 선거구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이 출마하면 구도는 간단하다. 한나라당 성향의 후보 대부분은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진보 성향의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서더라도 박 위원장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지역의 대체적인 여론이다.

    박 위원장이 “달성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을 이미 밝혔음에도 현재 이 지역에는 적지 않은 후보가 나서고 있다. 총선 8개월 뒤 치러지는 대선에 집중하려고 박 위원장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현재 거론되는 출마 예상자 중 한나라당 성향의 후보는 이종진(61)·박경호(62) 전 달성군수, 구성재(51) 전 조선일보 대구취재본부장 등이다. 진보 성향 후보로는 김진향(43) 전 대통령 인사비서관, 정우달(49) 전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이 표밭을 누비고 있다.

    현재 지역에서는 박 위원장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 달성군 당원협의회 수석 부위원장을 맡은 이 전 군수와 구 전 본부장이 한나라당 공천을 두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내다본다. 이 전 군수는 당내 인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고, 구자춘 전 의원의 장남인 구 전 본부장은 아버지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민 새 인물이다. 그러나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박 위원장이 선거운동 기간 내내 지역에 머무르면서 달성군수 선거를 지원했지만 한나라당 후보가 무소속 후보에게 패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지역구 관내에 아파트 단지가 여럿 들어서면서 젊은 층의 유입이 많아져 20~40대 바람이 불 경우 보수 진영에 불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노인호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소래 신도시 젊은 층 표심은 어디로?

    인천 남동갑 >>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이 내리 4선을 기록한 인천 남동갑은 인천에서 가장 많은 예비후보(10명)가 나선 최대 격전지다. 이 지역은 최근 2~3년 사이 입주를 본격화한 소래포구 인근 신도시인 소래논현도시개발사업지구에 젊은 층이 많이 유입돼 18대 총선과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부의장을 지낸 이 의원이 67세로 비교적 고령층에 속해 재공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 의원은 인천지역 현역의원 가운데 2011년 12월 27일 현재 유일하게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방송 앵커 출신인 이 의원은 중량감 있는 지역 인물론을 강조한다.

    이 의원에 맞서 남동구의원을 3차례 지낸 김승태(50) 씨가 한나라당 경선에 뛰어들었다. 또 남동구청장을 지낸 윤태진(63) 씨는 지역 토박이의 장점을 내세우며 출마할 태세다. 윤 전 구청장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에 나서려다 뜻을 접었지만 지역 행사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인천터미널공사 이사를 지낸 박귀현(63) 씨도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거론된다.

    국민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할 민주통합당에는 4명의 예비후보가 나섰다. 재선 의원 출신의 안영근(53) 전 의원이 1년여 동안 지역위원장을 맡아 표밭을 열심히 다져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사수석비서관을 지낸 박남춘(53) 씨는 1개월 전부터 총선 채비를 본격화했다. 구월동에서 오랫동안 영어학원을 운영한 성하현(55) 씨와 공무원 출신 송기상(51) 씨도 후보로 나섰다.

    통합진보당에서도 야권 연합을 의식해 배동수(46·남동소통과연대 공동대표), 신창현(42·민주노동당 전 부대변인), 강원모(47·국민참여신당 전 인천시당 사무처장) 씨 등 3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진보신당 후보로는 최완규(42·진보신당 장애인위원장) 씨가 나선 상태다.

    박희제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19대 총선 이곳이 벌써 뜨겁다
    ‘물갈이 공천’ 기대 속 11명 출사표

    광주 서을 >>
    19대 총선은 ‘김대중(DJ) 전 대통령 사후(死後) 첫 총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때문에 아직도 ‘DJ 후광’의 유효기간을 믿고 나선 인물이 적지 않다. 그러나 2011년 11월 초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도가 전국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광주지역 정서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 속 정국’이다.

    11명이 출사표를 던진 광주 서을은 광주 8개 선거구 중 가장 치열한 곳이다. 현역 민주당 김영진(64) 의원이 5선의 관록을 앞세워 지지기반을 다지는 가운데, 7명이 ‘물갈이 공천’을 기대하며 뛰어들었다. 광주지역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대표를 맡아 보폭을 넓혀온 이상갑(44) 변호사가 도전장을 냈고, 채일병(64) 전 광주발전연구원장과 조용진(59) 전 광주시 기획관리실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 당료 출신인 신현구(53) 전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이남재(44) 민주당 대표실 차장도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서대석(50·전 대통령 비서관), 김이강(40·국제청소년교육문화진흥원 이사장) 씨도 지역구를 누비고 있으며, 행정안전부 차관 출신인 정남준(56) 씨도 과거 광주시 행정부시장 연고를 앞세워 무소속으로 유권자에 다가서고 있다.

    통합진보당 오병윤(54·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예비후보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7·28 재·보궐선거 때 광주 남구에서 민주당 장병완 후보에 맞서 득표율 44.08%를 기록한 저력을 과시했다. 박근혜 위원장의 측근 이정현(54) 의원(비례대표)도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전남 곡성 출신으로 광주 살레시오고를 졸업한 이 의원은 “민주당 의원보다 호남을 더 잘 챙긴다”는 호평을 바탕으로 지지세를 넓히고 있다.

    김권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낙후한 지역개발이 최대 선거 이슈

    대전 동 >>
    대전 태동기 당시 도시 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했던 대전 동구는 1990년대 둔산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상대적으로 낙후해 지역개발이나 원도심 활성화가 각종 선거의 최대 이슈로 거론된다. 역대 선거에서는 ‘낙하산’ 타고 내려온 인물보다 토박이가 당선한 비율이 높았다.

    임영호(57) 자유선진당 의원과 한나랑당의 윤석만(55) 변호사, 이장우(47) 전 동구청장, 선병렬(54) 전 민주당 의원, 권득용(54) 전 도시정책포럼 공동대표, 양승근(62) 전 대전시의원, 송유영(53) 변호사, 강래구(46) 서울시의회 의장 비서실장, 이병구(42) 민주노동당 동구지역위원장 등의 출마가 예상된다.

    18대 총선에서 여의도에 입성한 임 의원은 관선과 민선 2, 3기 동구청장을 역임해 인지도 및 조직을 바탕으로 재선을 노린다. 이장우 전 청장은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박 위원장과의 관계를 강조하고 나섰다. 18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검사 출신 윤 변호사도 권토중래를 꿈꾼다. 한나라당은 여당 의원을 선출해 지역발전을 앞당기자고 호소한다.

    민주통합당에서는 후보가 난립하고 있다. 거론된 후보 외에도 2명가량이 더 출마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후보를 1차에서 2, 3명으로 압축한 뒤 최종 1명을 선정하는 단계적 경선이 흥행 성공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선 전 의원은 19대 총선 출마를 위해 시동을 걸었는데, 출마가 확정된다면 임 의원과는 세 번째 대결이다. 민주당은 동구가 낙후한 지역으로 서민이 많기 때문에 한번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내다본다.

    동구의 총선 향배는 대전과 충청지역의 정치적 변화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자유선진당은 지역을 대변하는 정당을 지켜달라 호소하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수권 정당에 대한 기대 때문에 대선까지 이어지는 총선 흐름이 양당구도로 흐를 것을 기대한다.

    지명훈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19대 총선 이곳이 벌써 뜨겁다
    천정배 의원 불출마 약속 지키나

    경기 안산 단원갑 >>
    경기 안산 단원갑 선거구는 천정배 민주통합당 의원이 15대부터 4선을 연임할 정도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인 지역이다. 그러나 천 의원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에 나서면서 불출마를 선언해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가장 큰 관심은 과연 천 의원이 약속대로 이 지역 출마를 포기할 것인지에 쏠리는데, 사실 아직 불투명하다. 2011년 12월 초 천 의원 지지자들과 시도의원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천 의원의 복귀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천 의원은 아직 의견 표명이 없는 상태다.

    민주통합당에서는 현재 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김학재(67) 의원과 김대영(60) 경기매일신문 부회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고영인(49)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표의원도 출마를 선언했다. 고 의원은 “천정배 의원의 마음이 나에게 있다”는 얘기를 흘리며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전 안산시의회 의장이자 현 당협위원장인 김석훈(53) 씨가 단독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민주당 후보와 겨루기에는 약체라는 평가가 많지만, 김 위원장은 천 의원의 불참으로 “해볼 만하다”며 의지를 불태운다. 특히 그는 유력한 공천 경쟁자로 여겨졌던 허숭 경기도시공사 상임감사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최근 1심 판결에서 벌금형을 받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판단한다. 허 감사는 대법원 확정판결까지는 출마가 가능하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조성찬(47) 변호사가 통합진보당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도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후보를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선거구 분구 유력 중량급 인사들 도전장

    경기 파주 >>
    신도시 조성으로 인구가 급증한 경기 파주시는 현재 인구가 37만400명으로 2012년 총선에서 금촌동과 문산읍을 포함함 북부권과 교하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남부권으로 선거구를 분구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 때문에 현재 황진하(66) 의원이 있지만, 중량감이 느껴지는 한나라당 인사들이 출마 러시를 이룬다. 분구가 된다면 군 출신인 황 의원은 군부대가 많은 북부권에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16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서울 양천을 의원을 지낸 오경훈 전 의원이 남부권 출마를 염두에 두고 교하신도시로 이주했지만 아직 출마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또 민선 3, 4기 시장을 지낸 류화선(64)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대표이사의 출마도 기정사실화됐다. 류 전 시장은 민선 5기 파주시장 공천 과정에서 황 의원과 심한 갈등을 빚었다. 어렵게 공천을 받아 출마했지만 황 의원의 지원이 없었던 탓에 두 사람 사이 갈등의 골은 깊은 상태. 류 전 시장은 황 의원이 있는 북부권에서 출마할지, 아니면 남부권에서 출마할지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류 전 시장이 북부권 출마를 결심한다면 황 의원과의 한판 공천경쟁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류 전 시장은 측근을 통해 “균형발전에 평소 관심을 가졌던 문산과 적성 등 파주 북쪽지역을 염두에 뒀다”는 말을 흘리고 있다. 이 밖에 분구를 노리고 노영만(50) 전 파주시 자원봉사단체협의회장과 조병국(56) 전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상임감사가 한나라당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선거구 분구를 통해 2석 싹쓸이를 목표로 하는 민주통합당에서는 박정(50)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윤후덕(56)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또 이재희 파주비정규직지원센터 대표와 김영대(52) 전 국회의원(17대 비례대표)이 각각 통합진보당 후보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남경현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19대 총선 이곳이 벌써 뜨겁다
    정치 신인들 ‘물갈이’ 기대감으로 도전

    강원 춘천시 >>
    강원도 정치 1번지인 춘천시 선거구는 정치 신인의 열망이 어느 때보다 거세다. 중앙당에서 촉발된 기존 정치권에 대한 물갈이론이 춘천이라고 피해갈 수 없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2011년 12월 27일 현재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춘천 예비후보는 한나라당 2명, 민주통합당 3명이다. 춘천 현역의원인 허천(69) 한나라당 의원이 이번 총선에도 출마할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3대 3의 구도로 볼 수 있다. 민주통합당 외 야권 후보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지만 파괴력 면에서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나라당 예비후보 등록자는 검사 출신 김진태(47) 변호사와 박근혜 선거대책위원회 조직특보를 지낸 김영린(50) 애드플랜 대표다. 이들은 총선 예비 관문인 한나라당 경선에서 허 의원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변호사는 원주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춘천으로 터전을 옮긴 이후 지난해 초부터 19대 총선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왔다. 김 대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가장 낮은 자세로 선거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민주통합당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안봉진(50) 변호사, 윤택구(47) 손학규 민주당 대표 정책특보, 황환식(47) 춘천시지역위원장이다. 또 허영(41) 강원도지사 비서실장이 출마를 전제로 사직서를 제출했고, 변지량(53) 도당위원장의 출마도 확실시된다.

    전통적인 보수 성향의 춘천은 2010년 6·2 지방선거와 2011년 4·27 도지사 보궐선거를 치르면서 상당한 변화 바람을 겪었다. 유권자들이 야권 후보였던 이광재 전 지사와 최문순 지사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 당선의 영광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이인모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소지역주의에 軍心도 중요 변수

    충남 논산계룡금산 >>
    충남 남단에 위치한 이 지역 가운데 논산시는 민주당, 계룡시는 한나라당, 금산군은 자유선진당이 기초단체장을 차지해 묘한 구도를 이룬다. 소지역주의로 논산 출신 후보자들이 표를 나눠 먹을 경우 금산이 당락을 가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논산시에는 육군훈련소와 국방대(이전 예정), 계룡시에는 계룡대(육해공 3군 본부)가 있어 ‘군심(軍心)’도 중요한 변수다. 전체적으로는 충남에서도 낙후지역에 속하기 때문에 군 관련 공약과 함께 지역 활성화를 위한 각종 개발공약이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선진당에서는 이인제(62) 현 의원이 버티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김영갑(55) 당협위원장과 박우석(57) 전 당협위원장, 이창원(54) 강남대 겸임교수, 임성규(72) 전 논산시장, 이동진(53) 건양대 교수, 민주당에서는 김종민(47) 전 충남도 정무부지사, 박익만(61) 지역위원장, 손영무(61) 전 해군참모총장 등이 출사표를 던졌거나 출정을 준비 중이다.

    이인제 의원은 무소속에서 자유선진당으로 입당한 뒤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과거 같은 높은 지지도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이번에도 수성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한나라당은 충남지역 중에서도 이 지역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다. 판사(논산지원장) 출신의 김영갑(56) 위원장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는 중이어서 본격 레이스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한번 해볼 만하다고 벼른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종민(48) 전 부지사는 일찍부터 표심을 다지고 있다. 그는 논산이 고향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민선 5기 초반 도정을 함께 이끌며 정치적 토대를 쌓았다. 예비역 해병대 준장인 박 위원장과 손 전 총장은 ‘군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명훈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19대 총선 이곳이 벌써 뜨겁다
    ‘이용희 공화국’에서 반란 일어날까

    충북 보은옥천영동 >>
    충북 남부 3군(郡)인 보은옥천영동 선거구는 현역 최고령인 이용희(80) 의원의 지역구다. ‘이용희 공화국’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이 지역에서 그의 입김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옮겨 금배지를 다는 저력을 과시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지역구 군수 3명과 지방의원 19명(광역 4명, 기초 15명)을 당선시켰다. 영원할 것 같던 이 의원의 ‘장기집권’은 불출마 선언으로 막을 내리는 듯했다. 하지만 속내는 달랐다. 그의 불출마는 총선에 뜻을 둔 셋째 아들 이재한(48) 민주당 당협위원장(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을 위한 부정(父情)이었기 때문. 그는 아들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자유선진당을 탈당해 민주당에 복당했다. 또 그를 따라 자유선진당으로 옮겼던 선거구 내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의원 대부분도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이 같은 상황을 보면 이재한 위원장이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 같다. 하지만 ‘불쑥’ 튀어나온 그를 지역민이 얼마나 지지할지는 미지수다. 집단 탈당을 놓고 지역민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데다 ‘정치세습’ 논란까지 일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존재가 ‘득’과 ‘실’ 가운데 어느 쪽에 가까울지 지역민의 표심이 관심사다. 이 위원장의 당내 경쟁자로는 손만복(61) 보은옥천영동발전연구소 이사장이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심규철(54) 당협위원장(전 의원)과 박덕흠(58)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지역을 돌며 지역발전 공약을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보은 출신인 홍상표(54) 전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과 구천서(61) 전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장기우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역동적 표심 또다시 ‘완산을 잔혹사’?

    전북 전주완산을 >>
    전북 전주완산을 선거구는 ‘전북의 강남’과도 같다. 신도심인 데다 2040세대 젊은 층 비중이 전체 유권자의 55% 정도에 달해 표심이 역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도 전주 3개 지역구 가운데 가장 높다. 2008년 18대 총선 때 10여 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벌여 ‘완산을 잔혹사’란 표현이 나오기도 했다.

    19대 총선에서도 최악의 혈투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 지역 현역의원인 장세환(59) 의원이 야권 통합의 불쏘시개 구실을 하겠다며 2011년 12월 14일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외형상 무주공산이 됐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민주통합당 공천이 곧 당선인 전북에서 경선의 외풍을 막아줄 현역이라는 버팀목이 사라져 예비후보의 구도와 전략에 일대 혼선이 빚어졌다. 현역 타도를 목표 삼아 줄기차게 뛰어왔던 도전자들은 “이제 자신이 타깃이 됐다”며 구도 변경에 따른 불안감을 표출했다.

    2011년 12월 27일 현재 전북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5명. 이명박 정부에서 초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한나라당 정운천(58) 예비후보가 특정 정당 독주를 막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에선 혁신과통합 추진위원인 김완자(55) 씨와 전북경제살리기도민회의 사무총장 출신으로 시민운동을 해온 최형재(49) 씨, 이스타항공 그룹 회장으로 18대에 이어 재도전에 나선 이상직(49) 씨 등이 경선 승리를 위해 뛰고 있다. 통합진보당 전북도당 공동위원장이자 17대 의원인 이광철(56) 씨도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다.

    여기에 김호서(47) 전북도의회 의장, 유종근(68) 전 도지사 시절에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박영석(50) 지에스건설 대표 등이 출사표를 던지고 경쟁구도에 불을 댕겨 완산을 구도는 새해 벽두부터 혼조 양상을 띠고 있다.

    박기홍 전북도민일보 정치부장

    19대 총선 이곳이 벌써 뜨겁다
    2강 2약 or 2강 1약 구도

    전남 순천 >>
    전남 순천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당시 국회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김선동(44) 통합진보당 의원의 지역구다. 김 의원은 서갑원(50) 전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해 치러진 지난해 4·27 재선거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당시 민주당의 무공천 방침에 반발한 무소속 후보 난립이라는 호재에 야권 단일후보라는 무기가 빛을 발했다.

    하지만 순천은 전통적으로 민주통합당 텃밭이라 할 만큼 유권자의 정서적 지지가 강하다. 이 때문에 4·11 총선에서도 민주통합당 공천이나 야권연대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또 김 의원의 최루탄 사건에 대한 평가나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 개최 등 지역발전을 이끌 적임자에 대한 판단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출마의사를 밝힌 후보는 김 의원을 비롯해 노관규(51) 전 순천시장(민주당)과 조순용(61) 전 대통령 정무수석 비서관(무소속) 등 3명이다. 구희승(48) 변호사(무소속)는 신년 초까지 총선 출마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2강 2약 내지는 2강 1약 판세가 그려진다.

    현역 프리미엄을 갖는 김 의원과 폭넓은 지지기반을 갖춘 노 전 시장이 2강으로 분류된다. 두 후보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 개최 등을 놓고도 사사건건 충돌하는 등 물밑 신경전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2약으로 구분되는 조 전 정무수석이나 구 변호사는 민주통합당에 복당한 뒤 공천을 향해 주력하고 있다.

    이형주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이상득 의원 불출마 누가 유리할까

    경북 포항남울릉 >>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경북 포항남울릉 선거구는 일찌감치 총선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전통적으로 경북은 한나라당의 아성인 데다 특히 포항남울릉은 이명박 대통령 친형인 이 의원의 지역구라는 이유로 그동안 한나라당 후보도 쉽게 넘보지 못했다. 그러다 이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각 후보는 향후 판세를 점치느라 분주했다.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지역에서는 찬반 의견으로 한동안 술렁였다. 2011년 12월 12일 한나라당 경북도의원과 포항시의원, 당직자, 당원 등 500여 명은 남구 해도동 이 의원 사무실을 찾아가 불출마 철회 요구 집회를 열었다. 오랫동안 이 의원이 지역구를 이끌어온 까닭에 지지자들은 이 의원의 불출마를 수긍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은 한결같이 이 의원이 지역발전에 힘쓴 공을 인정하면서 자신이 뒤를 이어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자처한다.

    현재 이 지역에서는 박명재(67)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표밭을 누비고 있으며, 김형태(60) 한국방송기자클럽 사무총장과 허대만(43)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도 뛰고 있다. 김순견(53) 전 경북도의원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정장식(62) 전 포항시장은 1월 초 출판기념회를 갖고 출마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 지역 여성기업인인 노선희(53) 씨알텍 대표는 신중하게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장영훈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야권 “창원 사수” vs 여권 “반드시 탈환”

    19대 총선 이곳이 벌써 뜨겁다
    경남 창원을 >>
    경남의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는 창원을 선거구가 19대 총선에서 영남권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떠올랐다. 재선을 기록한 권영길(70) 민주노동당 의원이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야권은 “창원을 선거구만은 내줄 수 없다”며 결의를 다진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이번엔 꼭 되찾아오겠다”며 전의를 불태우는 형국이다.

    총선을 100일 앞둔 현 시점에 벌써 치열한 예선전이 치러지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터줏대감 격인 강기윤(51) 창원을 위원장이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여기에 이기우(56)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전문성’을 내세워 공천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들 외에도 공창석(61) 전 경남도행정부지사와 권영상(57) 변호사, 김호열(49) 경남도당 사무처장, 박판도(58) 전 경남도의회 의장 등도 거명된다.

    야권에서는 후보 단일화 과정에 문제가 불거졌다. 민주노동당이 손석형(53) 경남도의원을 진보진영 단일후보 경선에 나갈 후보로 뽑으면서 진보신당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 진보신당은 “만약 손 의원이 총선 후보가 된다면 도의원 중도사퇴와 그에 따른 보궐선거라는 ‘악순환’을 되풀이해야 한다. 이는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다”며 단일후보 논의 테이블에서 자리를 뺐다. 진보신당은 “민노당 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자체 후보인 김창근(56) 전 금속노조위원장을 내세워 당당하게 총선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에서는 변철호(49) 나눔운동본부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무소속 박훈(45) 변호사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강정훈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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