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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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리는 사람 많았다, 교육·복지 쓴소리 대장 될 것”

이준석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

  • 최우열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입력2012-01-02 09: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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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말리는 사람 많았다, 교육·복지 쓴소리 대장 될 것”
    “내가 살아오면서 코딱지만 한 집단에 들어가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않은 적이 없다.”

    “한나라당에 아르바이트하러 온 게 아니다. 논리적으로 설득당하지 않는다면 (구상을) 관철시키도록 하겠다.”

    “(박근혜든, 안철수든 12월 대선 때)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고민하지 않을 상태였으면 좋겠다.”

    2011년 12월 27일. 집권여당 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당 지도부 일원이 된 26세의 이준석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이하 비대위원)은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데 거침이 없었다. 스스럼없이 내뱉는 말이 다소 교만해 보이기도 했지만 사리에 맞지 않고 금도를 넘나드는 발언은 아니었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비대위원 등 외부인사 6명을 포함한 10명의 비대위원을 임명하며 “우리 정치를 변화시킬 수 있는 분을 어렵게 모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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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비대위원은 하버드대 졸업을 앞둔 2007년 5월 모교인 서울과학고 동문 홈페이지에 “우리가 배운 지식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활동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동문 7명이 동참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이하 배나사)을 만들었다. 서울 용산구의 도움으로 중학교 교실 한 칸을 빌려 시작한 배나사는 현재 300여 명의 학생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2011년 초 교육 벤처기업 ‘클라세스튜디오’를 창업한 그는 낮에는 회사 대표로 일하고 밤에는 무료 과외 봉사활동을 한다. 그는 2011년 12월 27일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첫 회의 직전 비대위원장실 앞에 서서 기자들의 요청에 따른 간담회는 물론, 동아일보·채널A와의 대화 등 서너 차례 크고 작은 인터뷰를 했다.

    ▼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29세라는 나이 때문에 주목받는 것처럼 26세라는 나이가 비대위원 활동에 제약을 주지 않겠나.

    “비대위원 명단이 알려지고 나서 20대라는 나이 때문에 내 위치를 한정 지으려는 사람이 많았다. ‘청년위원장 하러 가느냐’ ‘한나라당의 인터넷 대변인, 트위터 대장 하러 가느냐’고 하더라. 내가 고정관념에 박힌 구실만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한나라당에) 아르바이트하러 온 것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정책을 얘기해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

    ▼ 한나라당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겨냥해 급한 김에 이 비대위원을 영입한 것 아닌가.

    “안 원장과 나를 비교하는 건 억지로 꿰맞춘 것 같다. 안 원장과 내가 정보기술(IT) 분야에 (전문성이) 국한된 게 아니고 학벌에 얽매이지 않는 점은 비슷하다. 그러나 안 원장은 기업가 정신을 역설하는 반면, 나는 한국에서 척박한 교육봉사 분야에서 일한다. 드러나 보이는 것으로만 같은 프레임으로 엮는 건 억지스러운 일이다. 벤처기업을 아직 성공시키지 못한 내가 (안 원장과 같이) 벤처에 대해 얘기하면 장난으로 여길지 모르지만, 나는 교육이나 복지에 관심이 많다. 내가 보기에 안 원장은 교육, 복지에 대해선 자신 있게 얘기하지 않는 것 같다.”

    ▼ 한나라당 비대위원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이 어땠나.

    “나를 아는 사람들이 대놓고 욕하진 못하지 않겠나? (웃음) 말리는 분이 많았는데 지금까지 20~30대 어린 나이에 정치를 시작했다가 어떤 분은 변절하고, 또 다른 분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에 우려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건 내 역량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별로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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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대위에 참여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뭔가.

    “솔직히 말리는 사람 많았다, 교육·복지 쓴소리 대장 될 것”

    2011년 12월 27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첫 회의에서 최연소 비상대책위원인 이준석 위원이 회의가 시작되자 메모지와 펜 대신 태블릿PC를 꺼내 검색하고 있다.

    “사실 박근혜 위원장이 (비대위원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을 때 한 차례 거절했다. ‘내가 하는 단체나 회사도 있는데…’하는 생각 때문이다.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의견을 물어보니 ‘비대위라고 하는데 어디가 비상인 것이냐. 한나라당이 비상이라서 너를 찾는 거라면 보내줄 수 없지만, 나라가 비상이고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말릴 수는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비대위원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살아오면서 코딱지만 한 집단에 들어가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않은 적이 없다. 박 위원장에게 이런 말을 하면서 ‘제가 조용히 있는 성격이 아닌데 괜찮겠느냐’고 말했더니 ‘당연히 그래야죠’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 소신을 펼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서울 여의도 당사 비대위원장실 앞에서 ‘서서 인터뷰’를 할 때는 박 위원장이 모처럼 언론으로부터 ‘외면’당했다. 이날 기자들은 그에게 질문하느라 지나가는 박 위원장을 보고도 붙잡지 않았다. 박 위원장은 이런 광경을 보고 묘한 미소를 지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 비대위원의 거침없는 대답을 지켜보며 자신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고, 황영철 대변인과 김종인 비대위원까지 그를 ‘구경’하면서 지나갔다.

    ▼ 정치를 직접 해볼 생각은 없나.

    “내가 정치에 관심 있었다면 빠른 길이 있었다. 로스쿨에 가서 공부하고 그 길로 쭉 갔으면 됐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일을 만드는 것을 좋아해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지금도 매일 밤새워 일한다. 그 과정에서 유의미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20세 때는 정치라는 걸 해보고 싶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뒤로는 정말 돈을 많이 벌고 싶더라. 그래서 회사를 창업해 회사에 집중하고 있다. 오늘도 (비대위 회의가 끝나면) 바로 회사로 들어가야 한다. 정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 안 원장과 박 위원장에 대한 평가 및 내년 대선을 전망해달라. 또 투표 때 정치적 성향은 어떤가.

    “해외에서 공부할 때를 제외하곤 한 번도 빠짐없이 투표했다. 나는 지방선거를 할 때 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장을 (당을) 다르게 찍을 정도로 당 색깔에 연연치 않는다. 내가 (대선 상황을) 예측한다면 무당이겠지…. 안 원장은 재론의 여지없이 대한민국에서 존경받는 사람 중 한 분이고, 박 위원장은 매우 진지한 분이다. 그래서 가끔은 무서울 때도 있다. 내가 가장 기대하는 것은 12월 대선에서 (누구를 선택하더라도) 고민하지 않고 행복한 결정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는 자신에게 제기되는 병역 의혹과 첫 당면 과제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에 대한 ‘국민검증위원회’ 활동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발언했다. 그는 병역을 제대로 이행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직접 또는 트위터를 통해 “이노티브라는 회사에서 2007년 11월부터 2010년 9월까지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하면서 병역을 마쳤다. 올해 예비군 훈련도 갔다 왔다”고 방어했다. “산업기능요원은 근무시간 외에 (배나사 같은) 비영리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노티브 경영진과 인척관계이거나 입사 전 아는 관계도 아니었다”고도 말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국민검증위원회에) 의혹 제기를 한 (김어준 씨 등) ‘나는 꼼수다’ 출연진의 자신 있는 참여를 요구하겠다”면서 “안철수연구소가 검찰 조사에 도움을 줬으면 하는 것이 한나라당 입장이었다”고 강조했다.

    비대위 출범 이틀 만에 ‘이명박 대통령과의 각 세우기’ ‘친이(이명박)계 퇴진’ 논란 등에 휩싸인 한나라당에서 박 위원장이 선택한 26세 비대위원의 정치실험 성공 여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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