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찾아온 듯하더니 이젠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다. 휙 지나가는 가을도 Z세대는 알아차릴 수 있다. 변화에 민감한 세대답게 짧은 기간에도 아쉬워하지 않고 계절과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인다. 제철 음식인 방어를 사 먹으려고 긴 줄을 서기도 하고, 단풍 스폿을 찾아 브런치를 즐기기도 한다. 새로운 유행은 아니다. 그래도 지난해 가을과 올해 가을은 엄연히 다른 법. 예전 유행에 한 끗을 더하면 새로운 놀거리가 된다. 이번 주 Z세대가 늦가을을 즐기는 방법을 알아보자.
#겨울은 눈오리, 가을은 펀칭기
펀칭기로 낙엽을 모양낼 수 있다. 유튜브 채널 ‘봄집사’ 캡처
24절기를 만든 조상의 후손답게 Z세대는 날씨와 계절에 민감하다. 유명한 방어 맛집에 늘어선 줄에서 대다수는 Z세대고, 아직 12월이 안 됐지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이도 많다. 그건 아마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에서 봤듯이, Z세대가 기록에 진심이기 때문일 것이다.
가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게 아쉬운 Z세대는 단풍 꾸미기에 한창이다. 최근 인스타그램을 보면 단풍 나뭇잎을 꾸며놓은 이미지가 많다. 종이를 뚫는 펀칭 도구를 사용해 나뭇잎을 찍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을을 보관한다. 눈 오는 날 오리 모양 집게를 들고 밖으로 나가듯, 요즘 Z세대는 펀칭기를 챙겨 나들이에 나선다. 곰돌이, 별, 음표 등 다양한 모양의 펀칭기를 활용하면 낙엽을 색다르게 간직할 수 있다. 과거 X(옛 트위터)에서 미키마우스 모양으로 뜯긴 낙엽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젠 당신이 직접 만들어보자. 모양 펀칭기는 다이소 등 문구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멈추지 않는 네컷사진 유행

아날로그 방식으로 네컷사진을 찍을 수 있는 ‘오토마티코’ 사진관. 인스타그램 ‘automatico.kr’ 계정 캡처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 ‘인생네컷’을 찍어보지 않은 Z세대는 드물 것이다. 요즘은 무인 네컷사진 가게를 거리마다 하나씩 볼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네컷사진관이 흔해졌지만, 최근 서울 종로구 서촌에 줄을 서는 곳이 생겼다. 사진관 이름은 오토마티코. 1980년대 유행한 아날로그 방식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이곳에선 흑백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여느 사진 부스와 달리 디지털 인쇄를 하지 않고, 암실에서 필름을 현상하듯이 부스 내부에서 화학 약품을 사용해 사진을 현상한다. 14단계 과정을 거치면 사진에 물기가 묻어 있어 드라이기로 말려야 한다. 나름 힙한 과정 덕분에 가을을 맞아 서촌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 꼭 방문해야 할 필수 코스가 됐다.
X에선 오토마티코를 잘 찍는 꿀팁이 공유되고 있다. ‘인생네컷’ 사진과는 다르게 결제 후 바로 플래시가 터지기 때문에 촬영 포즈는 미리 생각해야 하고, 휴대전화의 타임랩스 기능을 켜놓으면 그것 역시 볼거리라는 설명이다. 금액은 6000원으로 다른 네컷사진에 비해 조금 비싼 편이지만, ‘낭만값’으로 충분히 즐겨볼 만하다.
#수능 금지곡 하나 더 추가
안무가 카니와 샤이니 멤버 키가 한 ‘매끈매끈하다 매끈매끈한’ 챌린지. 인스타그램 bumkeyk’ 계정 캡처
설날과 추석 외에 매년 11월이면 돌아오는 ‘대국민 명절’, 바로 수능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험생을 위한 응원 행사와 마케팅이 준비됐다. 수능 금지곡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도 새로운 수능 금지곡이 탄생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알고리즘에서 한 번쯤 마주했을 법한 ‘매끈매끈하다 매끈매끈한’이다. 제목은 희한해 보여도 한 번 들으면 귀에서 맴돈다.
Z세대에게 사랑받는 안무가 카니가 한국어 수업을 들으며 ‘매끈하다’라는 단어를 외우려고 즉흥적으로 붙인 멜로디에서 쇼츠가 탄생했다. 다들 ‘매끈매끈하다 매끈매끈한’을 흥얼거리자 카니는 보이그룹 샤이니 멤버 키와 함께 짧은 안무로 챌린지도 만들었다. 의외로 춤이 고퀄리티다. 아이돌, 인플루언서, 캐릭터들도 챌린지에 참여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 수능도 끝났으니 수험생들도 마음 놓고 매끈매끈 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