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서울을 팔고 도쿄를 샀습니다’를 쓴 노윤정 백승 대표. 노윤정 제공
책 ‘서울을 팔고 도쿄를 샀습니다’를 쓴 노윤정 백승 대표가 10월 28일 기자에게 들려준 일본 부동산 투자 성공기다. 노 대표는 2021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꿈꾸던 ‘파이어족’이 됐다. 지인들의 부탁을 받고 알음알음 일본 부동산 투자에 관해 조언하다가 일본 부동산 투자 자문 회사 백승을 설립했다. 노 대표에게 일본 부동산시장 상황과 투자법을 물었다.
엔저 현상 심화할수록 외국인 매수세↑
일본 부동산시장의 ‘잃어버린 30년’은 옛말인가.“일본은 양극화가 한국보다 심하다.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오르는 곳만 오른다. 아직은 침체된 곳이 더 많아 ‘잃어버린 30년’이 끝났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수도권 신축 맨션(아파트) 가격은 2016년부터 오르기 시작해 2023년에 이미 버블 시기 최고가를 넘어섰다. 요즘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상승하고 있다. 신축 타워 맨션(주상복합 혹은 고층 아파트)이 상승세를 이끄는 모습이다. 요즘 도쿄에 있는 타워 맨션 분양가는 최소 20억 원부터 시작한다.”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을까.
“가능성이 있다. 엔저 현상이 심화할 거라는 얘기가 많다.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외국인투자자는 일본 부동산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매수 심리가 강해질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은행 VIP나 법인들이 일본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연락해오고 있다. 중국인과 대만인도 일본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
일본 월세도 많이 오르고 있다고.
“한국은 임대차계약을 갱신할 때마다 월세를 올리는 게 자연스럽지만 일본은 원래 그렇지 않았다. 한 번 들어가면 월세 변동 없이 한 집에서 평생 살 수 있다는 게 그간 일본인의 상식이었다. 그런데 요즘엔 상가 계약에서만 쓰이던 ‘정기 임대차계약’이 주택으로까지 확산했다. 이제는 일본인도 재계약일에 월세가 오를 거라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현금이 얼마나 있어야 도쿄나 오사카에 자리한 건물을 살 수 있나.

노 대표가 처음 샀던 도쿄 신주쿠 지역 건물을 팔고 매입한 스카이트리 인근 상업빌딩. 노윤정 제공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제재는 없나.
“지금은 없다. 그런데 최근 중국인이 비싼 타워 맨션을 사서는 공실로 놔두는 게 문제라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와 곧 제재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본은 임대사업을 하기 좋은 나라다. 주택이 늘어날수록 비용 공제 등 혜택을 준다.”
한국에 살면서 일본 부동산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을 듯한데.
“일본에는 ‘관리회사’라는 게 있어서 임대인이 부동산 관리를 위해 일본에 오래 머물 필요가 없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직접 소통하는 게 아니라, 관리회사가 월세를 받아주고 임차인의 불만도 대신 듣는다. 또 한국인은 3개월까지는 별다른 비자 신청 없이 체류가 가능해 일본을 편하게 드나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국보다 양극화 심한 일본 부동산시장
새로 산 건물은 상업빌딩이라고.“일본 관광업이 크게 성장할 거라고 생각해 지난해 도쿄 유명 관광지인 스카이트리 인근에 있는 3층짜리 건물을 샀다. 현재 1층에는 미용실, 2·3층에는 사무실과 헬스장이 들어서 있다. 맨션은 보증금이 2~3개월 치 월세 수준으로 적은데, 상업빌딩은 1년 치 월세만큼을 보증금으로 받을 수 있어 건물 매입에 ‘내 돈’이 적게 들어간다는 점이 좋았다.”
일본에서 ‘오르는 건물’을 알아보는 비결은.
“용적률이나 건폐율이 낮아 추후 재건축할 때 한 층이라도 더 지을 수 있는 건물이 좋다. 또 외국인이 좋아하는 도시 위주로 봐라. 한국인인 ‘내가 아는 곳’을 고르면 된다.”
일본 부동산에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은.
“한국에서는 대장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주변 신축 아파트가 오르고, 그다음 구축이 오르는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원리가 일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한국 부동산 투자를 하듯이 20억 원짜리 타워 맨션이 들어섰다고 해서 그 근처 맨션도 오를 거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안녕하세요. 임경진 기자입니다. 부지런히 듣고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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