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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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의 새로운 불씨 ‘틱톡금지법’ 美 하원 통과

세계 2위 미국 내 사용자 개인정보에 대한 중국 정부 접근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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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4-03-28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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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 [틱톡 제공]

    중국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 [틱톡 제공]

    “우리가 틱톡에 보내는 메시지는 중국공산당과 결별하지 않는 한 미국 내 사용자에 대한 접근 권한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공산당이 통제하는 바이트댄스와 관계를 끝내지 않는다면 미국에서 틱톡의 시간은 끝났다.”

    미국 하원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회 마이크 갤러거 위원장(공화당)이 3월 5일(현지 시간) ‘틱톡금지법’을 여야 의원들과 공동으로 발의하며 한 말이다. 틱톡은 중국 바이트댄스의 동영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미 정치권에선 틱톡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틱톡금지법이 3월 13일(현지 시간) 하원을 통과하고 다른 서방 국가들에서도 틱톡 단속이 잇따르면서 틱톡의 해외 사업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민간 영역서도 사용 금지되나

    3월 13일(현지 시간) 미국 하원에서 ‘틱톡금지법’이 찬성 352표, 반대 65표로 가결됐다. [미국 하원 본회의 생중계 캡처]

    3월 13일(현지 시간) 미국 하원에서 ‘틱톡금지법’이 찬성 352표, 반대 65표로 가결됐다. [미국 하원 본회의 생중계 캡처]

    미 하원은 3월 13일 틱톡금지법 표결에서 압도적 찬성을 나타냈다. 찬성 352표, 반대 65표로 여야가 초당적 지지를 보낸 것이다. 이 법안은 바이트댄스가 6개월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앱스토어 등에서 틱톡 다운로드와 업데이트를 막는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국 내 틱톡 사용자 수는 단일 국가 기준 2위인 1억7000여 명이다. 틱톡금지법이 현실화할 경우 틱톡은 중국 다음으로 가장 큰 시장을 잃게 된다.

    미 정치권은 틱톡이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틱톡은 미국 내 사용자의 아이피(IP) 주소 등 개인정보를 수집해 모기업 바이트댄스와 공유하는데, 지난해 전 바이트댄스 임원의 폭로로 중국 정부가 바이트댄스의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최고 접근 권한(supreme access)’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미 행정부는 연방정부 전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종사자가 공무용 전자기기에서 틱톡을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한 상태다. 이번 틱톡금지법이 시행된다면 앞으론 공공뿐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도 틱톡이 퇴출 수순을 밟게 된다.

    틱톡 측은 이 같은 미 정치권의 적대적 분위기를 해소하고자 공을 들여왔다. 지난 한 해 연방 로비 비용으로만 역대 최대 규모인 870만 달러(약 115억 원)를 지출했다. 그럼에도 틱톡금지법이 하원에서 가결되자 틱톡 측은 법안의 최종 관문인 상원을 상대로 저지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추 쇼우지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3월 12일(현지 시간) 상원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틱톡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직접 워싱턴DC 연방의사당을 찾았다. 만약 틱톡금지법이 상원에서도 통과된다면 틱톡 측은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상원 표결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틱톡금지법이 미 하원을 통과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월 14일(현지 시간) “국가 안보를 이유로 다른 나라의 우수한 기업을 자의적으로 탄압할 수 있다면 공정과 정의는 조금도 없는 것”이라면서 “완전히 강도 같은 논리”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캐나다·이탈리아도 틱톡 제재

    최근 틱톡은 다른 서방 국가들에서도 제재를 당하고 있다. 틱톡금지법이 미 하원을 통과한 직후 캐나다 정부는 틱톡의 자국 사업 확대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틱톡이) 캐나다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친다고 판단되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AGCM)는 3월 14일(현지 시간) 틱톡 측에 “미성년자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1000만 유로(약 145억 원) 벌금을 부과했다. 지난해 이탈리아 10대 사이에서 자신의 뺨을 꼬집어 멍을 만드는 ‘프렌치 흉터 챌린지’가 유행했는데, 이와 관련해 틱톡이 청소년으로 하여금 자해 집단행동을 모방하게 했다고 본 것이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3월 21일 전화 통화에서 “서방 국가의 틱톡 규제가 이어지면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작용이 나와, 또다시 미국 등 서방과 중국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 포르투갈 정부가 화웨이를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 공급업체에서 배제하자 올해 초 중국 배터리 기업 CALB가 포르투갈에 대한 투자를 유보한 것처럼, 같은 IT(정보기술) 분야가 아니더라도 다른 산업 분야로 갈등이 옮겨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연구원은 “다만 현재로선 틱톡금지법의 상원 통과 가능성, 이후 소송전에 소요되는 기간, 이 법안에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11월 대선 승리 여부 등 모든 것이 불투명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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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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