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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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장식미술의 거장 ‘라울 뒤피: 색채의 선율’展

예술의전당에서 9월 10일까지 개최… 경쾌한 붓질로 인생의 기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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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3-05-12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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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울 뒤피: 색채의 선율’展 포스터.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제공]

    ‘라울 뒤피: 색채의 선율’展 포스터.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 제공]

    서울 예술의전당과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가우디움어소시에이츠가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9월 10일까지 ‘라울 뒤피: 색채의 선율’전을 개최한다. 라울 뒤피 사후 70주기를 기념해 열린 이번 행사는 국내 최초 라울 뒤피 전시회다. 프랑스 니스시립미술관과 앙드레 말로 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뒤피 걸작들이 출품됐다. 뒤피 작품 소장가로 손꼽히는 에드몽 헨라드의 희귀 작품들과 뒤피의 대표작 ‘전기의 요정’을 석판화 기법으로 제작한 연작도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화려한 색감이 특징

    ‘깃발을 장식한 배들’(1946, 50×61㎝). [에드몽 헨라드 컬렉션]

    ‘깃발을 장식한 배들’(1946, 50×61㎝). [에드몽 헨라드 컬렉션]

    ‘기쁨의 화가’로 불리는 라울 뒤피(1877~1953)는 순수예술뿐 아니라 패션, 인테리어,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한 프랑스 화가다. 뒤피는 파리에서 벨 에포크(Belle E′poque) 시대를 거치며 다양한 예술적 영감을 받았다. 벨 에포크는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뜻으로,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전까지 유럽이 평화를 누리고 경제와 문화가 급속히 발전하던 시기다. 이 시기에 미술, 문학, 음악, 무용 등에서 혁신적인 예술 활동이 빛을 발했다. 당시 뒤피는 프랑스에서 인상파, 야수파, 큐비즘까지 다양한 예술 사조에서 활동하며 꽃, 풍경, 도시, 인물 등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주제를 자신만의 화려한 색감과 선율적인 붓질로 표현했다.

    뒤피 걸작 한자리에

    이번 전시는 뒤피의 삶과 작품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뒤피의 유화, 수채화, 구아슈(물과 고무를 섞어 만든 불투명한 수채 물감으로 그린 그림), 판화, 드로잉 작품은 물론, 그가 제작한 패턴을 활용해 만든 드레스 17벌을 포함해 작품 180여 점이 전시된다. 총괄 큐레이터인 에릭 블랑슈고르쥬 트루아미술관 관장 겸 프랑스 공공미술관 큐레이터협회 회장은 “이번 전시회에서는 뒤피의 전 생애를 통틀어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걸작들을 선보인다”며 “해외 유명 미술관에서도 보기 힘든 뒤피의 다양한 수채화는 물론, 패턴 작업이 담긴 구아슈 작품, 뒤피의 원단을 사용한 의상까지 선보임으로써 뒤피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밝혔다.

    라울 뒤피의 ‘자화상’(1945, 46.3×37.8㎝). [앙드레 말로 현대미술관]

    라울 뒤피의 ‘자화상’(1945, 46.3×37.8㎝). [앙드레 말로 현대미술관]

    ‘붉은 조각상이 있는 작가의 아틀리에’(1949, 80.7×100.1㎝). [앙드레 말로 현대미술관]

    ‘붉은 조각상이 있는 작가의 아틀리에’(1949, 80.7×100.1㎝). [앙드레 말로 현대미술관]

    이번 전시에는 뒤피 컬렉션으로 유명한 프랑스 앙드레 말로 현대미술관과 니스시립미술관이 다양한 뒤피 작품을 출품했다. 뒤피의 고향인 르아브르에 위치한 앙드레 말로 현대미술관은 뒤피가 말년에 그린 명작 ‘자화상’을 비롯해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붉은 조각상이 있는 작가의 아틀리에’ 등을 출품했다. 1961년 설립된 앙드레 말로 현대미술관은 뒤피의 작품과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이다. 뒤피의 아내 에밀리엔 뒤피는 뒤피 사후인 1962년 앙드레 말로 현대미술관에 뒤피의 작품 70여 점을 기증했다.

    ‘니스 부둣가 산책로의 카지노 앞을 지나는 두 대의 마차’(1926, 38×45㎝). [니스시립미술관]

    ‘니스 부둣가 산책로의 카지노 앞을 지나는 두 대의 마차’(1926, 38×45㎝). [니스시립미술관]

    ‘에밀리엔 뒤피의 초상’(1930, 99×80㎝). [니스시립미술관]

    ‘에밀리엔 뒤피의 초상’(1930, 99×80㎝). [니스시립미술관]

    뒤피의 대표작을 다수 소장하고 있는 니스시립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뒤피의 기량이 절정에 달한 1930년대 작품 ‘에밀리엔 뒤피의 초상’을 공개했다. ‘에밀리엔 뒤피의 초상’은 뒤피가 아내 에밀리엔의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인상파와 야수파 영역을 넘어 구축한 그만의 세계를 잘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이 밖에도 ‘니스 부둣가 산책로의 카지노 앞을 지나는 두 대의 마차’ 등 뒤피 대표작으로 칭송받는 작품들도 니스시립미술관에서 출품했다.



    ‘전기의 요정’ 석판화 국내 첫 공개

    ‘전기의 요정’ 석판화 연작 10번 중 1번(1954~1956, 100×62㎝). [에드몽 헨라드 컬렉션]

    ‘전기의 요정’ 석판화 연작 10번 중 1번(1954~1956, 100×62㎝). [에드몽 헨라드 컬렉션]

    이번 전시에서는 뒤피의 대표작 ‘전기의 요정’ 오리지널 석판화 연작 10점도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1937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파리전력회사가 뒤피에게 의뢰한 ‘전기의 요정’(1937)은 전기가 인류에 끼친 영향을 주제로 그린 벽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퀴리 부인, 벤저민 프랭클린, 토머스 에디슨 등 전기 관련 인물들이 등장한다. ‘전기의 요정’은 가로 60m, 높이 10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작품 중 하나로, 현재 파리 시립근대미술관에 영구적으로 보존 설치돼 있다. 뒤피는 1951년 이 작품을 대중이 감상할 수 있도록 석판화 작업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전기의 요정’을 판화로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단순화하면서도 새롭게 해석해 자신만의 철학을 담아냈다.

    벨기에 사업가 에드몽 헨라드가 평생에 걸쳐 수집한 뒤피 컬렉션도 만나볼 수 있다. 헨라드는 뒤피 가족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뒤피 작품을 평생에 걸쳐 수집한 컬렉터다. 헨라드는 이번 전시에 뒤피가 오트 쿠튀르 창시자인 디자이너 폴 푸아레와 협업으로 제작한 원단을 비롯해 패턴 디자인, 패턴을 위한 스케치, 뒤피 패턴을 사용한 의상 등을 출품했다.

    ‘라울 뒤피: 색채의 선율’전에서는 뒤피의 작품뿐 아니라, 음악감독 정예경이 선곡한 클래식 음악과 ‘전기의 요정’을 모티프로 제작한 미디어아트, 영화감독 장유록이 촬영한 뒤피의 일대기 영상도 선보인다. 또한 글로벌 스타인 배우 박보검이 오디오 도슨트로서 전하는 작품 오디오 가이드도 감상할 수 있다.



    한여진 기자

    한여진 기자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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