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나: 초원처럼 탁 트인 2030 놀이터. 밀레니얼 플레이풀 플랫폼.
2020년 7월 최악의 고용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취업시장 진입 계층인 20대 후반(25~29세) 취업준비생(취준생)의 실업률이 외환위기였던 1999년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멈추면서 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을 찾으려는 취준생들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청년의 실업률은 10.2%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역대 처음으로 10%대를 경신했다. 20대 청년 10명 중 1명은 일자리를 얻지 못한다는 얘기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점은 일할 능력이 있지만 구체적인 이유 없이 일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6월 통계 기준 ‘쉬었음’ 인구는 총 229만6000명으로 이 역시 역대 최고치다. ‘쉬었음’ 인구 증가는 모든 연령 계층에서 증가했지만 특히 20대(28.1%)와 30대(29.0%)에서 가장 크게 늘었다.
물론 청년층 취업만 힘든 건 아니다. 6월 취업자 수는 2705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2000명 감소하며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취업자가 넉 달 연속 줄어든 건 2009년 10월부터 2010년 1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감소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연령대로 보면 20대(-15만1000명), 30대(-19만5000명), 40대(-18만 명), 50대(-14만6000명) 등 전 연령층에서 취업자가 감소했다. 취업률이 증가한 연령대는 60대 이상이 유일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3만8000명이 증가했는데, 이를 두고 고용 전문가들은 “고용의 질이 저하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60대 이상 취업자 수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보건업, 사회복지서비스 등 정부가 만들어준 일자리가 많기 때문”이라며 “20, 30대 청년층 일자리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전시·컨벤션업계가 존폐 위기에 있다 보니 채용 공고도 많이 올라오지 않는다”며 “그동안 어학연수며, 인턴이며 나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는데 취업문을 열기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악화가 지속되면서 일반 대기업도 신규 채용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취준생 김모(29) 씨는 날마다 온라인 구직사이트에 들어가 새로 올라온 취업 정보를 확인하지만 예전만큼 구직에 적극적이지 않다. 김씨는 “그동안 하도 거절을 많이 당해 이제는 구직 의욕이 거의 바닥”이라면서 “대기업 취업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며 허탈해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기업들이 기존 정기공채에서 수시·인턴채용제로 바꾸고 있어 취업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더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채용 방식을 상시채용으로 바꾸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존 정기공채 방식으로는 적시에 적합한 인재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고, 세계적인 추세 또한 상시채용으로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년에 걸쳐 대기업 정기 공채를 준비해오던 취준생 처지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해마다 두 차례에 걸쳐 800여 명의 신입사원을 정기공채로 뽑았던 KT는 올해 3월부터 수시·인턴채용제로 축소했다. 1월부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한 금호타이어는 두 달 넘게 면접만 기다리던 지원자들에게 돌연 채용이 취소됐다고 통보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 밖에도 현대자동차, LG 등 주요 대기업이 정기공채 폐지를 발표하면서 취준생들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 언제, 어떤 기업의 채용 공고가 올라올지 몰라 조바심이 나기 때문이다. 김씨는 “하루 종일 구직사이트를 전전하다 보면 어떤 시도를 해도 안 될 것 같은 무기력증이 들고, 결국 다 포기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기업 수시채용은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고, 그것 자체가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아직 바뀐 시스템이 익숙지 않은 취준생들을 위해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자리를 찾을 가능성을 뜻하는 ‘일자리 도착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정식 취업 전 직무 경험을 할 수 있는 인턴 자리라도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날로 심각해지는 취업난에 구직 단념 경험까지 늘면서 청년층의 사회 진출은 점점 늦어지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층이 첫 취업하는 데 소요하는 기간은 평균 11개월이며 5개월~1년 미만은 49.6%, 1~2년 미만은 12%, 2~3년 미만은 10.8%로 지난해 비해 2%p 늘었다.
문제는 청년층의 입직(入直) 시기가 이후 생애단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층에서 구직 단념자가 늘고, 이들의 사회 진출이 늦어지면 소득불안정으로 결혼이나 출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구직 시기가 1년 늘어날수록 임금도 10%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이들이 구직 활동을 멈추지 않고 계속할 수 있도록 눈에 보이는 유인책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근로자 및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 안전망과 혜택을 강화하는 정책을 통해 기업이 아닌 직무 중심으로 일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안산시 안산일자리센터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벽에 걸린 채용 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청년의 실업률은 10.2%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역대 처음으로 10%대를 경신했다. 20대 청년 10명 중 1명은 일자리를 얻지 못한다는 얘기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점은 일할 능력이 있지만 구체적인 이유 없이 일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6월 통계 기준 ‘쉬었음’ 인구는 총 229만6000명으로 이 역시 역대 최고치다. ‘쉬었음’ 인구 증가는 모든 연령 계층에서 증가했지만 특히 20대(28.1%)와 30대(29.0%)에서 가장 크게 늘었다.
물론 청년층 취업만 힘든 건 아니다. 6월 취업자 수는 2705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2000명 감소하며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취업자가 넉 달 연속 줄어든 건 2009년 10월부터 2010년 1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감소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연령대로 보면 20대(-15만1000명), 30대(-19만5000명), 40대(-18만 명), 50대(-14만6000명) 등 전 연령층에서 취업자가 감소했다. 취업률이 증가한 연령대는 60대 이상이 유일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3만8000명이 증가했는데, 이를 두고 고용 전문가들은 “고용의 질이 저하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60대 이상 취업자 수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보건업, 사회복지서비스 등 정부가 만들어준 일자리가 많기 때문”이라며 “20, 30대 청년층 일자리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수시채용 전환에 자신감 더 떨어져”
20, 30대 청년층에서 ‘쉬었음’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건 실업자가 구직 단념자로 전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이은 취업 실패로 낙담한 이들이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있는 것. 서울 모 대학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박모(28) 씨는 “얼마 전 처음으로 취업을 포기해야 하나 싶은 절망감이 찾아왔다”고 털어놓았다. 대학 졸업 후 미국 컨벤션 관련 업체에서 1년간 인턴생활을 하고 돌아온 박씨는 전시·컨벤션 관련 분야에서 일하기를 원하지만 해당 업체 채용 공고가 가뭄에 콩 나듯 나와 취업문을 뚫기 힘든 상황이다.
박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전시·컨벤션업계가 존폐 위기에 있다 보니 채용 공고도 많이 올라오지 않는다”며 “그동안 어학연수며, 인턴이며 나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는데 취업문을 열기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악화가 지속되면서 일반 대기업도 신규 채용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취준생 김모(29) 씨는 날마다 온라인 구직사이트에 들어가 새로 올라온 취업 정보를 확인하지만 예전만큼 구직에 적극적이지 않다. 김씨는 “그동안 하도 거절을 많이 당해 이제는 구직 의욕이 거의 바닥”이라면서 “대기업 취업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며 허탈해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기업들이 기존 정기공채에서 수시·인턴채용제로 바꾸고 있어 취업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더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채용 방식을 상시채용으로 바꾸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존 정기공채 방식으로는 적시에 적합한 인재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고, 세계적인 추세 또한 상시채용으로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년에 걸쳐 대기업 정기 공채를 준비해오던 취준생 처지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해마다 두 차례에 걸쳐 800여 명의 신입사원을 정기공채로 뽑았던 KT는 올해 3월부터 수시·인턴채용제로 축소했다. 1월부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한 금호타이어는 두 달 넘게 면접만 기다리던 지원자들에게 돌연 채용이 취소됐다고 통보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 밖에도 현대자동차, LG 등 주요 대기업이 정기공채 폐지를 발표하면서 취준생들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 언제, 어떤 기업의 채용 공고가 올라올지 몰라 조바심이 나기 때문이다. 김씨는 “하루 종일 구직사이트를 전전하다 보면 어떤 시도를 해도 안 될 것 같은 무기력증이 들고, 결국 다 포기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구직 기간 1년 늘어나면 임금 10% 하락
취업 전문 사이트 잡코리아가 4년대 졸업 취준생 4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의 56.8%가 대기업 수시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수시로 채용 정보를 검색하고 지원할 기업과 직무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구직 활동 시간도 수시채용을 준비하는 취준생(3시간 15분)이 그렇지 않은 취준생(2시간 20분)보다 긴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들은 최근 기업의 달라진 채용전형 중 ‘대기업의 수시채용 확산’(54.2%)을 가장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기업 수시채용은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고, 그것 자체가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아직 바뀐 시스템이 익숙지 않은 취준생들을 위해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자리를 찾을 가능성을 뜻하는 ‘일자리 도착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정식 취업 전 직무 경험을 할 수 있는 인턴 자리라도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날로 심각해지는 취업난에 구직 단념 경험까지 늘면서 청년층의 사회 진출은 점점 늦어지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년층이 첫 취업하는 데 소요하는 기간은 평균 11개월이며 5개월~1년 미만은 49.6%, 1~2년 미만은 12%, 2~3년 미만은 10.8%로 지난해 비해 2%p 늘었다.
문제는 청년층의 입직(入直) 시기가 이후 생애단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층에서 구직 단념자가 늘고, 이들의 사회 진출이 늦어지면 소득불안정으로 결혼이나 출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구직 시기가 1년 늘어날수록 임금도 10%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이들이 구직 활동을 멈추지 않고 계속할 수 있도록 눈에 보이는 유인책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근로자 및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 안전망과 혜택을 강화하는 정책을 통해 기업이 아닌 직무 중심으로 일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