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 [뉴스1]
키워드 1 여전한 주택고령화
2000년 초만 해도 입주 5년 차 이내인 젊은 주택의 비중이 40%에 달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후 5년간 주택 공급이 위축되면서 2017~2018년 역대급 입주량에도 불구하고 올해 젊은 주택의 비중은 17%에 불과하다. 반면 입주 10년 차를 넘긴 고령주택의 비중은 어느새 72% 수준까지 급증했다(그래프2 참조). 고령주택이 80%에 달하는 서울 역시 2021년부터 입주량이 감소할 예정이다. 10채 중 2채에 불과한 젊은 주택은 희소가치로 인해 앞으로도 꾸준히 인기를 누릴 것이다.
키워드 2 심리는 반등, 여력은 부족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 전경.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그러나 이것이 서울 집값의 급등으로 이어지기엔 서울 아파트 매수를 위한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 집값이 바닥을 다지던 2013년에는 CSI가 100포인트에 도달하며 집값의 대세 상승을 알렸다. 그러나 당시 기대심리 반전이 대세 상승으로 이어진 것은 금융위기 후 5년간 하락한 집값 때문이었다.
반면 2019년 집값은 2013년의 2배를 넘어선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가격이 2000만 원을 넘어선 2017년부터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했는데, 때마침 정부가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강화해 유동성까지 조였다(그래프3 참조). 집값은 비싸졌는데, 대출까지 조이니 내 집 마련을 위한 ‘장벽’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지난해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10개 지역 가운데 5개 지역의 거래량은 전년 대비 80%나 감소했다(표 참조). ‘높아진 가격장벽’으로 매수세가 실종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 증여·상속 거래만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서울 부동산은 ‘물려받는’ 시장이 돼가고 있다.
따라서 최근 심리지표 반등은 역대급 가격 상승과 정부 규제에도 ‘급락은 없을 것이다’ 정도의 수준에서 해석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키워드 3 서울 집값 고정에 대한 전망
하반기 급등도, 급락도 없는 서울 재고 주택시장에서는 대출 규제 한도 내에서 적정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매수가 바람직하다. 분양시장에서는 ‘금융 혜택’이 곧 ‘프리미엄’이 될 것이다. 계약금 20%보다 ‘계약금 10%’, 중도금 자납보다 ‘중도금 집단대출’이 되는 분양 단지에 청약 수요가 몰릴 전망이다. 8억 원 넘는 서울 아파트 분양가를 감안할 때 계약금과 중도금 혜택은 무시하지 못할 프리미엄이다.
키워드 4 인천 재건축, 늦었지만 괜찮아
인천 계양테크노밸리에 1만7000가구가 공급되며 직주근접형 자족도시로 조성될 박촌동 일대. [뉴스1]
물론 인천은 송도와 청라, 그리고 최근 루원시티 같은 선망의 신도시들이 자리해 구도심 재건축의 인기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신도시의 3.3㎡당 평균 가격은 1400만 원 이상을 호가하며 아직 1000만 원대인 구도심 재건축과 격차가 크다. 실제 송도와 청라신도시의 경우 높은 시세 덕분에 인천 구도심보다는 서울과 경기에서 이주해온 가구가 상당하다. 결국 인천 재건축은 신도시와의 뚜렷한 ‘가격층’으로 실수요가 몰리면서 하반기에도 꾸준한 인기를 누릴 것이다.
키워드 5 2기 신도시를 달랠 ‘형평성 카드’
국토교통부(국토부)는 5월 7일 경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의 마스터플랜을 최종 발표했다. 발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국토부는 매우 바빠졌다. 3기 신도시 때문이 아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인천 검단, 경기 파주 운정 등 2기 신도시 주민들의 반발 때문이다. 3기 신도시 발표 후 국토부 장관은 2기 신도시 민심을 달래기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후 2기와 3기 신도시 교통망을 총망라한 ‘대도시권 광역교통망 기본구상’을 8월에 내놓기로 약속했다. 이 모든 게 한 달 사이 일어난 일이다. 2기 신도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정부의 절실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이제 한 달가량 남았다. 해당 구상안에는 아무래도 반발이 심한 검단신도시, 운정신도시 주민들을 위한 광역교통계획이 담길 개연성이 높다. 이미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 말미에 3호선 연장(파주 운정)과 5호선 연장(검단, 김포)에 대한 구상을 담아놓았다. 2기 신도시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경기, 인천이 아닌 ‘서울’로의 광역교통계획일 것이다.
국토부는 ‘대도시권 광역교통망 기본구상’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8번 회의했다. 2기 신도시 민심을 제대로 읽은 광역교통계획이 과연 나올 수 있을까. 수도권 서북부 집값의 향방은 8월에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