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21

..

AI가 운전자 졸음운전까지 관찰…더 똑똑해진 인포테인먼트

[조진혁의 Car Talk] 운전 습관을 데이터로 수집해 주행 패턴 파악… 차 안에서 OTT까지

  • 조진혁 자유기고가

    입력2024-01-04 09: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텔, 퀄컴, 엔비디아, 오픈AI 등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에서 보던 사명들을 앞으로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완성차 업체들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정보+엔터테인먼트: 자동차 계기판에 다양한 멀티미디어와 정보 서비스를 통합하는 기술)를 통해 자동차에서 누리게 될 새로운 경험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생소한 경험은 아니다. 디지털 디바이스에서 사용해온 기능들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퀄컴의 스마트 어시스턴트 기능이 좋은 예다. 운전자의 주행 습관을 데이터로 수집하고, 비슷한 주행 상황에서 운전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 자주 가는 코스 등을 추천하는 식이다. 또한 운전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하는지 살피기도 한다. 이처럼 똑똑해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는 탑승자에게도 더 나은 경험을 제시한다.

    AI가 운전자 성향 파악하는 벤츠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클래스 실내 인테리어. [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클래스 실내 인테리어. [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메르세데스벤츠는 신형 E-클래스에서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개했다. 특징은 전용 운영체제인 MB.OS가 탑재됐다는 것이다. PC처럼 하나의 프로세서로 컴퓨팅 기능들을 처리하기 때문에 시스템과 디스플레이의 연결성 및 호환성이 안정화됐다. 나아가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도 가능하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엔터테인먼트, 게임, 오피스 프로그램, 인터넷 브라우저 사용이 원활해진 것이다. 다양한 서드파티 앱을 사용하려면 여러 창이 필요하다. 따라서 디스플레이의 질적 향상도 요구된다. 신형 E-클래스는 MBUX 슈퍼스크린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 MBUX 슈퍼스크린은 중앙 디스플레이와 조수석 스크린에 모두 제공된다. 중앙 디스플레이에는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띄워놓고, 조수석 디스플레이에는 엔터테인먼트 앱을 실행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AI를 활용한 기능도 제공된다. 반복적인 상황을 경험한 AI가 운전자 성향을 파악하고, 자동으로 운전자 맞춤형 기능을 추천하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를 ‘루틴’이라고 정의하는데, 운전자는 표준 루틴 템플릿을 선택하거나 루틴을 생성할 수 있다. 이는 자동차가 제공하는 좀 더 개인화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고화질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원활히 즐기도록 통신 모듈은 5G(5세대)를 탑재했다.

    제네시스 GV80의 뒷좌석 스마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 현대자동차 제공]

    제네시스 GV80의 뒷좌석 스마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 현대자동차 제공]

    국산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강화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LG전자와 함께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기능을 높였다. 집에서와 마찬가지로 고화질·고음질 유튜브 콘텐츠를 차 안에서 디스플레이를 통해 즐길 수 있다. 가장 먼저 적용될 모델은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 GV80 부분 변경 및 GV80 쿠페 모델이다. 중앙 디스플레이는 물론이고, 2열 스마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서도 유튜브 콘텐츠 시청이 가능하다. 특징은 좌석마다 각기 다른 유튜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독립 제어된다는 점이다. 탑승자는 주행 중에도 고화질 스트리밍 영상을 감상할 수 있지만, 전면 내비게이션 화면은 안전을 위해 오직 주차된 상태에서만 시청이 가능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왓챠, 웨이브, U+모바일tv 등과 협력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차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영역이 확장되는 것이다.

    차에서 즐기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

    스마트폰과의 연동에 힘쓴 포르쉐 신형 파나메라. [포르쉐 제공]

    스마트폰과의 연동에 힘쓴 포르쉐 신형 파나메라. [포르쉐 제공]

    신형 차량에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디스플레이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포르쉐 신형 파나메라는 디지털 환경을 필수로 고려하면서 스마트폰과의 연동에 힘을 쏟았다. 스마트폰에서 마이 포르쉐 앱을 실행해 차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앱과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통합해 디지털 기능도 최적화했다. 예를 들어 마사지 시트, 에어컨, 앰비언트 라이트 등 차량 내 편의 기능을 시리 음성 비서로 제어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애플 카플레이에서도 조작이 가능하다.



    다소 투박한 디지털 기능으로 평가받았던 지프 랭글러도 부분 변경을 통해 변화를 시도했다. 역대 랭글러 중 가장 큰 12.3인치 터치스크린을 장착했으며, 이전보다 최대 5배 빠른 유커넥트 5 시스템을 탑재했다. 넓고 선명한 화면에서 더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여기에 티맵 내비게이션도 내장해 주행 편의성을 강화했다.

    자동차의 향상된 컴퓨팅 기능은 인포테인먼트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주행 상황에서 더 민첩하게 반응하는 주행보조기능, 정밀하게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탐색하는 주행안전기능 등도 차세대 프로세서의 영향을 받고 있다. 자동차의 디지털 경험 증강 흐름은 이제 시작이다. 2024년 출시될 자동차들은 더 강화된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