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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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탕약과 침으로 척추 바로 세웠다

환자 특성에 맞춰 근육, 힘줄, 인대 강화 … 다양한 운동요법도 병행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10-08-30 13: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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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춤 탕약과 침으로 척추 바로 세웠다

    장덕한의원 장진평 원장이 척추관협착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인균(36) 씨는 최근 어머니(63)를 모시고 외출했다가 교통사고를 당할 뻔했다. 백화점 앞 횡단보도를 건너는 도중 신호가 바뀌었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다리를 절뚝거리며 걷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지나가는 차들을 피해 간신히 횡단보도를 건너긴 했지만 놀란 가슴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어머니는 허리부터 엉덩이, 허벅지와 종아리까지 타고 내려가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한 발자국 떼는 것도 힘에 부쳐했다. 여름이 시작되면서부터 통증이 나타났지만 어머니는 ‘나이 탓이려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날 이후 덜컥 겁이 난 아들 송씨는 병원에 가자고 권유했지만, 어머니는 선뜻 따라나서지 않았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허리병을 한방으로 치료한다는 장덕한의원이었다. 송씨의 어머니를 진찰한 장덕한의원 장진평 원장은 “중년 이후 많이 나타나는 척추관협착증 증상”이라며 “초기 증상을 무시하고 통증이 심해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 있거나 걸을 때 통증과 무기력

    강남구 서초동에 자리한 장덕한의원은 원래 오십견을 비롯한 관절 치료로 명성이 자자한 곳으로, 오랜 시간 쌓아온 관절질환에 대한 노하우를 다양한 척추질환 치료에 접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의학 원리를 이용한 척추 치료는 척추질환 중에서도 척추관협착증에 좋은 성과를 낸다. 전형적인 퇴행성 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은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증상이 매우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앉거나 누워서 쉴 때는 통증이 없거나 덜한데, 서 있거나 걸으면 다리 쪽으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허리 아래쪽과 엉덩이가 뻐근하고 아프다가 차츰 사타구니, 허벅지, 종아리와 발목까지 내려오면서 저리고 쑤신다. 심해지면 고무다리를 붙여놓은 것처럼 감각이 무뎌지고, 걷다가 다리에 힘이 빠지기도 한다. 협착증이 진행될수록 통증 없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차 줄어들어 심할 경우 20~30m 걷기도 힘들다. 장 원장은 “협착이 심해지면 엉덩이가 아프고 배겨서 바로 눕거나 엎드려 잘 수도 없다. 발바닥이 화끈거리거나 시리고 감각이 무뎌지며, 걸을 때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 안에 있는 인대가 노화로 두꺼워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한의학에서는 척추관협착증을 크게 노화 과정에서의 신허(腎虛)와 만성 손상에 의해 발생한다 보는데 그 밖에 풍한습(風寒濕)의 사기와 어혈도 원인으로 짚는다. 때문에 신장의 기운을 북돋아주고 여러 원인으로 탄력을 잃고 두꺼워진 척추 주변 인대의 기능을 회복시켜 줌으로써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한다. 이것이 바로 장덕한의원의 ‘해강요법’이다.

    해강요법은 뼈를 지탱하고 움직이는 힘을 제공하는 근육(muscle), 뼈와 근육을 견고하게 연결하는 힘줄(tendon), 그리고 뼈와 뼈를 연결해 척추의 형태를 유지해주는 인대(ligament) 등이 건강해야 한다는 지점에서 출발한다. 근육, 힘줄, 인대가 제 기능을 하면 변형된 척추가 제자리를 잡고, 척추 자체도 튼튼해진다는 논리다. 장 원장은 “해강요법에는 한약 처방, 침 치료, 수기 치료, 슬링(sling) 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함께 사용되는데 척추관협착증뿐 아니라 척추관절 질환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근육, 힘줄, 인대가 제자리를 잡으면 척추관은 물론 다른 척추기관도 튼튼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맞춤 탕약과 침으로 척추 바로 세웠다

    1 척추 상태 촉진(觸診). 2 해강 침 치료. 3 해강 운동 치료.

    한의학 특성 살린 ‘해강요법’

    해강요법의 핵심은 개인별 맞춤 한약이다. 먼저 환자의 힘줄 상태를 진단한 다음, 환자 개개인의 증상에 따라 힘줄의 유연성을 회복시키고 강화해주는 한약을 처방한다. 이때 한약재는 검증된 것만을 이용해 개인의 병증과 체질, 허실(虛實)에 따라 처방한다. 척추관절 주변의 기혈순환, 영양공급 등을 촉진함으로써 손상된 근육과 인대, 연골, 뼈의 회복을 돕는다. 이와 함께 몸 전체의 신진대사를 회복시키고 침 치료의 효과를 오래 지속시켜 주는 기능도 한다. 이런 한약은 허리와 복부, 그리고 등 전체의 근육 및 연골 강화를 도와 장기적으로 재발을 예방한다.

    장 원장은 “한의학적인 치료의 최대 장점은 원인과 증상에 따른 맞춤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같은 질환이라도 환자마다 체질과 건강상태, 생활습관 등이 다른 만큼 증상과 원인도 다르다. 당연히 똑같은 처방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장덕한의원은 기존 한약의 불편을 보완하고자 제약회사와 연계해 환약 형태의 한약을 개발하기도 했다. ‘한약은 먹기 불편하다’는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서다.

    한약으로 내부적인 치료를 한다면, 외부 치료는 침을 통해 이뤄진다. 해강침 요법은 굳어진 힘줄의 어혈을 풀어주고, 몸의 좋은 기운이 통증 부위에 모이게 해 기혈 흐름을 원활히 함으로써 증상을 완화한다. 해강침 요법도 개인별 맞춤치료가 이뤄지는데, 침 치료 시 환자 스스로 걷거나 움직여서 통증 부위에 침의 기운을 모이게 해(동기침법) 힘줄과 인대, 근육 주변의 통증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키는 것이다. 이때 시술하는 침의 개수 역시 증상과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장 원장은 “철저한 맞춤치료는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신뢰를 높이고, 환자가 치료에 적극적이게 만들어 심리적인 만족도가 높다. 이는 치료 기간의 단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약, 침 치료와 더불어 해강요법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운동요법이 병행된다. 척추관절은 우리 몸의 움직임과 관련된 기관인 만큼, 반복적인 운동치료로 힘줄과 근육을 더욱 강화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약과 침이 힘줄과 근육의 뿌리를 튼튼하게 한다면, 운동요법은 힘줄과 근육이 오랫동안 잘 유지될 수 있도록 땅을 다지는 것과 같은 기능을 한다. 하지만 과도하거나 잘못된 운동은 오히려 부상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전문 운동치료사의 지도에 따라 단계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장덕한의원은 이런 단계적 치료와 질환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전문 운동치료사가 다양한 운동치료법으로 환자들의 치료를 돕는 운동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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