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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 뉴 트렌드 ⑥

협력사와 동반성장 공급망 CSR 중요해졌다

관리 부실에 따른 유무형 피해 눈덩이…회사 정책 및 행동규범 공유에도 관심

  • 문성화·양대권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 연구원 dkwyang@kpc.or.kr

협력사와 동반성장 공급망 CSR 중요해졌다

다국적 기업은 물론 국내 대기업부터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CSR)이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과 학계 등에서 CSR 이행을 위한 다양한 실행 방안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 규모와 영향력이 과거의 국가 수준으로 확대됨에 따라 문제가 발생했다. 아웃소싱이 증가하고 구매 품목이 다양해졌으며 공급시장이 복잡해진 것. 이 때문에 자사에 국한된 CSR 노력은 한계를 드러낸 상황이다.

실제로 공급망(Supply Chain) CSR 관리 부실로 유무형적 손실을 입은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공급망 CSR는 글로벌 대기업이 협력사 측에 자사와 같은 수준의 윤리기준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는 의미다.

자사와 같은 수준의 윤리기준 촉구

공급망 CSR 관리 부실의 대표적 사례로는 2013년 4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외각 사바르에서 발생한 라나플라자 붕괴사고를 들 수 있다. 건물에 입주한 대다수가 의류공장인 라나플라자에서는 사고 며칠 전부터 건물에서 균열이 발생하는 등 이상 징후가 있었지만 의류 납품 기한을 맞추려는 공장주의 무리한 운영으로 건물이 붕괴하면서 1000명이 넘는 하청업체 근로자가 사망했다.



라나플라자에서 생산하는 의류는 프라이마크, 베네통, 망고, H·M 등 총 27개 글로벌 브랜드 업체에 납품되고 있었다. 이 붕괴사고로 방글라데시 봉제의류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저임금 및 낙후된 근무환경에 대한 비판과 함께 패스트패션 글로벌 브랜드 업체들의 CSR 문제가 제기됐다. 비판 여론이 확산됐음은 물론이다. 이에 해당 업체들은 방글라데시의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해 기금 30억 원을 조성했고, 일부는 방글라데시에서 사업장을 철수하는 등 공급망 CSR 관리 부실에 따른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2014년 8월 대만 폭스콘 내부에서 발생한 직원 간 살인사건도 공급망 CSR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대표적 사례다. 폭스콘은 세계적 기업인 애플의 주요 하청업체였다. 이 사건은 애플 신제품인 아이폰6에 대한 보안이 강화된 이후 근로자 인권을 무시한 보안요원의 지나친 몸수색이 직원 간 다툼으로 번져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애플에 직접적 책임이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2010년 폭스콘 직원의 자살사건에 대한 책임과 관련해 애플에 쏟아진 강한 비판 여론과 제품 불매운동을 봤을 때 이번에도 책임론과 기업 이미지 실추를 피하긴 어려울 것이다.

공급망 CSR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전자산업 등 글로벌 이니셔티브에서의 공급망 CSR 관리 요구가 높은 산업군을 제외하면 대다수 기업이 동반성장 또는 환경 분야에 국한된 활동을 하거나 도입 단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기업과 담당자는 공급망 CSR 강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광범위한 공급망 CSR 관리 방안 △공급망 관리의 효율성 △관리 정책, 프로세스 등 실행 방안 △협력업체의 자발적인 CSR 추진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문제를 갖고 있다.

먼저 공급망 CSR 관리를 강화하려면 협력업체 지원에만 집중된 CSR 관리 영역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2011년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과 지수 결과 발표로 각 기업은 동반성장과 관련된 위원회 및 전담부서 등을 신설하고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협력업체 지원 노력은 환영할 부분이지만, 그동안은 협력업체 지원에만 국한해왔다는 한계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각 그룹사를 중심으로 인권, 노동, 윤리 같은 사회적 리스크 영역과 더불어 자원 및 에너지 사용, 온실가스와 폐기물 배출 등의 환경적 리스크 영역을 포함한 공급망 정책 및 평가기준 등의 수립을 통해 관리 범위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스웨덴 의류유통 브랜드 H·M은 2011년부터 공급망 CSR 관리를 위해 기업 투명성, 아동 및 여성 인권, 안전 및 보건, 환경, 작업장 환경 등 10개 영역 약 100개 지표로 구성된 ‘Index Code of Conduct’ 기준을 수립해 체계적인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더불어 평가기준과 개별 기업의 평가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해 평가 투명성을 제고한다.

가용 인력과 시간 자원은 제한적

공급망 CSR 관리에서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수많은 공급업체를 관리하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시간적 자원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이슈를 해결하고자 각 기업은 다양한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 발전시켜왔다. 자체적인 CSR 평가기준을 두고 거래 규모, 사업 리스크 강도 등을 평가해 우선순위에 따라 관리 대상을 설정, 관리하거나 인접 지역 또는 동종업계의 공동 관리 노력으로 이를 해결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바스프(BASF)는 동종업계(화학산업)의 바이엘(Bayer), 헨켈(Henkel) 등 총 8개 업체와 함께 ‘Together for Sustainability(TFS)’ 이니셔티브에 참여해 협력회사의 평가, 감사를 공동으로 실시하고 결과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공급망 내 업체를 대상으로 한 일관된 정책 또는 행동규범(suppliers’ code of conduct)을 통해 협력업체가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자사 정책을 공급망까지 확대하는 것도 공급망 CSR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선결 조건 가운데 하나다. 필립스는 신규 등록 업체가 자신의 지속가능 정책에 부합하는지를 사전 평가를 통해 조사하는 한편, 기존 협력업체를 대상으로는 일관성 있는 정책을 공유하기 위해 EICC(Electronic Industry Citizenship Coalition) 행동규범을 통해 정기적인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EICC 행동규범은 전자산업 내 기업들이 안전한 작업 환경 구축, 근로자 존중, 환경친화적·윤리적 기업 운영을 도모하고자 협의체를 구성해 제정한 것으로 노동, 보건·안전, 환경, 기업윤리, 경영 시스템과 관련된 표준을 제시한다(표 참조).

마지막으로는 협력업체 스스로 CSR 활동을 촉진하고 그 결과가 자사의 공급망 CSR 리스크를 낮출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이슈가 남아 있다. 일반적으로 공급망 관리에서 선도적인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 CSR 문제를 예방하고자 △공급업체 CSR 행동규범 적용→△공급업체 CSR 자가평가→△현장 실사→△개선→△재감사→△공급업체 지원 같은 프로세스를 구축해 관리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앞서 언급한 협력업체의 우선순위를 통해 평가가 낮은 업체를 계약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원해 우수 공급망 업체 확대를 통한 자사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는 점이다. 2011년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에서 실시한 국내 중소기업 CSR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CSR에 대한 인지 정도(83.6%)와 비교했을 때 CSR 추진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경로는 주로 신문, 방송 및 미디어(41.8%) 또는 정부 산하기관(22.4%) 등으로 나타났다. CSR에 대한 인식에 비해 정보를 얻는 채널이 매우 제한적이었던 것. 적극적인 CSR 정보 지원이 이뤄진다면 협력업체로의 CSR 확장은 기대보다 더 빠르게 이뤄질 것이다.

협력사와 동반성장 공급망 CSR 중요해졌다
생산비 절감과 사업 안전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공급망에서의 CSR 요소를 비용, 평판, 리스크 관리 차원을 넘어 사업 경쟁우위 요소로 규정하고 공급망 CSR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월마트에서는 기존 공급업체 평가기준에 CSR 요소 중 하나인 제품별 효율적 포장기준 준수사항을 신설하고 업체를 선정할 때 반영함으로써 공급망 CSR 관리를 강화했다.

그 결과 작고 규격화된 제품포장으로 공급업체들은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어 사업 안정성이 증대했고, 월마트는 제품 진열 횟수 감소로 재고 감소와 물류비 저감 효과를 거뒀다. 수치상으로는 2008년 대비 2013년 5% 이상의 포장재 절감 효과가 있었으며, 폐기물 및 포장재 감축 효과로 화물적재량이 늘어나면서 34억 달러의 물류비를 절감하고 66만여t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었다.

공급망 CSR 관리의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기업은 체계를 구축하고 인력을 투입하는 등 다양한 기업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이 자사의 사업 특성을 고려한 공급망 CSR 관리를 전략적으로 추진한다면 협력업체와의 긴밀한 협업관계 속에서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 다양한 유무형적 가치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공급망 CSR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주간동아 964호 (p43~45)

문성화·양대권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 연구원 dkwyang@kp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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