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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미스터리를 넘어 02

다른 곳서 타살 후 옮겨졌나

유병언 전 회장 18일 만에 80% 이상 부패 의혹 등 외부 영향 배제 어려워

  • 한상진 ‘신동아’ 기자 reenfish@donga.com

다른 곳서 타살 후 옮겨졌나

다른 곳서 타살 후 옮겨졌나

7월 2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이송되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왼쪽). 같은 날 전남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이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전남 순천시 서면 인근 매실밭을 정밀 현장 감식하고 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 원인을 두고 타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타살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시신 상태가 자살이나 자연사라고 하기엔 상당히 부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6월 12일 발견 당시 80% 이상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유 전 회장의 생존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5월 25일 직후 사망했다 해도 18일 만에 그 정도로 부패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자연 상태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도 많지만 다른 외부 영향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DNA 검사와 지문을 통해 유 전 회장이라는 사실이 이미 확인됐지만, 살아 있을 당시 유 전 회장보다 시신 키가 크다는 점, 다리를 쭉 뻗은 상태에서 사망했다는 점도 의문을 남긴다. 저체온증이나 돌연사 같은 자연사, 독극물 등에 의한 자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시신 상태에 비해 시신 주변을 둘러싼 풀 모양이나 형태가 너무 깨끗하다는 점도 의문이다. 사망 이후 시신이 옮겨졌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유 전 회장의 시신은 발견 당시 목과 몸이 완전히 분리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를 근거로 일부 전문가는 외부 충격에 의해 신체가 훼손됐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경찰은 24일 시신 수습 과정에서 분리됐다고 주장했다. 지갑이나 돈 등 도피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물품이 전혀 발견되지 않은 점도 의문을 남긴다. 과학수사 전문가인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타살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해야 한다. 발견 당시 시신 상태가 자살이나 자연사라고 하기엔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이 쓰던 안경이 발견되지 않은 점도 의혹을 낳는다. 법의학 전문가인 박대균 순천향대 의대 교수는 7월 23일 전화통화에서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는 사인을 알기 힘들다. 80% 이상 부패가 진행됐다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평소 안경을 쓰던 유 전 회장의 안경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은 솔직히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7월 24일 경찰이 유 전 회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안경을 시신 발견지에서 1.5km 떨어진 곳에서 찾았다고 밝혔지만 다른 사람의 안경일 개연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 가방 등 유류품도 부자연스러워



이 밖에도 타살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는 많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갑이나 돈, 안경 같은 생활필수품은 발견되지 않은 반면 오히려 도피에 불필요해 보이는 술과 스쿠알렌병, 자신의 자서전 제목(‘꿈같은 사랑’)이 적힌 천 가방 등이 발견된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주장이다. 누군가 자살로 위장하려고 유류품을 시신 발견 장소에 전시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임 교수는 “유 전 회장 시신에는 외상이 전혀 없다. 만약 자살이라면 독극물을 이용한 자살 정도를 예상할 수 있는데, 만약 그렇다면 반듯이 누운 자세로 발견되긴 어렵다. 고통으로 몸부림치다 웅크린 자세로 발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의혹이 나오지만, 자살 혹은 타살을 특정할 근거는 아직 희박하다. 목과 몸이 분리된 채 발견된 점과 발견 당시 유류품, 시신 상태만으로는 타살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박 교수 또한 “시신 부패 상태로 봐서 사인을 밝혀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948호 (p12~12)

한상진 ‘신동아’ 기자 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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