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89

2017.05.24

이지현 약사의 ‘똑똑한 약 이야기’

손톱 6개월, 발톱 1년 꾸준히 치료해야

불청객, 손발톱 무좀

  • 동국대 약대 외래교수 pharmdschool@gmail.com

    입력2017-05-22 16: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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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이 더워지면 발가락이 드러나는 샌들을 신는 사람이 많다. 여성은 페디큐어로 발톱에 멋을 부리기도 한다. 그런데 간혹 변색되고 두꺼워진 발톱을 가릴 용도로 페디큐어를 활용하는 사람도 있다. 발톱이 변형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손발톱 무좀이다. 손발톱 무좀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감염성 질환인데도, 대부분 심미적인 문제 정도로 받아들이곤 한다.

    손발톱 무좀의 원인은 곰팡이균이다. 그중에서도 ‘백선균’에 의해 가장 많이 발생한다. 백선균은 신체 어느 부위에나 감염될 수 있는데, 가장 흔히 발생하는 부위가 손발톱이다. 남성 약 39%, 여성 약 53%가 손발톱에 백선균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특히 여성은 네일케어, 불편한 구두 착용 등으로 인한 외상이 원인이 돼 감염률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 밖에도 백선균 감염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자와 당뇨 환자, 순환기 질환자 등이 특히 감염에 취약하다. 대중목욕탕, 수영장, 샤워시설 등을 맨발로 이용하다 감염될 수도 있다.

    손발톱 무좀을 ‘조갑진균증’이라 부르는데, 이 질환이 생기면 손발톱이 불투명하게 변색되고 두꺼워지거나 잘 부서진다. 손발톱 전체가 하얗게 변색되거나 손발톱 위에 선명한 노란색 띠가 생기기도 한다. 가끔 외상으로 인한 발톱 변형을 무좀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임의로 약을 사용하기에 앞서 가까운 병원에 들러 검사받기를 권한다. 간단한 진균 검사로 조갑진균증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다.

    손발톱 무좀이 확진되면 국소적으로 바르는 치료제와 경구용 항진균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손발톱 무좀 증상에 ‘무좀 연고’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효과가 없다. 손톱과 발톱은 약물이 통과하기 매우 어려운 부위다. 따라서 약물이 쉽게 흡수되도록 만든 ‘네일래커’를 사용해야 한다. 국소적으로 도포하는 네일래커 또한 경구용 치료제보다 효과가 미미하므로, 감염이 50~60% 이상 진행된 경우에는 항진균제 복용을 병행해야 한다.

    경구용 항진균제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환자의 건강 상태, 치료제 부작용, 현재 복용 중인 다른 약 등을 고려해 처방한다. 일부 약제는 장기간 복용 시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간 기능을 검사하면서 투약해야 한다. 효능이 강력한 항진균제도 손발톱 무좀 치료 성공률은 20~30%대로 낮은 편이다. 많은 사람이 완치되기 전 중도에 치료를 중단하기 때문이다. 손발톱 무좀을 완전히 없애려면 손톱은 6개월, 발톱은 9~12개월가량 꾸준히 약물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



    네일래커는 감염이 심하지 않을 때, 경구용 약물 치료의 효과를 높이고자 할 때, 또 재발 방지 목적 등으로 사용한다. 제품별로 성분이 각기 다른데 크게 수용성, 불용성으로 구분된다. 수용성 네일래커는 흡수율이 좋은 반면 매일 발라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불용성 네일래커는 손발톱 겉면을 갈아내고 도포해야 하지만 일주일에 1~2회만 사용하면 된다. 성분별, 제형별 약물 치료 효과는 여러 연구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다만 약물에 대한 반응은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므로 본인에게 약효가 좋고 사용하기 편한 제품으로 선택하면 된다.

    손발톱 무좀은 치료 후 재발률이 높으므로 평소 생활습관을 잘 관리해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발을 늘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고, 공공샤워시설에서는 맨발로 다니지 않으며, 공용 슬리퍼 대신 개인 슬리퍼를 사용해야 한다. 또 샤워 후 손발톱이 유연할 때 손발톱을 깎되 손톱은 동그랗게, 발톱은 일자로 자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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