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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으로 들어온 한 권

5000년 지혜 우리 몸 살린 한의학 이야기

낮은 한의학

5000년 지혜 우리 몸 살린 한의학 이야기

5000년 지혜 우리 몸 살린 한의학 이야기

이상곤 지음/ 사이언스북스/ 352쪽/ 1만5000원

지금 한의학계와 의료계는 6월 개정한 ‘한의학 육성법’으로 얼굴을 붉히고 있다. 이 법은 한의학의 정의를 “우리 선조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을 기초로 하거나 이를 과학적으로 응용 개발한 한방 의료 행위와 한약사(韓藥事)”라고 했다. 한의학계는 ‘현대화한 전기 침 또는 레이저 침을 사용해 시술하거나, 한약을 현대적으로 응용해 신약을 개발할 수 있어 한방의 현대화 길이 열렸다’며 반색하지만 의료계는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용인해 한의사의 불법 의료 행위를 조장할 것’이라며 강력 반발한다.

“우리가 이렇게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는 대립을 하는 동안 미국과 유럽에서는 수십만 명의 의사가 침술을 치료에 응용하고, 다국적 제약 업체에서는 한의학의 본초학 고전인 ‘신농본초경’을 뒤지며 신약 개발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한의사로 이명(耳鳴)과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에서 명성을 얻은 저자는 현재의 의료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서양의학의 지식과 한의학의 지혜를 결합하면 우리 의학이 크게 성장할 수 있다”며 역사적, 일상적 임상 사례를 통해 한의학과 현대의학의 접점을 모색한다.

세종대왕은 무슨 이유로 눈이 멀었을까. 드라마 ‘세종’에서는 “한글 창제를 위한 열정적인 노력 때문에 눈이 멀었다”고 미화했지만 진실은 따로 있다. 세종의 시력을 앗아간 병은 ‘강직성 척추염’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 관절의 인대와 힘줄이 유연성을 잃고 굳으면서 움직임이 둔해지는 병을 말한다. 1435년(세종 17) 세종은 강직성 척추염의 아픔과 고통을 호소하며 중국 사신과의 전별연에 불참했다. “내가 조금 불편하기는 하나 예(禮)는 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등이 굳고 꼿꼿하여 굽혔다 폈다 하기가 어렵다.” 1439년(세종 21)엔 강직성 척추염이 심해지면서 눈병까지 생겼다. 문서 보는 것을 힘겨워하던 세종은 이후 온천 치료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결국 시력을 잃고 말았다.

여름철 냉방병은 왜 생기고 예방법은 없을까. 냉방병은 몸에 균형이 깨지면서 발병한다. 체력이 약한 사람은 코에 들어오는 에어컨 바람을 0.25초 만에 36.5℃로 데우지 못해 코가 맹맹해지거나 콧물이 나온다. 냉방병 치료법 중 가장 좋은 것은 적당한 일광욕이며, 가장 좋은 예방법은 운동이다. 체온은 대부분 근육에서 생기기 때문에 운동으로 체온을 올리면 코의 온도 조절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책은 이 밖에 한의학 지혜와 현대의학 지식을 결합한 공진단, 경옥고, 우황청심환 등 다양한 약물과 한약재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는다. 또한 경락과 면역 림프계 연결, 침술의 신경과학적 효과 등의 내용으로 재미를 더한다. 그러나 한의학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잘못된 처방과 치료에 대해서는 따끔한 질책도 잊지 않는다. 사스는 물론 에이즈와 암까지 뜸으로 처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단체들의 오류를 한의학적으로 반박한다.

“이제는 과학과 현대의 눈으로 한의학의 지혜를 읽고 환자를 치료하고 다가가야 한다. 한의학의 신비화는 한의학의 미래를 가로막는 것”이라는 저자의 지적에 공감이 간다.



주간동아 799호 (p7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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