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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인터뷰

“괴물과의 싸움 강한 여자 캐릭터 신나고 짜릿했죠”

영화 ‘7광구’의 여전사 하지원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괴물과의 싸움 강한 여자 캐릭터 신나고 짜릿했죠”

“괴물과의 싸움 강한 여자 캐릭터 신나고 짜릿했죠”


“하지원 씨는 언제부터 이렇게 예뻤어요?”

하마터면 그리 물을 뻔했다. 화사한 메이크업에 아이보리색 원피스를 입고 나타난 하지원(33)은 아름답고 섹시했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파티 장면에서 김주원과 춤추던 길라임처럼.

이목구비가 오밀조밀하고 선명했다. 얼굴은 자그맣고 팔다리가 길었다. 피부는 까무잡잡했다. 건강미가 넘쳤다. 무엇보다 생기발랄하면서도 풍부한 표정이 매력적이었다. 보면 볼수록 끌리는 마스크랄까. 배우생활도 모범적이다. 연기활동은 등한시하면서 CF 출연을 주업으로 하는 부류와는 격이 다르다. 1년 중 대부분의 시간을 연기에 할애하고, 어떤 캐릭터든 맞춤옷처럼 소화한다.

그가 주연한 영화 ‘해운대’가 2009년 1000만 관객을 동원하고, ‘시크릿 가든’이 올 상반기 최고의 사랑을 받은 드라마라는 건 우연이 아닐 터. 신작 ‘7광구’도 올여름 가장 기대되는 영화로 떠올랐다. 7광구는 제주도와 일본 규슈 사이의 대륙붕에 위치한 해저 광구다. 40여 년 전 이곳은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국민을 산유국의 꿈에 부풀게 했다. 지금은 존재 자체가 희미해진 그 7광구가 상상의 날개를 달고 영화로 다시 태어났다.



“7광구에서 활동하는 석유시추선에 괴생명체가 나타나 시추 대원들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예요. 5년 전 윤제균 감독님이 시놉시스만 나온 상태에서 출연 제의를 해왔는데 귀가 솔깃했어요. 도망칠 수 없는 공간에서 괴물과 싸운다는 것 자체가 스릴 있잖아요.”

그가 맡은 역은 해저 장비 매니저 차해준. “석유에 밥을 말아먹을 정도로 석유를 사랑하는 인물”이다. 시추 대원 중 홍일점이요, 괴생명체와 싸우는 여전사 캐릭터다. 이 배역을 위해 하지원은 스킨스쿠버다이빙과 오토바이크를 배웠다. 와이어 액션과 거친 몸싸움에 대비해 하루 8시간씩 수영과 웨이트트레이닝도 병행했다.

1년간 몸 만들기 팔근육이 볼록

“괴물과의 싸움 강한 여자 캐릭터 신나고 짜릿했죠”
“하는 일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걸 못 견뎌요. 촬영이 없을 때도 운동 스케줄을 직접 짜죠. 오전에 웨이트트레이닝 하고 오후엔 테니스 치고 그 사이엔 수영을 해야겠다, 내일은 웨이트트레이닝과 필라테스를 하고 저녁엔 다른 것을 잡아야겠다, 주말에는 골프를 치러 가고 언제부터 언제까지는 스킨스쿠버를 하러 가야지, 그런 식으로요.”

운동효과를 높이려고 식이요법도 함께 했다. 고기만 하루 6끼를 먹었다.

“닭 가슴살도 먹고 스테이크도 먹고…. 단백질을 많이 섭취했어요. 고기 양을 줄이면 근육량도 줄까 봐 계속 먹었어요. 유일한 여자 대원이지만 남자보다 강하고 힘이 세야 하거든요. 몸무게도 일부러 3kg을 늘렸어요. 근육을 키우려고요.”

어쩐지 몸이 온통 근육질이다. 가만히 있어도 팔에 근육이 볼록 튀어나왔다. 여전사 몸 만들기는 1년 가까이 진행됐다. ‘7광구’첫 촬영을 시작한 지난해 6월 16일을 기점으로 이전 7개월 동안, 그리고 이후 4개월 남짓 동안. 이 영화는 지난해 10월 크랭크업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쉴 수 없었다. 이튿날부터 ‘시크릿 가든’ 촬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 ‘시크릿가든’에선 액션 신을 편하게 찍었겠네요.

“작가 선생님이 ‘7광구’ 찍은 걸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같아요. ‘시크릿 가든’에서도 바이크 타는 장면을 찍었거든요. 그뿐이 아니에요. 드라마 ‘다모’와 영화 ‘형사 Duelist’ ‘1번가의 기적’을 연상케 하는 신도 있었어요. 제가 했던 액션 신이 드라마에 총망라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특히 ‘다모’ 장면을 찍을 땐 하지원이 배우 하지원의 대역을 하는 느낌이었어요. 그 기분이 참 묘했어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아주 미묘한 감정이었죠.”

▼ 그동안 맡은 배역 가운데 자신과 가장 닮은 인물은 누군가요.

“딱 꼬집어 ‘이 배역이다’라고 말할 순 없어요. 모든 작품에 제 모습이 조금씩 들어 있었던 것 같아요.”

▼ 연기를 위해 뭐든 할 수 있나요.

“가리지 않는 편이에요. ‘황진이’라는 고전극을 찍을 때 말 타는 장면에서 대역을 썼어요. 옷도 불편하고 몸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죠. ‘형사 Duelist’를 끝낸 직후니까. 그런데 대역하는 분이 말을 너무 못 타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직접 탔어요. 와이어 신을 찍을 때도 영화사가 대역하는 분을 불러주는데 화면에 나오는 모습이 안 예쁘니까 제가 다 해요. ‘7광구’에서도 와이어 신을 직접 찍었어요. 대역하는 분보다 제가 더 잘하거든요(웃음).”

하지원은 평판이 좋은 배우다. 감독은 물론 동료 연기자, 스태프, 심지어 대역을 한 스턴트우먼까지도 하지원에 대해 물으면 똑같은 답을 내놓는다. “언제 어디서든 성실하고 인간적인 배우”라는 것. 10년 넘게 정상 자리를 지켜온 톱스타가 이런 평을 듣기란 쉽지 않다.

연기 파트너로도 인기가 높다. 하지원과 호흡을 맞춘 상대배우는 대부분 톱스타로 성장해서다.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그를 사랑한 두 남자 조인성과 소지섭, ‘황진이’의 장근석, 영화 ‘키다리 아저씨’의 연정훈이 대표적이다. ‘하지원과 연기하면 뜬다’는 말이 연예가에서 흥행공식처럼 회자되는 이유다.

▼ 연기하면서 가장 편했던 남자배우는 누군가요.

“정말 편하고 의지할 수 있는 배우는 안성기 선생님이에요. ‘진실 게임’ ‘형사 듀얼리스트’ ‘7광구’까지 세 작품을 같이 했는데 정말 잘 챙겨주시고 분위기를 편하게 이끌어주세요. 배우들이나 스태프가 힘낼 수 있게요. 이번 영화를 할 때도 옆에 계셔서 든든했어요.”

▼ 또래 연기자 중 호흡이 잘 맞는 배우는요.

“‘시크릿 가든’에서 (현)빈이랑 호흡이 되게 잘 맞았어요. 촬영할 때도 무척 재미있었고요. ‘발리에서 생긴 일’을 같이 한 (조)인성이도 무척 잘 맞았어요. 그땐 저도 인성이도 어렸잖아요. 나중에 우리가 성숙해졌을 때 다시 한 번 함께 하자고 약속했었죠. 언젠가는 같이 할 것 같아요.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에서 만난 김명민 선배님하고도 잘 맞았어요. 극중에서 선배님이 나중에 말을 못하는 상황이어서 서로 눈으로만 연기했는데 정말 연기를 잘하시더라고요. 눈빛만 보고도 대사를 치는 것처럼 감정을 표현하셨어요.”

▼ 어떤 남자에게 끌리나요.

“잘생긴 남자요. 정말 솔직한 대답 아닌가요(웃음).”

한바탕 웃음을 쏟아내더니 다시 말을 잇는다.

“연애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제가 사귀었던 사람은 착하고 저랑 비슷한 점이 많았던 것 같아요. 공부를 열심히 한다거나 자기 일에 열정적이었어요. 그런 사람이 매력 있는 것 같아요. 게으른 사람을 안 좋아하거든요.”

어느덧 그의 나이도 서른셋. 결혼이나 연애에 집착할 만한 나이지만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렇다고 외로워 보이지도 않았다. 작품 속에서 매번 새로운 사랑에 빠지고,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는 게 마냥 즐겁다는 표정이다.

“도전하는 걸 좋아해요. 그 자체가 재미있고 설레요. ‘해운대’라는 작품도 한국 최초의 재난 영화였잖아요. ‘7광구’도 한국 최초의 3D 영화고. 그런 자부심이 저를 신나게 만들어요. 이번 캐릭터는 예쁘고 여자답고 그런 게 없어요. 성별만 여자지 남자예요. 정말 강한 여자죠. 그런 캐릭터에 도전한 게 무척 좋았어요.”

여건 허락 땐 뮤지컬 꼭 한 번 해볼래요

“괴물과의 싸움 강한 여자 캐릭터 신나고 짜릿했죠”
그는 1997년 KBS 청소년드라마 ‘신세대보고서-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했다. 이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많은 히트작을 냈다. 그런데 연극이나 뮤지컬 출연 경험은 없다. 도전을 즐기는 그로서는 의외의 행보다.

“경험해보고 싶지만 안 했어요. 특히 뮤지컬을 하고 싶어요. 출연 제의도 들어왔는데 고사했어요. 언젠가 그 무대에 설 만큼 준비가 되고 여건이 허락한다면 꼭 하고 싶어요.”

닮고 싶은 배우는 메릴 스트립이라고 한다. 그처럼 50, 60세가 돼도 향기 있는 배우이고 싶단다. 대본을 받을 때마다 맨 앞에 항상 쓰는 말도 ‘향기 있는 사람이 되자’다.

“영화 ‘맘마미아’에서 메릴이 주름진 얼굴로 멜빵바지를 입은 채 춤추며 노래하는 모습이 정말 열정적이고 귀엽고 아름다웠어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배역이 뭐냐고 묻자 그가 배시시 웃었다.

“배역을 보고 작품을 선택하지 않기에 캐릭터에 얽매이지 않아요. 작품이 좋으면 배역의 인생도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작품을 고를 때는 시나리오만 봐요. 시나리오가 재미있고, 진정성이 있으며, 마음을 움직이면 선택해요. 그런데 ‘7광구’는 예외예요. 할리우드 배우처럼 한국인도 액션 블록버스터를 멋지게 찍을 수 있다, 도전해보고 싶다 이런 마음으로 시작했죠.”

‘7광구’는 98%를 3D로 만들었다. 순수 제작비만 100억 원 넘게 들었다. 그래서 영화에 생동감이 넘친다. 객석이 아니라 석유시추선에 올라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든다. 영화는 8월 4일 개봉한다. 하지원이 짚어준 관전 포인트는 이렇다.

“우리 기술로 만든 3D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롤러코스터 타듯이 신나게 보셨으면 좋겠어요. 재미있게 즐기는 게 최고예요.”



주간동아 798호 (p63~65)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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