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98

2011.08.01

“헌혈은 사랑 다 알고 계시죠?”

대한적십자사 서울동부혈액원 김영수 원장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김보경 인턴기자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입력2011-08-01 11: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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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혈은 사랑 다 알고 계시죠?”
    전국 130여 곳에 위치한 헌혈의 집. 번화가에서 쉽게 마주치지만 용감하게 들어가 헌혈대에 눕긴 어렵다. 청춘 21년간을 대한적십자사에서 보낸 김영수(50) 서울동부혈액원장은 “피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이웃에 대한 관심이자 사랑의 표현”이라고 말한다.

    그는 7월 21일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봉사자 250여 명을 서울동부혈액원으로 초청해 헌혈을 받았다. 일명 ‘헌혈 하나둘 운동’이다. 평소 대기업, 공사, 군대, 종교단체에서 헌혈 지원이 끊이지 않지만 하절기에는 혈액 수급이 어렵다. 그는 “휴가철과 방학이 겹쳐 수혈용 혈액 확보가 힘들다. 단체 헌혈은 ‘가뭄 속 단비’”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현재 국내 헌혈인구는 대략 26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5.3%에 해당해 선진국 수준에 다다랐다.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 현상의 영향으로 노인성 질환자가 급증하고 출산 인구가 주는 탓에 10년, 20년 뒤 헌혈인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평균적으로 5~7일분 혈액을 보유해야 인근 병원에 수혈용 혈액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지만 현재 혈액 재고량은 3~4일분.

    “수혈용 혈액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주기적으로 헌혈하는 청년 인구가 확대돼야 합니다.”

    실제 김 원장은 헌혈 인구를 300만 명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안을 연구 중이다. ‘넥타이 부대’의 경우 헌혈증을 제시하면 인근 카페에서 음료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하고, 학생에게는 영화 무료 관람권이나 영어학원 수강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인터뷰 당일 혈액원 1층에 있는 헌혈의 집 혈액 보유 현황판의 눈금은 심각·경계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마지막 인사를 전하던 그의 말이 떠올랐다.



    “헌혈은 사랑입니다. 휴가 가기 전에 헌혈하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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