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91

2011.06.13

천년 상점가‘툰시屯溪 옛거리’

중국 황산

  • 고경일 ko777@smu.ac.kr

    입력2011-06-13 1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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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 상점가‘툰시屯溪 옛거리’
    인천공항에서 중국 황산까지 직항노선이 생겼다. 비행시간은 두 시간. 황산은 1년 중 맑은 날이 70여 일에 불과하다. 비와 구름을 보러가는 곳이다. 중국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대협곡과 기암절벽이 황산의 자랑이다. 절벽에 터 잡은 소나무는 꼿꼿하고 웅혼하다. 비수기에 저렴하게 여행하고 싶다면 중국 동방항공을 이용하는 게 좋다. 유류할증료 포함 19만5000원. 같은 항공사의 성수기 요금은 25만~35만 원이다.

    중국 안후이성 황산시 황산구의 신안강(新安江) 주변으로 대형버스가 줄을 잇는다. 툰시(屯溪) 옛거리를 구경하려고 온 단체 관광객이 탄 차량이다. 이 길은 송나라 때 형성된, 10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상점가다. 툰시 옛거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곳. 이곳 건물은 1층에는 상가가 입주하고, 2층에는 사람이 사는 형태다. 강줄기 셋이 하나로 만나는 지점에 작은 부두가 있다. 길은 이 부두를 중심으로 발달해 흥망성쇠를 겪어왔다. 거리는 1.5km. 바닥의 돌은 깔린 지 800년이 넘었다고 한다. 돌은 오랫동안 사람이 밟아 번들번들 윤기가 흐른다. 매끄러운 돌을 밟으면서 걷는 느낌이 색다르다.

    여기 상점 중 45%가 조상 대대로 내려온 곳이다. 벼루가 지역 특산물인데, 거북 아홉 마리가 세밀하게 조각됐다. 가격을 슬쩍 물어보니 4만 위안이란다. 한국 돈으로 700만 원에 달하니 눈으로 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벼루를 내려놓고 향을 몇 벌 샀다. 숙소에 돌아와 주인한테 물어보니 황산 특산품은 벼루와 먹, 붓, 한약재란다. 향 대신 붓을 살 걸 그랬다.

    * 카투니스트 고경일(상명대 만화디지털콘텐츠학부 교수)은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학구파 작가. 일본 교토세이카대 만화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풍자만화를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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