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54

2010.09.13

‘프리 라운드 루틴’ 연습 결코 빼먹지 마라

싱글로 가는 연습 습관 · 마지막 회

  • 김헌 마음골프학교 교장 maumgolf.com

    입력2010-09-13 14: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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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 라운드 루틴’ 연습 결코 빼먹지 마라

    국내 한 골프장의 퍼팅 연습장. 골퍼들이 라운드를 시작하기 전 퍼팅 연습을 하고 있다.

    평소 아무리 칼을 갈고 만반의 준비를 해도 라운드 당일의 행태가 ‘골프적’이지 않으면 멋진 스코어를 기대할 수 없다. 라운드 가는 길은 시간에 쫓겨서도 안 되고 빠른 음악을 들어서도 안 된다. 골프는 예민한 운동이다. 적어도 라운드 시작 1시간 전에는 식사를 마쳐야 혈액이 위장으로 몰려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일을 막을 수 있다. 티타임 전에 30분 정도는 드라이버나 아이언 샷을 연습해야 초반에 망가지는 것도 피할 수 있다.

    또 어떤 코스에서 라운드를 하건 30분 정도는 그린에서 놀아야 그린 스피드를 알 수 있다. 이런저런 사항을 고려해보면 멋진 골프를 하려면 최소한 라운드 시작 2시간 전에는 골프장 근처에 가서 밥도 먹고 스윙연습도 하고 퍼팅연습도 하며 놀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바쁜데 한가하고 사치스러운 소리 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게임비가 20만 원이 훌쩍 넘는 운동을 하면서 그만한 준비와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사치스러워 보인다.

    골프는 라운드 전날 잠자리에 들면서부터 이미 시작된다. 그러니 연습장에서의 연습만이 연습이 아니고 ‘프리 라운드 루틴’을 따로 연습해야 하고, 자신의 골프 행태로 분명히 자리 잡아야 한다. 프리 라운드 루틴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면 좋은 스코어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완전히 망가져 뭐가 뭔지 모를 상황이나마 피할 수 있고, 의외의 좋은 스코어를 기대할 수도 있다.

    ‘싱글로 가는 연습 습관’에 대해 그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골퍼들에게 하고픈 말을 다 하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한 이야기만 종합해보더라도 골프는 참 어려운 운동이고 힘겨운 게임이다. 그렇지만 그런 노력을 들여야 일정한 경지에 이를 수 있기에 많은 사람이 도전하는 것이다.

    쉽사리 나름의 경지에 이르고 실력의 차이를 변별하기 어렵다면 이처럼 많은 사람이 열광하지 않을 것이다. 좀 더 적은 비용으로 더욱 효과적으로 골프에 접근하고 싶다면 연습과 준비의 과정이 남달라야 한다. 남들처럼 하면서 남들보다 잘 치려고 하는 것은 도둑놈 심보다. 대한민국 골퍼는 스윙의 완성도만 높이면 골프가 편해지리라는 너무도 미시적인 관점에 빠져 있다. 순진하고 철없는 발상이다. 골프는 절대 그렇지 않다.



    골프가 나를 투영하는 과정이고, 스코어는 냉혹할 정도로 생활을 반영할 뿐이라는 거시적 관점을 가지지 않으면 골프는 언제나 스스로를 배반할 것이다. 골프는 게임이고 사교의 수단이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스코어나 스윙의 변화를 통해 스스로의 삶을 되짚어보는 자기 수양의 도구로도 생각해봄직하다. 골프와 더불어 많은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Shot & Pu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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