둑 높이기 작업이 한창인 충남 청양군 장평면 적곡리 드림저수지 공사 현장.
현재 4대강 내 96개, 4대강 밖 17개 저수지가 사업대상이다. 4대강 내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지난 2009년에 착수해 2012년 준공, 4대강 밖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2010년에 착수해 2015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사업의 효과는 다양하다. 우선 둑을 높임으로써 추가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고, 이렇게 확보한 추가 저수량은 농업용수로 공급해 갈수기(渴水期)에 농민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다. 또 추가 저수량의 일부는 환경용수로 메말라가는 지류 하천에 흘려보내 지류 생태계 복원에 사용하고, 일부는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는 소수력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데 쓸 예정이다.
물이 부족한 하류지역 더욱 반겨
공사는 이를 위해 신공법을 도입해 수문을 설치하고, 물넘이 시설을 보강하는 등 노후 저수지를 최신 시설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더불어 수변 공간을 조성해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 뿐 아니라 관광지로 활용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 기대한다. 저수량이 많아지면 태풍, 홍수 등의 자연재해 피해가 커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공사 관계자는 “시설의 구조적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둑을 높여도 자연재해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올 2월 1일 착공한 충남 청양군 장평면 적곡리에 자리한 도림저수지 둑 높이기 공사 현장. 이곳은 현재(9월 7일 기준) 공정률 60%로 전국에서 사업 진척이 가장 빠르다. 도림지구 현장감독을 맡은 공사 청양지사 박상용 과장은 “이처럼 사업이 빠르게 진척될 수 있는 것은 도림저수지 근처에 수몰가구나 수몰농경지가 없었던 것도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주민들의 호응 덕분”이라며 “이대로라면 2011년 조기 준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림저수지의 기존 총저수량은 330만㎥로 장평면, 정산면, 청남면 3개면 14개리의 주요 농업용수로 쓰이고 있다. 이들 지역은 가뭄 때는 물론 항상 물이 부족해 물싸움이 끊이지 않았고, 2002년 도림저수지가 완공된 이후에도 물 부족에 따른 고통은 여전했다. 적곡리 이장 이응선(70) 씨는 “지난해에는 가뭄이 심해 한 달간 급수가 안 됐고, 심지어 못자리 물도 못 받았다”고 전했다.
둑 높이기 사업을 통해 53만㎥의 저수용량이 추가로 확보되면 이제 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주민들은 이 사업을 반기고 있다. 이 이장은 “물이 부족해 늘 애를 먹던 주민들에겐 정말 반가운 일”이라며 “내 돈 들여 하는 것도 아니고, 국가가 해준다니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이장의 이어지는 이야기다.
“적곡리는 상류지역이라 그나마 별 지장 없이 농사를 지었지만, 하류지역은 물이 부족해 농사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니 하류지역 주민들이 더 좋아하고 기대하는 바도 커요.”
한편 이 지역은 가뭄 피해는 물론 홍수 피해도 만만치 않은 곳이다. 둑 높이기 사업을 통해 도림저수지의 홍수 방어능력은 기존의 2배 정도로 향상된다. 1일 543mm의 강우량을 방어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1987년 충남 지역 대홍수 때 발생한 최대 517mm보다 많은 양을 방어하는 것이다. 마을 주민들은 이 밖에도 둑 높이기 사업을 통해 저수지 주변에 도로가 건설되면서 관광효과도 내심 기대한다.
충북 청원군 가덕면 한계리에 자리한 한계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올 4월 2일 착공해서 2012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저수량은 기존 100만㎥에서 56만㎥을 추가해 156만㎥를 확보할 계획이다.
한계지구 현장감독을 맡은 공사 청원지사 노홍식 차장에 따르면, 한계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 지역 주민들도 처음엔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한계리 주민 김용설(52) 씨는 지난해 9월 설계 당시만 해도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반대추진위원장이었다. 그에 따르면 이 지역은 기온이 낮아서 물안개가 자주 낀다. 주민들은 저수지 물이 늘어나면 그만큼 물안개가 끼는 날도 많아져서 농작물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염려했던 것이다.
설명회 등 수시로 대화 통해 설득
공사 측은 “저수지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개일수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주민들을 안심시켰지만 또 다른 이유로 반대하는 이들이 있었다. 저수지 근처 공사 소유의 땅을 임대해서 농사짓던 주민들이다. 김씨의 설명이다.
“1978년 한계저수지가 완공된 이후 많은 주민이 공사 땅을 임대해서 농사를 지었습니다. 30년 동안 그 땅에서 농사지었는데, 갑자기 저수지 둑을 높이겠다며 공사 측이 땅을 회수하니 주민들은 ‘빼앗기는’ 느낌이었죠. 더는 농사를 지을 수가 없게 돼 먹고살 방법도 막막하고, 그러니 반대를 할 수밖에요.”
김씨는 “무엇보다 주민들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고 급작스럽게 사업을 시작한 점에 불만이 컸다. 그래서 반대가 심했다”고 말했다. 공사 측은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주민설명회를 비롯해 공식적으로 5~6회, 비공식적으론 수시로 주민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주민들은 공사 측에 공원 등 편의시설을 마련해주고 마을 진입로를 넓혀달라고 요구했다. 농토가 자꾸 줄어드니 저수지 주변을 관광지로 개발해 먹고살아야겠다고 생각한 것. 공사가 그것을 받아들였고, 주민들도 마음을 바꾸었다.
노 차장은 “현재 토지보상 문제도 원만하게 해결된 상태고, 공사도 잘 진행돼 32% 정도(9월 7일 기준) 진척이 됐다. 지금도 항상 주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주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이 사업을 진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