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51

2010.08.23

안데스 음악과 국악의 어울림

  • 박길명 나눔예술특별기고가 myung@donga.com

    입력2010-08-23 14: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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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데스 음악과 국악의 어울림

    서울 양천문화회관에서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과 전통타악연구소의 페루 음악그룹 ‘유아리’가 협연을 했다.

    활력 넘치는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 연주로 양천문화회관의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자 사회자의 소개가 이어졌다. “여러분, 우리 국악과 어우러지는 안데스 음악입니다.”

    이제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 연주를 배경 삼아 잉카의 후예들(전통타악연구소 소속 페루 음악그룹 ‘유야리’)은 안데스의 신(神) 콘도르가 위엄 있게 날아다니는 모습을 그린 ‘엘 콘도르 파사’로 객석의 시선을 모았다. 이어 둥둥 둥둥둥…. 전통타악연구소 예술단원들의 신들린 듯한 대고(大鼓)와 모듬북 연주가 공연장을 뒤흔들었다.

    북소리가 말발굽 소리처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가운데 울려 퍼진 영화 ‘석양의 무법자’ 주제곡 ‘우하(HU―JA)’는 삽시간에 관객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었다. “안데스 음악과 국악이 어울린다는 게 정말 신선하고 매력적이었어요.”

    두 딸과 공연장을 찾은 위경옥(43) 씨는 한동안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함께해요! 나눔예술-Happy Tomorrow’ 무대에선 국악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음악을 만날 수 있다.

    전통타악연구소(www.taak.com) 방승환 대표는 “음악에는 재미와 감동이 다 필요하다”면서 “전통 타악의 신명과 남미 음악이 만나는 접점”이라고 자신들의 무대를 소개했다.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 김성진 단장은 “국악은 세계 모든 음악과 어울릴 수 있다”며 “나눔예술이 그렇듯 국악도 세계 음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세계화되고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우연한 기회에 찾은 나눔예술 무대에서 뜻하지 않은 감동과 만난다. 어떤 사람은 요즘 유행어로 ‘필(feel)’을 받기도 하고, 또 다른 이는 미래 연주자의 꿈을 꾸기도 한다. 그래서 나눔예술 무대는 외형은 작아도 흥과 희망을 주는 소중한 공간이다.

    TIP

    ‘나눔예술’ 홈페이지 클릭하세요


    www.nanumart.com을 클릭하면 공연 소식뿐 아니라 복지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각급 학교, 공연단 등의 소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홈페이지는 앞으로 개인과 단체가 소식과 정보를 주고받는 휴먼 네트워크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문화 나눔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아츠플레이 길성원 이사

    “다양한 관객들과 만남 늘 가슴이 떨리죠”


    안데스 음악과 국악의 어울림
    나눔예술 무대 진행자라고 하면 대명사처럼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서울시뮤지컬단 배우 출신의 길성원(37·사진) 아츠플레이 이사가 그 주인공. 그는 세종문화회관이 나눔예술을 시작한 2000년대 초부터 사회자로 다양한 계층의 관객과 만났다.

    “뮤지컬 단원 시절 야외무대 진행을 맡은 게 계기가 됐어요. 재밌고, 즐겨요. 전문교육을 받은 건 아니지만 틀에 박히지 않은 무대에 서다 보니 생생한 현장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었지요.”

    길씨는 대본대로 진행하지 않는다. 전체 흐름을 파악한 뒤 관객과 일대일 대화하듯 친근하게 공연 설명을 풀어주는 데 초점을 둔다. 그래야 관객과 교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눔예술은 그 쓰임이 중요해요. 특히 아이들에겐 작은 공연이라도 다 의미가 있어요. 긴 안목에서 꿈을 실현하는 계기가 될 테니까요.”

    나눔공연 가운데 미혼모자시설 무대가 가장 인상 깊었다는 그는, 음악이 줄 수 있는 위로가 무엇인지 깨달았다고 했다. 의미심장한 메시지 하나 없어도 무대에 흐르는 음악으로 용기를 줄 수 있어서다.

    “나눔공연을 위한 콘텐츠가 더 많아져야 해요. 여러 계층의 눈높이에 맞게 레퍼토리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야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배우나 관객 모두 기쁨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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