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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멕시코만 기름띠 현대重 덮치나

사고 시추선 2001년 현대重서 건조…기름유출 불똥 튈까 예의 주시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멕시코만 기름띠 현대重 덮치나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로 미국인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4월 20일 오후 10시경 미국 루이지애나 주 남동쪽 84km 지점 멕시코만 해상에서 작업 중이던 디프워터 호라이즌(Deepwater Horizon) 석유시추시설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근무 중이던 직원 가운데 최소 11명이 실종되고 7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와 함께 기름이 유출되면서 루이지애나 해변에 이어 플로리다 해변까지 위협받고 있다. 멕시코만의 조류와 허리케인 시즌 도래가 결합할 경우 기름띠가 플로리다 해변까지 뒤덮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가 터지자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분명히 말하지만 이번 기름유출 사태의 책임은 브리티시페트롤리엄에 있으며,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이 모든 관련 비용을 배상하게 될 것”이라며 이 시추시설을 임차한 영국계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이하 BP)을 압박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5월 3일 정례브리핑에서 “BP가 기름유출로 피해를 입은 어민들의 소득 손실분까지 보전하도록 할 것”이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에 대해 BP의 토니 헤이워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으며, 사고 수습에 따른 모든 비용을 부담하겠다”며 전적인 책임을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 수습에 2, 3개월 이상이 소요되며 바다 청소비는 물론이고, 각종 소송으로 인한 비용과 벌금, 회사 이미지 복구비 등으로 최소 수십 억 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한다.

이미 BP의 시가총액은 320억 달러(약 35조7120억 원)나 증발했다. 이런 천문학적 비용을 BP가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관련자들은 비난의 화살을 서로에게 돌리는 모습이다. 5월 2일 BP 미국 지부 라마 맥케이 회장은 ABC의 ‘디스 위크’ 프로그램에 출연해 “굴착장비 안전 메커니즘의 실패가 이번 기름유출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현대重 “AS도 끝나 우리와 관련 없음”

이런 가운데 BP의 석유시추선을 현대중공업이 2001년 건조해 해양유전 시추회사인 알앤비팔콘(R·B Falcon)에 3억6500만 달러에 인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중공업에게 불똥이 튀는 것은 아닌지 관심이 쏠린다. 알앤비팔콘은 이후 트랜스오션에 인수합병돼 현재 시추선은 트랜스오션이 소유하고 있다. 일단 현대중공업은 이번 기름유출 사고와 연관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배가 만들어진 지 10년이 넘었다. AS도 다했고, 10년간 운용한 것을 봤을 때 시공상의 문제가 아니라 운용상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현대중공업의 해명에도 이번 사고가 제품 결함 탓인지, 설비 노후나 사용상 부주의에 의한 것인지 밝혀지기 전까지는 마음을 놓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석유시추선의 수명은 25∼30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시추선을 건조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난다고 해서 건조회사들의 책임이 소멸하지는 않는다. 제조물 결합이 있을 경우, 관련 법 조항에 의거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름유출 사고가 현대중공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식시장의 반응은 아직 정중동 상태다.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현대중공업 주가는 큰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6.9% 증가해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면서 연초 16만90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최근 26만 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양정동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는 BP 등 메이저 업체들에게 책임을 돌리려고 하는데, BP가 다른 회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했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건조회사가 영원히 책임을 질 수는 없기 때문에 이번 사고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리라 본다”고 내다봤다.

사고 원인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되면서 현대중공업이 일말의 불안감을 말끔히 해소하게 될지, 아니면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게 될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주간동아 2010.05.10 736호 (p60~60)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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