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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PC … 헬로, 스마트폰!

당신의 IT 내공은? … 똑똑한 모바일 스마트폰, 미래의 창

  • 손민선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windand@naver.com

굿바이, PC … 헬로, 스마트폰!

굿바이, PC … 헬로, 스마트폰!
“스마트폰이요? 가장 많이 쓰는 건 e메일, 트위터, RSS 리더죠. 보고서를 옮겨서 출퇴근길에 읽어요. 지도 찾기도 많이 쓰고, 스케줄 관리 기능도 편해요. 요즘은 웹 스케줄러를 써볼까 해요. 아는 선배는 노트북에 테더링을 한다더군요. 아, 인터넷뱅킹 애플이 나왔대서 그것도 써보려 합니다.”

최근 스마트폰을 구매한 A씨의 휴대전화 사용기다. 하지만 A씨가 쓰는 용어나 사용법이 너무도 낯설게 느껴진다. 말은 분명 한국어인데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A씨가 사용한 용어 가운데 ‘애플’은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의 줄임말로 단말기에 설치해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스마트폰은 운영체제(OS)를 가진 휴대전화다. PC에 윈도나 맥 OS가 깔려 있듯 말이다. 일반 휴대전화와 스마트폰의 가장 큰 차이는 프로그램을 사용자가 깔았다, 지웠다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치를 검색하는 지도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으로 무료 전화를 걸 수 있는 스카이피, 구글 보이스 등은 인기 아이템이다.

스케줄러… 테더링… 낯선 용어들

스마트폰에서는 인터넷에서 보던 웹사이트를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다. 웹 검색이 많아지니 통신망 속도도 중요할 터. 고속 통신망에는 3G, Wi-Fi, Wibro가 있는데 3G는 기존의 2G(2세대)보다 속도가 빨라진 네트워크로 SK텔레콤, KT, LG텔레콤(통합 전)과 같은 이동통신업체가 제공한다. Wi-Fi는 인터넷 케이블 없이 쓰는 무선 인터넷이다. KT, LG파워콤(통합 전) 등 인터넷 업체가 제공한다. Wibro는 Wi-Fi보다 빠른 차세대 통신 기술로 KT가 서비스하고 있다.



A씨의 선배가 쓴다는 테더링(Tethering)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기기를 다른 기기에 연결, 인터넷을 하는 것이다. 예컨대 스마트폰을 노트북에 연결해 3G망을 노트북에서 쓰는 식이다. 스마트폰은 PC와 연결해서 쓸 일이 많다. 문서나 사진, 음악은 물론 아웃룩 등의 일정관리 프로그램의 내용을 옮겨 다이어리처럼 쓴다. 그런데 PC에 입력된 일정과 스마트폰에 입력된 일정이 다르면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서로 다른 기기의 내용을 같이 만들어주는 것을 ‘싱크한다’고 말한다. 이는 싱크로나이제이션(Synchronization·동기화, 동시화)의 줄임말에서 나왔다.

싱크가 번거로운 사람들은 웹 스케줄러를 쓴다. 웹 스케줄러에 일정을 넣어두면 PC에서 보나 스마트폰에서 보나 일정이 늘 같다. 하지만 인터넷 연결이 안 되는 곳에서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일정이 생기는 순간 PC와 스마트폰 양쪽으로 정보를 보내는 서비스가 생겼다. 애플의 ‘모바일미(Mobile Me)’가 대표적이다. 인터넷 접속이 안 되는 곳에 가더라도 단말기에 저장된 내용을 보면 된다.

RSS(Really Simple Syndication)는 새롭게 업데이트된 글을 e메일 등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다. RSS를 활용하면 여러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는 수고가 크게 줄어든다. 인터넷을 하다 보면 마크가 종종 보일 것이다. 바로 RSS 마크다. 이것을 누르고 본인의 e메일 주소를 등록하면 새 글이 올라오는 즉시 e메일로 보내진다.

인터넷에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개인 홈페이지를 ‘블로그’라고 한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글을 올리는 카페, 미니 홈페이지인 싸이월드도 넓은 의미에서 블로그로 분류된다. 트위터도 블로그의 일종인데, 짧은 문장만 올리게 돼 있어 ‘작다’는 의미로 ‘마이크로 블로그’라고 부른다.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이 유사 서비스다. 마이크로 블로그는 스마트폰과 성장세를 같이하는데, 마치 문자메시지를 하는 것처럼 글쓰기가 스마트폰에 최적화돼 있다.

이제 IT(정보기술) 내공을 테스트해보자. 오른쪽 는 PC와 휴대전화를 중심으로 IT 기기나 서비스의 사용 수준과 관련 지식을 측정하는 문항이다. 이 중에서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문항이 몇 개나 되는지 세어본다.

0~2개라면 IT는 남의 이야기다. IT 하수, 이른바 기술치다. 빠른 기술 변화에 지쳤거나 아날로그의 매력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관심은 있는데 사용법을 모르는 게 문제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3~12개라면 IT 중수. 상당히 높은 PC 활용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휴대기기에는 관심이 없다. 휴대기기와 모바일 서비스의 기술 변화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PC 못지않은 기능과 사용성에 놀라게 된다.

13~16개라면 IT 고수라 불러도 무방하다. e메일 보랴, 검색하랴, 길 찾으랴, 휴대전화가 손에서 떠날 날이 없다. 휴대전화에 이것저것 애플리케이션을 깔아 써보느라 꽤나 바쁜지도 모른다. IT 중수에게 모바일 세상이 얼마나 좋은지 입소문까지 내고 있다면, 당신은 진정한 고수다. 17개 이상은 IT 달인이다. 일반 소비자는 도저히 오르기 힘든 도사의 경지. 이런 수준의 소비자는 IT 업계 종사자일 가능성이 높다.

돌아다니는 인터넷 세상

이 테스트에서 달인은 IT 전문가로, 고수는 일반 소비자이면서 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얼리버드 소비자로 설정했다. 중수는 보통의 IT 활용능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이며, 하수는 PC 활용도 많지 않은 소비자로 정했다.

고수로 분류되는 얼리버드 소비자의 기준은 무엇일까? 미국의 사회학자 로저스에 따르면 신기술을 빨리 수용하는 얼리버드 소비자는 전체 시장의 약 16%를 차지한다. 미국의 경우 스마트폰 사용자나 트위터의 사용 인구가 전체의 20% 정도이므로, 이 추세를 적용한 것이다. 웹 브라우징이나 트위터와 같은 마이크로 블로그의 활용, 애플리케이션의 설치, 지도 검색 등은 스마트폰에서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능이다.

의외로 IT 내공이 높게 나와서 놀란 독자들도 있을 터. “요즘 하도 광고를 해서 기능 몇 개 써봤을 뿐인데”라며 놀랄 필요가 없다. 당신은 이미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문을 남보다 먼저 열었다.

굿바이, PC … 헬로, 스마트폰!
남보다 높은 IT 내공을 가졌다고 자부했는데, 막상 테스트에서는 중수로 나와 실망한 이들이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만 쓴다고 고수냐’ ‘나는 PC로 훨씬 많은 기능을 쓴다’ ‘나는 카메라 달인인데’라는 반론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요즘 IT 시장에서 가장 핫(hot) 트렌드다. 앉아서 하는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인터넷으로, PC를 통한 정보통신에서 모바일 기기를 통한 정보통신으로 IT는 바뀌고 있다. 이 트렌드를 파악하는 능력이 IT 고수의 선결 조건이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시장의 20% 수준인 미국에 비해 한국의 스마트폰, 모바일 서비스 사용자는 아주 낙관적인 기준을 적용해도 3%다. 즉, 지금 한국 시장에는 IT 고수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물론 한국 소비자들의 IT 능력이 낮다고 할 수는 없다. 한국은 한때 세계를 놀라게 한 IT 최강국이었다. 적극적이고 혁신적인 한국 소비자들은 IT 강국을 만든 주역이었다. 문제는 이 주역들이 세계적인 트렌드와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의 무게중심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옮겨가고, 휴대전화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놀라운 속도로 꽃피고 있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느리고 비싸다는 이유로 여전히 무선 인터넷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 심지어 스마트폰의 개념이나 모바일 서비스 이용 경험조차 없다. 앞으로 IT 분야 혁신은 모바일 분야에서 나올 텐데,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한국의 IT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사라진 한국의 IT 고수들

IT 내공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이다. 스마트폰은 기술에 밝은 소수나 쓰는 기계가 아니다. 당신이 비즈니스맨이나 지식노동자라면 모바일 e메일과 RSS가 도움이 된다. 각종 기념일과 날씨, 주식, 교통 정보를 놓칠 수 없다면 그를 위한 애플리케이션도 무궁무진하다. 급하게 송금할 일이 있을 때, 약속장소를 찾지 못해 길을 헤맬 때도 스마트폰은 큰 도움이 된다.

필자 부부는 같은 기종의 스마트폰을 쓰지만 사용 방식은 전혀 다르다. 필자는 가계부 애플과 다이어트 애플(식단을 입력하면 칼로리를 계산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쓴다. 집 안의 Wi-Fi로 요리 블로그에 접속, 요리를 하면서 옆에 두고 보면 정말 편리하다. 빠듯한 직장생활에서 트위터는 매우 유용하다. 업무에 필요한 뉴스를 보는 건 물론, 사람들 사는 이야기를 통해 ‘요새 세상이 이렇구나’ 하고 느끼며 아이디어도 얻는다.

남편은 안 쓰겠다는 것을 억지로 쓰게 했는데 요즘 아주 맛을 들였다. 인터벌 알람을 해주는 애플을 설치해 취미인 줄넘기를 할 때 쓰고, 중요한 서류를 넣어뒀다가 상사가 물어볼 때마다 재빨리 띄워서 대답을 한다. 그는 3kg이 넘는 대형 다이어리를 늘 들고 다녔는데 얼마 전 가벼운 것으로 바꿨다. 대부분의 내용이 스마트폰에 있기 때문이다. 가방이 가벼워지니 어깨 아프다는 소리도 줄었다. IT의 힘이다.

물론 신제품이므로 사용법이 간편하지는 않다. 그럴 땐 스마트폰 관련 블로그나 주변에서 기술에 밝은 사람을 찾으면 ‘아, 이런 기능이!’ 하며 무릎을 칠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 하지 않던가. 지금까지 첨단 기기는 애들이나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이번만큼은 자신에게 선물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IT는 기술이 아니다. 당신의 생활이며 업무 경쟁력이고, 사회와 문화를 보는 창이다. 생각이 바뀌는 순간 IT 고수의 길은 당신 눈앞에 있다.

당신의 IT 내공은 어느 정도입니까?

1 PC를 통한 정보 검색과 간단한 문서 작업이 가능하다.
2 e메일을 받고 쓸 수 있다.
3 온라인 쇼핑몰이나 주식 거래를 자주 활용한다.
4 블로그, 싸이월드, 카페 등에 사진이나 글을 올리곤 한다.
5 사진이나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다.
6 e메일을 통해 RSS 피드를 받아보고 있다.
7 트위터,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등의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8 휴대전화로 웹 검색을 할 수 있다.
9 휴대기기(휴대전화, PDA, PMP, MID 등)로 e메일을 확인한다.
10 스마트폰과 일반 휴대전화의 차이를 이해하고 있다.
11 7)의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를 휴대기기에서 사용한다.
12 휴대전화에 애플리케이션을 깔아본 적이 있다.
13 휴대전화로 지도, 목적지까지의 경로, 대중 교통 정보 등을 검색할 수 있다.
14 스카이피, 구글보이스 등의 서비스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15 Wi-fi, 3G, Wibro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
16 웹 스케줄러(예: 구글캘린더)나 동기화 프로그램(예: 모바일미)으로 일정을 관리한다.
17 스마트폰을 해킹하거나 롬업(OS 교체)을 시도해본 적이 있다.
18 구글 닥스, 웨이브 등의 웹 협업(Web Collaboration) 서비스를 이용해본 적이 있다.
19 2~3종 이상의 스마트폰과 e북 등의 휴대기기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
20 휴대전화에 추가돼야 할 기능과 서비스가 아직도 많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대답한 문항이
0~2개라면 당신은 → IT 하수 : 기술치군요.
3~12개라면 당신은 → IT 중수 : 새로운 트렌드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13~16개라면 당신은 → IT 고수 : 높은 IT 지능을 가진 얼리어답터입니다.
17~20개라면 당신은 → IT 달인 : IT 도사입니다.




주간동아 2010.02.02 722호 (p70~72)

손민선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windan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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