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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CATION

차기 서울시교육감에 누가 뛰나

자타천 후보들 물밑서 뜨거운 홍보전 … 유력인사 몇몇은 “안 나간다” 펄쩍

  • 이혜민 기자 behappy@donga.com

차기 서울시교육감에 누가 뛰나

차기 서울시교육감에 누가 뛰나

두 번째로 치러지는 교육감 직선제를 5개월여 앞두고 물밑 홍보전이 치열하다. 사진은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후보 소개 벽보.

6조3000억원의 예산 집행권을 가진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예비후보 등록은 2월2일부터지만, 이미 후보 난립과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2월 국회 본회의에서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교육감 자격제한 규정이 크게 완화된다. 현재는 교육경력 5년 이상에 과거 2년간 정당원이 아닌 자로 제한하고 있으나, 개정안은 교육경력 규정을 없애고 당적 보유 금지 기간을 2년에서 6개월로 단축해 법안이 통과되면 더 많은 자천타천 후보가 나올 수 있다.

또 두 번째로 치러지는 교육감 직선제인 만큼 본격적인 선거운동 이전에 물밑 홍보전이 치열하다. 예비후보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 출판기념회다. 출판기념회를 통해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지지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세를 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은 사람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이원희 회장. 이 회장은 1월1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사실상 서울시교육감 출마를 선언했다. 행사장에는 황우여, 원희룡, 조전혁 등 한나라당 의원뿐 아니라 전·현직 교육계 인사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2월2일부터 예비후보 등록

이 회장의 출판기념회가 성황리에 끝나자 출판기념회를 미루는 이도 생겼다.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 상임대표로 반(反)전교조 활동에 앞장선 이상진 서울시 교육위원이 대표적이다. 이 위원은 출판기념회 시기가 비슷하면 잘 되든 못 되든 비교되기 때문에 2월20일 전후로 잡고 장소를 섭외 중이라고 밝혔다.



진보 진영의 후보로 지목되는 서울교대 박명기 교수(서울시 교육위원)는 2월23일 출판기념회를 연다. 2004년 전교조 지지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나섰다가 공정택 후보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바 있는 박 교수는 학교 업무로 출간이 연기됐지만 현재까지 총 5000여 장의 초대장을 보냈다. 박 교수는 “서울교대는 (이원희 회장이 출판기념회를 연) 세종문화회관보다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고 주차료도 저렴해 여건이 좋다”라고 말했다.

선거에 맞춰 출간 일정을 조율하는 사람도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이규석 학교지원본부장은 2008년 첫 민선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후보 단일화를 위해 사퇴하고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2008년에 펴낸 공약집 ‘730 약속!’의 내용을 일부 수정하고 미출간 원고를 추가하면 언제든지 책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전 전교조 위원장인 이부영 서울시 교육위원 또한 출간을 앞두고 있다. 책에는 교육운동에 참여하면서 느낀 소회를 담을 예정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예비후보들은 여전히 사태를 관망하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재 예비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중 출마 의사를 명확히 밝힌 사람은 서울고 이경복 교장, 박명기 교수뿐이다. 사실상 출마를 선언했다고 알려진 이원희 회장조차 교육개혁안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하면서도 “(출마를) 심사숙고 중이라고 정정해달라”고 했으며, 이규석 본부장은 “후보가 될 생각은 있지만 장차관님에게 먼저 보고한 뒤에야 거취 표명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후보 단일화를 이유로 발표를 미루는 경우도 있다. 2008년에도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2개월 앞두고 보수와 진보의 경쟁구도가 공정택-주경복 대결로 정리된 바 있다. 후보로 나설 생각이 있다는 이부영 교육위원이 판단을 유보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진보 진영은 1월13일 ‘2010 서울시 민주진보 교육감, 교육위원 후보 범시민 추대위원회’를 출범하고 당선 가능한 후보를 선정하기로 했다. 보수 측에선 이상진 교육위원이 후보단일화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이 위원은 “내가 적격자라면 끝까지 해볼 용의가 있지만, 보수의 힘을 결집하는 데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승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상대방에게 안부전화 하며 신경전

차기 서울시교육감에 누가 뛰나

2008년 7월30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 투표율은 15%에 그쳤으나 올해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져 투표율이 5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 상당수가 “교육감 선거에 나설 뜻이 없다”고 말한다.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는 “단 한 번의 논의도 없었고, 출마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고려대 경영학과 이필상 교수도 금시초문이라며 일축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최갑수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또한 “대학에만 있었기 때문에 초·중등 교육은 잘 모른다”면서 “본연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교대 송광용 총장은 “현재까지는 출마할 생각이 없다”며 “임기가 1년 7개월이나 남았기 때문에 총장 업무에 충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보 측 후보로 거론되는 장하진 전 여성부 장관은 인터뷰 자체를 거부했다. 그가 몸담고 있는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측에서는 “장 전 장관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어떤 인터뷰도 진행하지 않는다”고 전해왔다.

진보 진영의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는 건국대 주경복 교수도 후보가 되는 것 자체를 부인했다. 주 교수는 “그동안 힘든 일을 너무 많이 겪었다”며 교육감이 되기보다 교수로서 사명감을 갖고 한국 교육을 바꾸려는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선거에서 2만여 표 차이로 공 교육감에게 패배한 주 교수는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재심을 기다리는 상태다. 진보 측 인사들은 정치자금법에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향후 5년간 선거에 나갈 수 없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주 교수가 상급형에서 형이 감면되면 추후에 출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이처럼 후보군에 대한 밑그림만 그려진 상태지만 거절을 표명한 몇몇 인사를 제외한 나머지는 상대방과 견줘 자신의 강점을 설명하는 데 열심이다. 이경복 교장은 강남교육청교육장 시절 강남실용영어 완성 프로젝트, 인터넷 강의 등을 통해 ‘사교육 1번지를 공교육 1번지’로 만든 예를 꼽으며 “주장만 하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나는 실제로 (교육정책을) 실행했다”는 점을 내세운다. 이원희 회장은 “행정업무만 담당하지 않고 평교사로 EBS 스타강사로 활동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뭔지 명확히 안다”고 주장한다. 이규석 본부장은 “경력이 더 화려할 뿐 아니라, 선거를 한 번 해봐 행태가 읽히기 때문에 (선거에서 이기는 데)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박명기 교수는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포용력과 외부자적 시선에서 내부를 균형 있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는다.

예비후보로 거론되는 이들끼리 안부전화를 하는 것도 서로를 견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경복 교장은 “얼굴만 알고 지내던 상대 후보 진영의 사람들이 전화해 내 일정을 물어와 피곤하지만 이런 게 선거 신경전인 것 같다”고 전했다. 선거로 돈을 벌려는 이른바 ‘선거꾼’의 전화를 받기도 하지만, 예비후보들은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위해 지역 행사에 얼굴을 내비치고, 후보 사무실을 물색하며 본격적인 선거전을 준비하고 있다.



주간동아 2010.02.02 722호 (p54~55)

이혜민 기자 behapp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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