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11

2009.11.17

제약·온라인교육 웃고 여행업 울고

신종플루로 업계 희비쌍곡선 … 2분기 이상 지속 땐 GDP -5.6% 전망

  • 이재철 자유기고가·SK모네타 전문컨설턴트 kevinjlee7@nate.com

    입력2009-11-11 19: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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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온라인교육 웃고 여행업 울고
    신종플루가 온 나라를 공황상태로 몰아넣으면서 경제활동도 위축되고 있다. 신종플루의 확산이 향후 2분기 이상 지속되면 우리나라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5.6%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세계적 유행병인 신종플루로 매출 면에서 득을 본 곳도 적지 않다. 신종플루로 우는 곳, 그리고 조용히 웃는 곳은 어디일까. 신종플루 확산은 국민을 병원과 약국으로 인도했다.

    일부 제약회사엔 대박을 안겼다. 올 3분기 보건업 전체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3%라는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병원은 13.1%, 의원은 6%, 의약품 및 의료용품 소매업은 4.3% 상승했다. 특히 내과·소아과·이비인후과 등은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치료하려는 환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백신을 개발한 녹십자 등 제약회사들의 매출도 급등했다. 지난해 업계 5위였던 녹십자는 올 3분기 매출에서 한미약품, 유한양행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경기도 안양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신애리 씨는 “신종플루가 대거 확산된 올 가을부터 환자가 30% 넘게 늘었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건강을 챙기는 게 시급해지자 보양식품도 예년보다 많이 팔리고, 감기 예방을 위해 일찌감치 내복을 찾는 수요가 생겨나면서 지난해보다 보름 정도 앞당겨 내복 판매가 개시됐으며 매출도 적지 않게 늘었다.

    올해 출시된 내복은 면역력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마스크, 손 세정제 등 위생용품 매출이 2배 넘게 늘었다. 추석 이전에는 물량이 부족해 수요를 맞추지 못할 정도였다”고 했다.

    산업별 희비는 주가에도 영향



    홈 액티비티 관련 산업도 신종플루 확산의 수혜자. 집이나 회사에서 간편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TV홈쇼핑이나 온라인쇼핑의 매출이 늘었고, 많은 학생과 접촉해야 하는 학원에 가기를 꺼리면서 온라인교육의 매출도 꿈틀거리고 있다.

    그런가 하면 여행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의 올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9%나 감소했다. 하나투어 등 일부 여행사는 10월부터 근무체제를 주 5일에서 주 4일로 바꿨으며, 감원에 들어간 소형 여행사도 속출하고 있다. 한창 단풍철인 요즘 설악산 입장객이 평소보다 절반이나 줄었고, 감염을 우려해 자가용 이용이 늘어난 탓에 택시업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9.6% 줄었다.

    유흥업소의 단체 예약손님도 급감했는데, 이는 3분기 주점업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급감한 데서 증명된다. 부모들이 자녀들의 학원 수강을 기피하면서 교육업계 매출도 감소했다. 산업별 희비는 주가로도 이어졌다. 의약주와 온라인교육주는 연일 강세다. 녹십자는 지난 7월 중순부터 주가가 꿈틀대더니 8월 말 한때 고가 대비 2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방역 마스크로 대히트를 친 웰크론의 현재 주가는 지난해 11월 대비 10배 이상 폭등했다. 이 밖에 파루, 중앙백신, 보령메디앙스 등의 의약주들도 최근 3개월 사이 급등한 종목. 디지털대성, 비상교육, 에듀박스 등 온라인교육 주가도 정부가 각급 학교 휴교령을 검토하기 시작한 10월 말 이후 급등세다. 반면 청담러닝 등 영어학원 업체들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여행업의 매출 급락이 개별 회사들의 주가 폭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여행업계 대장주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모두 최근 한 달 사이 비교적 견고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데, 이는 그동안 낙폭이 워낙 컸다는 인식에 따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데다 환율 하락의 덕도 보는 것으로 해석된다. 학생들에 대한 신종플루 백신접종이 11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만큼, 항체 형성이 이뤄지는 12월 중순 이후 신종플루의 진정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에 신종플루 테마의 지속 여부는 그 후에나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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