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11

2009.11.17

내 검색 포털, 내 맘대로 한국형 구글 Goo~d!

한국 누리꾼 사로잡기 맞춤 서비스 도입 … UI 변경·유니버설 검색·구글 토픽 사용해볼 만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입력2009-11-09 16: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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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검색 포털, 내 맘대로 한국형 구글 Goo~d!
    컴퓨터 자판기 왼쪽 상단에 나란히 배열된 Q, W, E, R, T, Y에서 유래한 ‘쿼티(QWERTY) 경제학’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의 의사결정이나 행동이 과거의 진행방향에 의존하게 된다는 ‘경로 의존성(path depen- dency)’을 핵심으로 하는 이론이다.

    1868년 크리스토퍼 숄스가 창안한 QWERTY 배열이 영문타자기 자판의 표준이 된 까닭은 단지 그것이 처음 나왔기 때문이다. 이후 인지공학자들이 사용상의 편의를 고려해 드보락(DVORAK) 자판기 등을 개발했으나, 사람들이 이미 QWERTY 배열에 익숙해진 뒤라 자판기 배열은 바뀌지 않았다.

    이처럼 과거의 잣대나 관성에서 탈피해 새로운 방향을 선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의 검색시장 또한 그렇다. 네이버가 지금껏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쿼티 경제학을 떠올리게 한다. 각종 조사결과에 따르면 누리꾼들이 네이버를 사용하는 주된 이유는 “그동안 사용해서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광고 등에 밀려 정작 필요한 검색 정보를 한 화면에서 다 보지 못하고 끝없이 스크롤을 해야 하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구글은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여준다. 세계 검색시장을 제패한 절대강자이지만, 유독 한국시장에선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계에선 쿼티 경제학의 덕을 보고 있지만 한국에선 오히려 그 피해자인 셈. 그래서일까.

    구글은 네이버의 독주를 막고 한국 누리꾼들의 오랜 관행을 깨뜨리기 위해 현지화한 맞춤형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구글의 현지화 노력, 과연 한국 누리꾼들의 입맛을 얼마나 사로잡았을까. 기자가 직접 그 실험에 나섰다.



    세계 최초로 한국 홈페이지 ‘UI’ 변경

    내 검색 포털, 내 맘대로 한국형 구글 Goo~d!

    ‘더보기’에서 전체 서비스를 클릭하면 다양한 구글 서비스가 펼쳐진다(좌측위 ). 구글코리아 사이트와 영문 구글 사이트(좌측 아래). 구글코리아 사이트 초기 화면에 추가된 버튼들.사전, 블로그 검색, 학술검색, Q&A, 토픽, YouTube, 텍스트큐브(왼쪽부터)(우측 아래).

    한국 구글의 첫 화면을 펼치면 글로벌 구글과 크게 다른 점이 눈에 띈다. 글로벌 구글 첫 화면의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UI)는 ‘Google’이라는 로고와 검색창 하나만 달랑 떠 있을 뿐.

    하지만 한국 구글에는 아주 예쁜 아이콘이 검색창 아래에 점점이 박혀 있다. 한국 구글과 글로벌 구글 사이트의 첫 화면은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그 배경에는 심심한 것을 유독 못 견뎌하고, 누군가가 미리 분류 또는 정리해주기를 원하는 한국인의 습성이 깔려 있다.

    구글은 이를 감안해 한국어 구글 사이트 UI에 변화를 꾀했다. 2007년 5월30일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서울 디지털포럼에서 “보다 세련된 시스템을 원하는 한국 사용자들을 위해 새로운 UI를 발표한다”고 밝힌 뒤 한국 구글의 UI에는 제품에 대한 아이콘 이미지가 더해졌다.

    사용자가 한눈에 보기 쉽게 검색창 아래에 아이콘들을 배열한 것. 단지 아이콘을 추가했을 뿐인데, 한국시장에서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검색은 최고지만… 뭔가 허전해’라는 느낌이 단번에 사라졌다.

    첫 발표 당시에는 지메일, 캘린더, 노트 등 7개 주요 서비스에 대한 아이콘을 배치했지만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거쳐 현재는 사전, 블로그 검색, 학술검색, Q·A, 토픽, YouTube, 텍스트큐브의 아이콘이 하단에 줄 서 있다. 흡사 별사탕을 뿌려놓은 것처럼 예쁘다. 항간의 관심사인 ‘뜨는 남자’ 유승호 주연의 ‘4교시 추리영역’이라는 영화의 결말이 궁금해졌다. 살펴보니 UI 하단의 Q·A라는 아이콘이 눈에 들어왔다. 일단 클릭.

    검색창이 뜨고 ‘4교시 추리영역 범인’을 입력하자 굳이 스포일러를 통하지 않고도 ‘국만 선생님’이라는 답을 손쉽게 얻을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다양한 검색어를 입력해보니 사용자들의 질문과 답변이 깔끔하게 정돈돼 나왔다. 일부 포털을 제외한 여러 사이트의 문답을 다양하게 볼 수 있었다. 구글의 이 같은 UI 변경은 한국 사용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은 이후, 일본과 중국 등의 홈페이지에도 차례로 도입됐다.

    내 검색 포털, 내 맘대로 한국형 구글 Goo~d!
    iGoogle 사용하기

    1 http://www.google.com/ 접속
    2 페이지 상단 오른쪽 iGoogle() 클릭
    3 ‘테마 변경(현재:기본)’ 또는 ‘콘텐츠 추가’ 클릭
    4 원하는 가젯, 테마 검색
    5 ‘바로 추가’ 버튼 클릭
    6 완성된 iGoogle


    스마트한 첫 화면, 콘텐츠 찾는 재미

    ‘지금 어떤 뉴스가 화제일까?’
    ‘요즘 블로거들의 관심사는 뭘까?’

    성격이 급한 사람에게 구글 홈페이지의 한 줄짜리 검색창은 답답하다. 직접 검색해 찾아나가기에는 이미 모든 정보가 한눈에 펼쳐지는 포털에 너무나 길들여져 있다. 또다시 포털을 이용해야 하나. 구글을 막 떠나려는 순간, 구글이 말을 건넸다.

    “자네, iGoogle(이하 아이구글)이라고 들어봤는가?”

    2008년 10월28일 구글코리아는 한국 인터넷 사용자들의 니즈를 반영한 한국형 아이구글 홈페이지를 공식 출범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강력한 구글의 검색 기능을 그대로 이용하면서도, 심플한 구글의 기본 홈페이지와는 달리 자신이 원하는 기능을 마음대로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구글 사용자의 20% 이상이 아이구글을 이용하고 있을 정도.

    ‘아이구글이라고 뭐 다를 게 있겠어?’

    속는 셈치고 구글 홈페이지 우측 상단의 아이구글 버튼을 클릭했다. 이것 봐라? 로그인 없이 곧바로 아이구글 홈페이지로 이동하더니 크게 3개의 섹션으로 구분된 기본 홈페이지가 펼쳐졌다. 왼쪽에는 ‘시각과 날씨’ ‘인기 토픽’ ‘Google 사전 및 번역’이, 가운데는 ‘오늘의 이슈’ ‘블로그’ ‘문화생활’이, 오른쪽에는 ‘이미지 슬라이드쇼’ ‘YouTube’가 세팅돼 있다.

    ‘어라, 포털이랑 다를 게 없네?’

    겉보기에는 다를 바가 없지만 큰 차이점이 있다. 국내 포털들이 대개 정형화한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반면, 아이구글은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선택해 꾸밀 수 있다. 특히 한국형 아이구글은 국내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콘텐츠 내용(가젯)이 기본적으로 구성돼 있지만, 본인이 원한다면 다른 가젯을 낱개로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좋아. 난 ‘이미지 슬라이드쇼’는 필요 없어. ‘시각과 날씨’와 ‘Google 사전 및 번역’은 필요할 테고. 야구를 좋아하니까 스포츠 관련 뉴스가 있으면 좋겠는데….’

    아이구글 홈페이지 우측 상단의 ‘콘텐츠 추가’를 클릭했더니 수만 개의 가젯이 펼쳐졌다.

    ‘이 많은 가젯 중 스포츠를 어떻게 찾아….’ 실망하려는 찰나, 우측 상단의 ‘가젯 검색’ 창이 보였다. ‘스포츠’를 쓴 뒤 클릭. ‘중앙일보 스포츠’ ‘동아닷컴 : 스포츠동아 종합’ 등 스포츠 관련 가젯이 쏟아졌다. ‘당연’하게 ‘동아닷컴 : 스포츠동아 종합’을 선택해 ‘바로 추가’를 클릭했다.

    ‘기왕이면 영화도 추가해볼까?’

    ‘가젯 검색’ 창에 ‘영화’를 쓰고 클릭. 이제는 ‘영화’ ‘이규영 연예영화 블로그’ 등 영화 관련 가젯이 나타났다. 스크롤을 내리다가 ‘이규영 연예영화 블로그’를 선택했다. 그러고는 좌측 상단에 있는 ‘iGoogle 홈으로 돌아가기’를 클릭해 아이구글 홈페이지로 돌아왔다. 가젯을 추가한 ‘동아닷컴 : 스포츠동아 종합’과 ‘이규영 연예영화 블로그’가 홈페이지 한쪽을 각각 차지하고 있었다.

    다음은 필요 없는 가젯을 지워야 할 차례. ‘이미지 슬라이드쇼’ 가젯 오른쪽 위에 ‘▼’ 아이콘이 보였다. 마우스를 클릭하니 창이 펼쳐지며 ‘가젯 삭제’가 보였다. 클릭. ‘이미지 슬라이드쇼를 삭제하겠습니까?’라는 팝업창이 떠 ‘확인’을 클릭하는 순간 ‘이미지 슬라이드쇼’가 홈페이지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가젯이 배열된 순서가 영 눈에 거슬렸다. 가장 눈에 잘 띄는 왼쪽 상단에 스포츠 뉴스를 가져다놓고 싶었다.

    ‘동아닷컴 : 스포츠동아 종합’ 가젯 위에 마우스를 올려놓자, 사방을 나타내는 방향표시가 떴다. 마우스를 쿡 눌러 원하는 위치로 끌고 가니, 가젯의 위치가 바뀌었다. 같은 방식으로 구석 하단에 처박혀 있는 ‘Google 사전 및 번역’을 가운데 상단으로 올렸다.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되자, 아이구글 홈페이지도 그럴싸하게 보였다.

    그럼에도 ‘2%’ 아쉬움은 있었다. 하얀색 배경이 영 밋밋했던 것.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이구글은 감각적인 테마로 첫 페이지를 꾸밀 수 있기 때문. 전 세계 아티스트들이 디자인한 테마로 자신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다. 제프 쿤스, 권기수 등 팝 아티스트뿐 아니라 구찌, 버버리, 돌체앤가바나, 콜드플레이 등 다양한 패션디자이너와 뮤지션이 대거 참여한 테마가 무궁무진하다. 신영복 교수의 구글 휘호까지 테마로 추가됐다.

    홈페이지 우측 상단의 ‘테마변경’을 클릭. 역시 10만개 이상의 테마가 펼쳐졌다. 스크롤을 내려보았지만 마음에 드는 테마가 나타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비틀스를 테마로 만든 것이 있을까?’

    우측 상단 ‘테마 검색’에 한국어로 비틀스를 쳐보았지만 어떤 가젯도 검색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영어로 ‘The Beatles’를 검색창에 넣었다. 비틀스 관련 테마가 무수히 쏟아졌다. 비틀스 멤버의 얼굴이 인상적인 ‘The Beatles’를 선택했다. ‘바로 추가’ 버튼을 클릭하는 순간, 아이구글 홈페이지가 비틀스 얼굴로 뒤덮였다.

    이제야 흡족한 홈페이지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나만의 홈페이지를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0분 남짓. ‘귀차니즘’ 환자이던 내가 직접 검색 포털을 만들었다. 남모를 뿌듯함. 여세를 몰아 아이구글을 메인 홈페이지로 등록했다.

    내 검색 포털, 내 맘대로 한국형 구글 Goo~d!

    <b>1</b> ‘김태희 연기력’을 검색하자 2개의 섹션으로 나뉜 검색 결과가 나타난다. <b> 2</b> 검색 결과에서 김태희 이미지를 클릭한 화면.

    ‘구글 섹션형 유니버설 검색’으로 업그레이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게 필요한 정보만을 쉽게 얻을 수는 없을까?’

    요즘은 정보가 없어서 문제가 아니라 넘쳐서 난리다. 너무 많은 종류의 정보와 광고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빨리빨리’ 그러나 정확하게 정보를 찾으려는 한국인들에게 무분별한 정보의 홍수는 답답할 따름이다. 구글이 이런 답답함을 해결해줄 수 있을까.

    KBS 드라마 ‘아이리스’로 인기 절정을 달리는 김태희. 드라마의 쾌속항해에도 불구하고 ‘연기력이 떨어진다’는 누리꾼들의 질타에 기분이 좋지만은 않을 터. 하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그의 연기는 많이 늘었다고 생각한다.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김태희 연기가 늘었다’는 관련 정보만 찾고 싶었다. 이럴 때 구글의 유니버설 검색은 유용하게 쓰인다. 유니버설 검색은 각각의 콘텐츠 유형을 통합해 실시간 검색순위를 정한 다음, 가장 연관성이 높은 순으로 검색결과를 한 페이지에 보여주는 검색기술. 이 기술의 핵심은 콘텐츠 유형 간 모든 검색결과를 한데 섞어, 실시간으로 비교해 랭킹을 정하는 것이다.

    찾고자 하는 검색 내용이 어떤 콘텐츠 유형에 속하는지에 상관없이 사용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가장 관련성 높은 검색결과가 나타난다. 2008년 1월30일 한국 사용자들만을 위해, 구글 최초로 론칭한 ‘섹션형’ 유니버설 검색은 유니버설 검색을 한층 발전시킨 형태다. 기존 유니버설 검색의 장점을 취하면서, 국내 사용자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했다. 구글 홈페이지에서 검색창에 ‘김태희 연기력’을 넣고 클릭. 2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김태희 연기력’에 관한 정보가 펼쳐졌다.

    오른쪽 칼럼에는 ‘김태희 연기력’의 동영상과 이미지 검색결과가, 왼쪽에는 블로그와 뉴스가 배치됐다. ‘아이리스’ 정태원 대표 “김태희, 연기력 좋아진 이유 있다”는 뉴스가 가장 상위에 나타났다. 근데 이상하게도 모든 검색결과가 제목을 제외하고 단 2줄만 나타났다. 구글은 유니버설 검색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전체적으로 기존의 3줄 단위이던 발췌구문(snippet)을 2줄로 줄이고, 검색 페이지의 왼쪽 섹션을 넓혔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 화면상에서 스크롤을 많이 다운하지 않고, 풍부한 검색결과를 보도록 만들었다. 검색 페이지를 읽는 사용자들의 패턴을 분석해 검색어를 포함한 발췌구문도 추가했다. 이미지에도 ‘김태희 연기력’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을까? 오른쪽 이미지 중 김태희가 홀로 서 있는 것을 클릭했다. 그냥 김태희 이미지만 있을 뿐, 연기력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오른쪽에 배치된 동영상과 이미지는 왼쪽 결과에 비해 관련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모든 키워드에 대해 검색결과가 ‘김태희’처럼 2개의 섹션으로 구분돼 나타나지는 않는다. ‘이명박’을 검색창에 치면, 1개의 섹션만 펼쳐진다. 한국의 대통령인 만큼 이미지와 동영상 검색결과도 중요하다.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도 그렇게 파악하기 때문에, 검색결과를 2개 섹션으로 나누지 않고 동시에 배치한 것이다.

    최신 인기 화제를 한눈에 … 보는 ‘구글 토픽’

    내 검색 포털, 내 맘대로 한국형 구글 Goo~d!

    구글 토픽 창에서 ‘박한별 악플에 시달려’ 뉴스를 클릭하자 해당 토픽에 대한 뉴스 , 블로거, Q&A, 이미지 검색 결과가 섹션별로 나타난다. 특히 인물 관련 토픽은 해당 인물의 프로필도 제시된다.

    ‘구글코리아 R·D센터에서 개발한 100% 토종 제품’

    2009년 8월18일 론칭한 구글 토픽에는 이런 꼬리말이 어김없이 따라다닌다. 구글 토픽은 인위적인 편집 없이 100% 자동 알고리즘을 통해 다양한 최신 이슈를 주제별로 한 페이지에서 보여준다.

    검색어를 따로 입력하지 않아도 관심 있는 여러 이슈에 대해 종합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입력한 검색어뿐 아니라 최근 국내외 뉴스, 블로그 등에 많이 등장한 주제까지 포괄적으로 분석해 토픽을 제시한다.

    ‘어떤 소식이 화제가 되고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준다고?’

    구글 홈페이지 좌측 상단 ‘더보기’의 ‘전체 서비스’를 통해 들어가도 되나 일단 구글 홈페이지 하단 토픽 아이콘을 클릭해봤다. 첫 화면부터 입이 딱 벌어졌다. 토픽 첫 화면은 HOT 토픽, 인기 토픽, 실시간 토픽, 일간 토픽, 주간 토픽 등으로 다양하게 꾸며져 있다. 지금, 오늘 하루 그리고 지난 일주일 동안 어떤 뉴스가 화제였는지 눈에 쏙 들어온다. 연예, 스포츠, 경제, 사회 등 분야별로 세분화돼 있어 관심 있는 분야를 골라 볼 수 있다.

    11월4일 하루 동안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화제는 무엇일까. 14시 현재 ‘일간 토픽’ 1위로 올라온 것은 ‘박한별 악플에 시달려’다. 박한별이 한 방송에서 데뷔 후 계속된 연기력 논란과 사진 유출 후 세븐과 열애설을 공개하게 된 당시 심경을 고백해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클릭하면 해당 토픽에 대한 뉴스, 블로그, Q·A, 이미지 검색 결과를 섹션별로 정리한 페이지를 볼 수 있다. 특히 인물 관련 토픽의 경우, 해당 인물의 프로필도 제시된다. 박한별의 생년월일, 학력, 수상경력 등 간략한 프로필도 확인할 수 있다.

    토픽 페이지 우측에는 4개의 추천 토픽이 나열돼 있다. 클릭하면 관련 페이지로 바로 이동한다. 11월4일 14시 현재 추천 토픽은 ‘박한별 새댁연기 완벽적응’ ‘박한별 의류사업 도전’ ‘박한별 복근’ ‘박한별 요가’다. ‘한발 빠른 소식통’ 구글 토픽은 최신 화제에 관심이 많은 국내 사용자에게 안성맞춤이다.

    인터뷰/ 구글코리아 R&D센터 조원규 대표

    “누리꾼들 자발적 검색 문화 확산 … 국경 넘나들며 고급 정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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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코리아는 올 들어서도 구글지도, 도서검색, 인기토픽 검색, 텍스트큐브 오픈 베타 등 굵직한 신규 서비스 론칭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론칭한 서비스가 지난 2년 동안 나온 것을 합한 것보다 2배나 많을 정도. 구글코리아가 이런 뒷심을 발휘한 배경에는 구글코리아 R&D센터가 있다. 구글코리아 R&D센터는 ‘구글 토픽’ 개발 등 구글의 현지화에 주력한다. 거리의 모습을 360도로 생생하게 보여주는 구글 스트리트뷰도 이미 촬영이 시작되는 등 내년 론칭 제품 로드맵도 예정대로 밟아가고 있다. 11월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자리한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R&D센터를 총괄하는 구글코리아 조원규 대표를 만났다. 2007년 4월 대표로 부임한 뒤 구글 현지화 작업을 진두지휘해온 그에게서 한국 검색시장의 특징과 구글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구글은 세계 최고의 검색기업인데, 한국에서만은 성장 속도가 느린 것 같다.
    “구글은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한국시장에 들어왔다. 우리처럼 (영어권 국가와) 언어가 다르고, 인터넷 문화가 다르고, 또한 현지에 이미 확고하게 자리잡은 포털(혹은 검색엔진)이 있었던 러시아 중국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들고 싶다. 이들 나라는 한국보다 2년 정도 먼저 구글 R&D센터가 세워졌으며, 처음에는 시장점유율이나 트래픽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R&D센터가 본격 가동되면서 트래픽이 현재 중국 30%, 일본 41%로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이제 한국에서도 R&D센터가 본격화했으므로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면 검색점유율은 자동적으로 따라온다’는 구글의 철학이 통할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의 검색시장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포털이 주도하는데.
    “구글은 단순한 것을 좋아한다. 사용자가 한 페이지에서 다른 페이지로 되도록 빨리 넘어가게 ‘보내주는’ 것이 목표다. 반면 국내 포털은 페이지를 맞춤화하고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사용자를 보내주기보다 ‘붙잡아두는’ 것이 목표인 셈이다. 국내 사용자들은 이러한 포털 문화에 익숙해진 나머지 자발적으로 검색어를 타이핑하는 것보다 브라우징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포털도 점차 개방적인 정책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자발적인 검색문화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교하고 객관적인 알고리즘을 가진 구글은 사용자들로부터 크게 사랑받을 것이다.”
    구글검색만의 차별화한 강점이라면.
    “먼저 독보적인 검색력을 들 수 있다.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정보를 구글에서는 찾을 수 있다’라는 사용자가 많다. 문서 및 정보의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국경을 넘나들며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전 세계 문서 중 한국어로 된 것은 약 3%밖에 되지 않는다. 공신력과 객관성은 또 다른 무기다. 구글검색은 사람이 관여해 검색결과를 조작하거나 유료 게재 같은 변칙 운영을 하지 않는다. 오직 순수하고 객관적인 정보만 제공한다. 광고 또한 정보로 보기 때문에 광고료를 많이 준다고 상위에 올려주는 것이 아니다. 품질 평가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그 정보를 유용하게 평가하느냐까지 복합적으로 본다.”
    구글엔 유독 한국시장을 겨냥한 서비스가 많은 듯하다.
    “한국은 네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첫째, 한국은 IT의 인프라가 정말 잘돼 있다.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을 첨단으로 접목하기에 좋은 곳이다. 둘째, 한국에는 얼리어댑터(early adapter)가 많다. 얼리어댑터들의 평가를 모니터하는 것은 사업상 결정을 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구글의 첨단 기술을 가장 먼저 론칭할 수도 있다. 셋째, 한국에는 아주 좋은 인재(엔지니어)가 많다. 구글은 이런 인재들이 국제적인 제품을 개발할 능력이 있다고 본다. 넷째, 한국의 광고시장 규모다. 자료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의 광고시장은 세계 5~6위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이는 사업 기회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3~5년 동안 검색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무엇이 되리라고 보나.
    “모바일 인터넷이 성장하면서 휴대전화를 통한 검색이 두드러질 것이다. 데스크톱은 없더라도 휴대전화는 누구나 갖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통해 다른 업체들과 협력, 기존의 모바일보다 뛰어난 모바일 인터넷 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데이터 저장·처리·네트워킹 등을 인터넷 같은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화두가 되고 있다. 구글의 문서도구는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기능 등 대부분의 파일 형식을 온라인으로 지원한다. 언제 어디서나 문서에 접근이 가능하며, ‘공유’를 바탕으로 한 실시간 협업이 가능하다. 지메일, 지토크, 캘린더 등 구글의 타 제품과도 연동돼 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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