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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왕상한의 ‘왕성한 책읽기’

노력은 기본, 고통까지 즐겨야 성공

‘아웃라이어’

  • 왕상한 서강대 법학부 교수 shwang@sogang.ac.kr

노력은 기본, 고통까지 즐겨야 성공

노력은 기본, 고통까지 즐겨야 성공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김영사 펴냄/ 300쪽/ 1만3000원

아웃라이어. 그 사전적 의미는 ‘본체에서 분리되거나 따로 분류된 물건, 혹은 표본 중 다른 대상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통계적 관측치’다. 그런데 아무리 고쳐 읽어도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번 주 책의 제목이 불행하게도 그렇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다. 그런데 경제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레온하르트는 이 책이 자기계발서가 아니란다. 레온하르트는 “책은 우리의 관심을 훨씬 더 근본적인 곳으로 이끌어간다. 우리가 성공에 대한 기존의 통념에 사로잡혀 있는 동안 무수히 많은 원석이 발굴되고 세공되지 않은 채 사장됐고, 무수히 많은 가능성이 무시당했다. 이 책은 읽는 즐거움을 즐긴 다음 창의적 아이디어가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특별하고 획기적인 경험을 하게 해줄 것이다”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이런 의문을 품고 읽기 시작한 결과 ‘과연 그렇다’는 결론을 내렸다. 난해한 책 제목은 내용을 읽어가면서 저절로 정리가 됐다. 지금까지의 자기계발서는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의 천재적 노하우를 담아냈다. 하지만 이 책은 오로지 승승장구만 하는 잘난 사람들의 비법을 좀 다른 시각으로 분석한다. 책을 읽다 보면, 꿈을 향해 의지와 끈기를 다지고 거기에 열정을 더한다면 언젠가 나 또한 군계일학이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기존 자기계발서가 천재성을 강요하는 게 대부분이었다면 이 책은 성공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1만 시간의 법칙’. 저자 글래드웰은 자기가 몸담고 있는 한 분야에서 진정한 아웃라이어가 되는 데 필요한 첫 번째 조건은 태어날 때부터 갖는 천재성이 아니라 1만 시간 동안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쉼 없는 노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1만 시간은 하루 4시간씩 학습하면 7년 이상이고, 하루 3시간씩 잡으면 9년이 넘는다. 아웃라이어가 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이다.

두 번째 조건은 경영자의 경우 직원들에게, 그리고 부모의 경우 자녀들에게 그들이 재능을 계발하고 가능성을 발굴해나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한국 사회를 향해 노벨상 업적을 만들어낼 천재를 무작정 기다릴 것이 아니라, 그런 아웃라이어들을 배출할 수 있는 문화유산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당히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언제나 해법은 기본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사실 한국 사회의 교육은 획일화한 구조 속에 아이들을 넣어놓고 충분한 시간을 주기는커녕 동일하다시피 한 목표까지 강요한다. 이렇게 창의성이 부족한 사회·교육적 구조 속에서 노벨 물리학상이나 문학상이 나오지 않는다고 개탄만 하는 한국 사회에 일침을 가하는 책이 바로 아웃라이어다.

눈여겨볼 대목은 대한항공 괌 추락사고 원인이 ‘대화 상대방과의 관계에 엄청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한국 문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라는 저자의 지적. ‘괌 추락사고는 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상관에게 직접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문화 환경 탓에,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막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긴 참사였다’는 분석이다. 이 사고 이후 대한항공은 델타항공 데이비드 그린버그를 비행 담당자로 영입해 조종사들의 항공 영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한국어의 복잡한 경어체계를 배제해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한다고 한다.

“타고난 지능, 탁월한 재능,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이 정말 성공을 보장하는가?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성공 비결은 모두 틀렸다!”

서론에서부터 강한 메시지를 던지는 이 책은 모든 일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멈칫하던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아웃라이어로 성공한 소수의 사람들은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훨씬 수월하게 목표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매일 피나는 반복의 학습을 감내하며 자신을 연마했고, 그 과정에서 오는 고통까지 즐길 줄 아는 여유, 그리고 궁극에는 반드시 이루고 말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이다.

단순히 ‘생활습관을 고쳐라’는 고리타분한 말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과학, 심리학, 문화인류학, 경제학, 생태학 등 탄탄한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성공의 비밀에 대해 독특하고 대중적인 사례를 분석한 이 책을 진정한 아웃라이어를 꿈꾸는 독자들에게 권한다. 아웃라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나만의 기회가 있다고 말하고, 그것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지는 것 또한 중요”할 것이라는 말과 함께.



주간동아 2009.04.14 681호 (p92~93)

왕상한 서강대 법학부 교수 shwang@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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