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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인터넷 러블리 배려심 부족은 어글리”

‘미수다’ 미녀들이 꼽은 한국의 좋은 점 vs 나쁜 점

  • 김지영 동아일보 문화기획팀 기자 kjy@donga.com

“애국심·인터넷 러블리 배려심 부족은 어글리”

한국에 살면서 우리 문화를 오랫동안 체험한 외국인들은 하나같이 “한국인의 근성과 열정은 세계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하지만 ‘선진 한국’이나 ‘글로벌 코리아’라고 하기엔 아직 ‘2% 부족’한 면이 있다고 꼬리를 단다. 이들은 “국가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려면 국민 의식 수준이 먼저 높아져야 한다”면서 “특히 한국 사회 곳곳에 만연한 ‘줄 대기’ 관행이라든지, 비방과 욕설을 서슴지 않는 인터넷 문화 등은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환경 … 사이버 에티켓은 낙제점

국가 브랜드 향상을 염두에 두고 우리가 고쳐야 할 단점과 더욱 살려야 할 장점은 무엇일까? 한국인과 한국 문화를 누구보다 잘 아는 KBS ‘미녀들의 수다’(미수다) 출연진의 의견을 모았다.

아제르바이잔 출신 댄스 강사인 디나 레베데바는 “한국인의 애국심은 세계 최고다. 특히 단합하는 힘이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서울 광화문 거리에서 경기를 관전했다는 그는 “뜨거운 응원 열기에 놀랐다. 응원 인파에 밀려 꽤 고생했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붉은 바다가 정말 아름다웠다”고 회상했다.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지 2년이 넘은 도미니크 노엘은 한국 어머니들의 교육열을 으뜸으로 꼽았다. 그렇지만 그로 인한 ‘그림자’를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캐나다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 스스로 진로를 선택하는데 한국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밤늦게까지 공부만 하는 이곳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보편화된 성형수술과 빠른 속도로 ‘업데이트’되는 유행을 꼽은 이들도 있었지만, ‘미수다’ 출연진 대다수는 한국이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이라는 데 이의가 없었다. “어디서든 인터넷을 할 수 있고 속도도 정말 빨라요. 한국에서는 저절로 인터넷 달인이 돼요.”(레슬리 벤필드·미국) “머리가 하얀 할머니가 인터넷 고스톱에 열중한 걸 보고 놀랐어요.”(라리사·러시아) “독일엔 PC방이 별로 없고 가격도 비싸요. 1시간에 5000원이나 해서 잠깐 메일만 확인하고 나와야 해요. 하지만 한국에는 PC방이 어디에나 있어서 좋아요.”(미르야 말레츠키·독일)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중국어 교육사업을 벌이고 있는 손요(중국)는 “눈앞에 보이지 않는 상대방에게 마구 휘둘러대는 사이버 폭력은 진짜 폭력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며 “나도 방송 출연 후 어느 네티즌이 올린 협박성 악플 때문에 상처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외국어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사가와 준코(일본)는 “한국에는 선플(남을 칭찬하는 내용의 따뜻한 댓글) 달기 운동도 있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게임 중독과 불건전한 채팅 문화도 문제로 지적됐다. 영국 출신의 에바 포피엘은 “중년 남성이 10대라고 속이는가 하면, 남의 사진을 자기 사진처럼 올려놓고 나쁜 의도로 채팅하는 사람이 많다”고 꼬집었다. 청소년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란 사이트 얘기도 나왔다. 디나 레베데바는 “PC방에서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음란 사이트가 떠 얼굴이 화끈거렸다. 지우려 해도 안 지워지고 야한 사진들이 계속 깜박거려 그냥 나와버렸다”는 경험담을 공개했다.

반면 각양각색의 인터넷 동호회와 ‘친구 찾기’ 같은 커뮤니티 네트워크는 부러움의 대상. 이런 활동을 경험한 ‘미수다’ 멤버들은 “한국은 정이 많고 따뜻한 나라다. 친구와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한국 문화를 배우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어른 공경하는 태도와 술자리 예절 배우고 싶어

어른을 공경하는 태도와 존댓말, 술자리 예절, 다양한 인사법 등이 이들이 꼽은 배우고 싶은 에티켓. 그중에도 어른을 공경하는 것은 가장 아름다운 에티켓으로 뽑혔다. 한국 남자와 사귄 적이 있다는 디나 레베데바는 “남자친구의 휴대전화에 아버지는 ‘존경하는 분’, 어머니는 ‘사랑하는 분’, 형은 ‘하늘 같은 분’이라고 입력돼 있었다. 그걸 보고 그 친구를 더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캐나다 출신의 루베이다 던포드는 “첫 월급으로 부모님께 선물 사드리고,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들어야 밥을 먹는 관습이 특히 인상적”이라며 “친절하고 예의 바른 한국 문화를 내 나라에도 전파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한편 ‘미수다’ 출연진은 지하철 등에서 몸을 부딪혀놓고도 사과하지 않는 사람, 길거리에 침이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을 대표적인 ‘어글리 코리안’으로 지목했다. 또 ‘아무 때나 비상등을 켜고 경적을 울리는 운전자’ ‘여성 운전자라면 무조건 무시하는 아저씨’ ‘동남아시아 출신 종업원을 함부로 대하는 음식점 주인’ ‘다 큰 남자아이를 여탕에 데려오는 아줌마’ 등도 리스트에 올랐다.

‘미수다’ 연출을 맡고 있는 이기원 KBS PD는 “글로벌 코리안이 되려면 미녀들의 가시 돋친 ‘수다’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미수다 미녀들이 뽑은 한국의 진짜 ‘명품’

“애국심·인터넷 러블리 배려심 부족은 어글리”

50, 51회에 방송된 ‘내가 생각하는 한국의 진정한 명품은 ○○○이다’에서 발췌.







주간동아 2008.12.30 667호 (p34~35)

김지영 동아일보 문화기획팀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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